저희 연구소는 75일 열리는 <재테크정보의 허실> 특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특강 소식을 듣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 분들도 계셨습니다. ‘재테크를 가급적 하지 말라고 했던 연구소가 내용은 다르겠지만 재테크에 대해 강연을 하겠다니 뜻밖이라는 거였죠. 아닌 게 아니라 그 동안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많은 분들의 물음에 저희는 자세한 답변을 피해왔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경제의 큰 흐름을 보여줄 뿐 그런 건 각자 판단에 따라 하세요라든가 아니면 빚을 최대한 줄여라’ ‘재테크를 안 하는 게 오히려 일반가계로서는 더 도움될 것이라는 답변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러나 매일매일 신문에 실리는 엉터리 재테크 기사들을 보면서 더 이상은 그 같은 질문들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매경은 2010년부터 '서울 머니쇼'라는 재테크박람회를 열고 있고, 조선일보 역시 지난해 말부터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재테크 박람회라는 곳에서 제공되는 재테크정보들은 대부분 오염된 정보입니다. 일반 가계를 돕는 정보라기보다는 가계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업체들을 위한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이들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금융, 증권, 보험, 부동산, 은퇴, 투자유치 희망기업 등 재테크 관련 업체'(서울 머니쇼 소개 표현)들입니다.

 

일반가계들은 재테크에 도움될까 하고 기웃거리지만, 그런 정보들로 돈을 벌기보다는 잃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보기에 금융권 최악의 금융상품인 비과세 저축보험이 '비과세'라는 포장 때문에 정말 좋은 상품이라고 둔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건 재테크박람회 때뿐만 아니라 대다수 언론사의 지면에 넘쳐납니다. 단적으로, 박근혜정부 초기에 정부와 금융업체들이 대대적으로 밀고, 신문사들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재형저축'을 보세요. 저희 연구소 경우에는 이 상품이 처음 나올 때부터 최소 7년 유지조건과 이율 변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결코 좋은 상품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1년만에 재형저축 깨는 서민들 많다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런 분들은 기회비용 측면에서 이미 손해를 본 거라고 봐야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41919.html

 

올해 3월에 나온 소득공제 장기펀드도 비슷합니다. 당시 매일경제신문은 <“5년 펀드투자 결혼자금 마련직장인 눈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달아 매우 좋은 상품인 것처럼 소개했습니다. ‘소득공제라고 포장돼 있으니 그럴 듯 해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침체에 빠진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도입을 요구한 상품인데, 가계에 도움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더구나 예전의 비슷한 상품에서 5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 점도 그렇고, 결혼자금과 같은 목돈을 준비해야 하는 젊은이에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은 결코 좋은 상품이 아닙니다. 그런데 매경은 그런 식의 제목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이 뿐인가요. 지난해 5월경 금값이 폭락하자 한국의 대다수 언론들은 금값이 저점이니 지금이 금을 사야 할 때라는 관련 업자들이나 금융권 PB라는 사람들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는 국제 금 수급 구조를 분석한 뒤 금값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값이 폭락한 뒤 일시적 기복이 있으나 금 시세는 큰 흐름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관련 글로벌 투자업체들의 금시세 전망치도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언론의 잘못된 정보에 혹해 금을 샀던 사람들은 지금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겁니다.

 

우리 연구소가 누누이 강조해온 부동산은 더 말할 나위 없지요. 우리 연구소는 계속 무리하게 빚 내서 집 사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숱하게 되풀이되는 집값 바닥론에 속아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거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처럼 재테크정보로 돈을 벌기보다는 잘못된 재테크정보에 속으면 있는 돈도 까먹기 일쑤입니다. 정말 많은 언론들이나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일반가계들을 위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왔다면 이미 많은 이들이 대박이 났어야 합니다. 최소한 사람들이 지금처럼 이렇게 경제적으로 힘들어 할 리가 없습니다. 물론 각종 정보력과 자금력을 동원해서 돈이 돈을 버는단계에 이른 극소수 고소득층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가계들은 그런 정보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에 맞게 어떻게 자산 관리를 해야 하며, 수익에 비례하는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가늠한 뒤 투자할 수 잇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경제 공부도 필요합니다. 그냥 신문지면에 나온 그럴 듯 한 제목의 기사에 혹해 이 주식 사고, 저 펀드 들다가는 돈을 잃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어쩌다 돈을 벌어도 그건 운일뿐 절대 지속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한 번의 운을 실력으로 믿고 나서다가는 그 다음에는 도로 돈을 까먹기 일쑤입니다. 자신의 현재 재무 상태와 향후 인생계획에 따라 가계살림살이를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에 대한 식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소가 이번 특강을 마련한 겁니다.

