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방영된 KBS 추적60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편을 본 뒤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의 부동산문제 게시판에 '애기엄마'님이 띄워주신 글입니다. 짧지만 가슴에 와닿는 말씀을 차분하게 쓰셔서 포럼회원분들께 많은 호응을 얻은 글입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에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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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결혼을 하면, 남편이 30평대 아파트는 사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생각하던 진짜 철없는 전문직 여성 이었습니다. 처녀시절에 아파트 대출받아 사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저는 그 대출금 갚으려면 1년에 1억을 갚아도, 몇 년은 걸릴 것 같아서  간이 작아 못 샀는데, 친구들은 대출금을 갚을 생각으로 집을 사는 것은 아니었더군요. 나중에 시세차익을 내려고, 레버리지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레버리지가 뭔지도 모르는 경제깡통이었습니다. )

 

결론은 남편이 30평대 아파트를 사오지는 못해도, 시댁에서 전세는 구해 주셨지요.

결혼 전에는 집은 사 주시겠다고 하시곤,  결혼 후에는 사 주실 형편이 못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뭐, 우리 둘이서 한번 집을 사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파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내가 살고 싶은 동네에 적당한 아파트에 살려고 하는데, 왜 그아파트가 7년 사이에 8배가 값이 뛰는 가에 관해서 알고 싶었습니다. 대체 남들은 어떻게 그 집을 사고 파는 것일까 하구요.

 

그 때 이 카페를 알게 되면서, 얼마나 맘이 편해졌는지 모릅니다.

상식적으로 집값이 너무 비싸니 사지 못했고, 대출금은 갚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빚갚으면서 인생 보내기가 싫었고, 집이란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해 왔던 저의 상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극히 상식적이었던 내가 바보였던 것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사서, 나보다 더한 바보에게 이익을 남기겠다는 그들이 탐욕스러웠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개인적인 탐욕과 무지와 초조함을 언론을 이용하여, 대중을 착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을 꾸준히 재생산해내며, 대대손손 유지 시키려는 세력이 있고, 그들이 여전히 지배계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집을 한 채 가지려는데 너무 비싸니까, 값이 정상화 되어야 한다는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불건전한 경제 시스템을 세습시키려는 세력과의 전방위의 싸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추적60분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집은 삶의 터전이고, 경제발전은 머리를 써서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그 말씀을 생각합니다