 

시중에는 무료 재무설계를 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도 트위터 쪽지로 무료 재무설계를 해주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받아볼까요?’라며 쪽지를 보낸 분이 있었습니다. 가급적 응하지 말라고 말렸습니다. 말이 무료이지 실상은 매우 비싼 재무설계(재무설계인지도 의문이지만)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여러분들이 어떤 상태에 있든 결론은 거의 비슷합니다. 지금 당장 우선순위가 아닌데도 젊은 사람들에게조차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며 이런 저런 보험상품이나 펀드를 들게 합니다. 그런 재무설계가 과연 공짜일까요. 그냥 공짜라는 식으로 포장했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어 노후 불안감을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일 뿐입니다.

 

저희 연구소가 마련한 특강은 당연히 공짜가 아닙니다. 저희 연구소는 제대로 된 정보에 대해서는 정당한 값을 매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정보화 시대라고 하는데 올바른 지식과 정보가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그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대신 저희는 적어도 속이지도, 사기치지도 않습니다. 이해관계가 걸린 업체의 후원이나 협찬도 받지 않기에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일반가계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직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은 확실히 자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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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6. 12. 11:57


 

정부가 이른바 ‘2.26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에서 월세 확정일자 자료를 이용해 월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나는 박근혜정부의 대다수 부동산 부양책을 폭탄 돌리기라면 강하게 비판했지만, 이 대책만큼은 적극 찬성했다. 반면 역시 기득권의 힘은 강했다. 그들은 이 대책이 즉각 자신들의 이해에 반하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대다수 언론들은 기득권세력의 반발을 시장 혼란으로 포장했다. 또 그 동안 박근혜정부의 집값 떠받치기 기조와 어긋난다며 졸속 대책이라고 난타했다.

 

결국 1주일 만인 지난 35일 정부는 부랴부랴 보완조치를 내놓았다. 2주택 보유자로서 주택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2년간 비과세하는 등 대폭 후퇴한 방안이었다. 말이 보완대책이지 기득권 반발에 밀려 기존 대책을 무력화하는 방안에 가까웠다. 서민들은 수십 년 떠들어도 안 먹히는데, 기득권세력이 떠들면 단 일주일 만에도 개혁안이 후퇴하는 것이다.

 

그 뒤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필자가 이미 전망했던 내용이다. 임대소득 과세 때문에 주택시장 침체가 온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 어차피 수요가 거의 고갈돼 시기의 문제일 뿐 주택시장 침체는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 부동산부자들을 대변하는 언론들에게 좋은 핑계거리가 생긴 셈이다. 그래서 이들은 정부 정책 실패 때문에 살아나던 주택시장이 죽는다며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건설족을 대변하는 국토교통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다 푼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2주택 초과 보유자들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임대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고 있다. 실거주 위주인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똑같이 대우한다는 것은 다주택 투기를 하더라도 아무런 사회적 페널티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복지와 교육에 쓸 돈은 없어도 부동산에는 얼마든지 세금 깎아줄 수 있다는 태도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가 내놓은 정책 방향이 결국 기득권 챙기기인 셈이다. 정말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상당수 언론들이 이리 저리 사태를 왜곡하다 보니 복잡해 보이지만, 문제는 간단하다. 근본을 생각해보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근로소득세는 일정한 소득 이상의 월급쟁이들이 모두 낸다. 그것도 정부가 원천징수를 해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그런데 불로소득에 가까운 임대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는 집주인은 거의 없다. 집주인이 상대적으로 더 고소득자이거나 자산가인데도 그렇다. 지금까지 등록해서 세금을 내는 극히 일부의 임대사업자들의 경우에도 명목 세율과 상관없이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을 받아 세 부담이 매우 낮다. 오죽하면 실제 내는 세금의 비율인 실효세율이 2.48%OECD국가들 가운데 네 번째로 낮겠는가. 땀 흘려 일해서 본 근로소득 수천만원에도 20%대 이상의 세금을 물리는데, 불로소득에는 세금 한 푼 안 매기고 방치하는 현실. 이런 극단적인 불공평과 부조리를 우리는 수십 년간 용인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 충격으로 이 나라는 복지를 중심으로 재정지출 수요는 급증하는데 세금 낼 사람은 줄어들게 된다. 어디에선가는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법인세는 무조건 깎아주고, 주식양도차익에는 과세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부동산 보유세도 올릴 생각이 없다. 집값 떠받치기에 목을 매며 부동산 취득세를 깎아주고 양도세 중과도 폐지했다. 그런데 임대소득세를 제대로 시행도 해보기 전에 계속 후퇴를 거듭한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세수를 확보할 것인가. 결국 애꿎은 서민들과 유리알지갑들의 세금 부담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 이래로 줄어든 세수를 메우기 위해 월급생활자들의 비과세감면 혜택은 줄었다. 연말이면 일선 세무소들이 가뜩이나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을 닦달하기 바빴다. 반려동물 등에도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등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세수 비중은 계속 늘어 소득 역진성은 더 한층 커졌다. 그 결과 지난 몇 년 동안 고소득층의 세 부담 증가율보다 저소득층의 세 부담 증가율이 훨씬 커졌다. OECD국가들 가운데 조세재정에 의한 소득 불평등 완화 효과가 압도적 꼴찌다. 언제까지 이런 현실을 두고 볼 것인가. "근로소득만큼 임대소득에도 과세한다"는 것이 이 나라 조세정의의 최소한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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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6. 11. 11:11

 

안녕하세요. 선대인소장입니다.


세월호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세대행동)이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해 추가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계좌번호: SC(스탠다드차타드)은행 176-20-132483 (예금주:세대행동 배영란)
해외 후원자들을 위한 paypal 계정: young5210@hanmail.net


그 동안 많은 시민들이 보태준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세대행동이 4주째 지하철역 서명운동을 벌여 10만 명의 서명을 받았고, KBS 수신료 거부운동과 TV버리기 퍼포먼스 등을 활발히 펼쳤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모인 자금이 거의 바닥나가는 상황에서 추가 모금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대행동 공지사항 참조)


세대행동의 제안자로서 이 모금에 동참하기 위해 선대인경제연구소 차원의 반짝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오늘(6월 10일) 오후 두 시부터 6월 12일 자정까지 선대인경제연구소 연간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아래 책 가운데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이 기간 동안 회원가입 수익금의 절반을 세대행동에 기부합니다. 가입하신 뒤 webmaster@sdinomics.com 으로 원하는 책의 제목과 배송지 주소를 함께 알려주시면 다음 주 중으로 배송하겠습니다. 많은 참여 바라며 미리 감사드립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모두 아시는 "세기의 명저" ^^;)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웅진지식하우스 신간, 15권 한정)

 http://www.yes24.com/24/goods/13345567?scode=032&OzSrank=1


<무엇을 주고 어떻게 받을 것인가> (21세기북스 신간, 15권 한정)

 http://www.yes24.com/24/Goods/12659258?Acode=101


다만, 하반기에 보고서 개편 가능성이 있어서 이번 행사 대상 보고서상품은 SDI 웹진, SDI리포트, SDI글로벌모니터, SDI글로벌모니터플러스(책 두 권 선택 가능)로 한정합니다.

by 선대인 2014. 6. 10.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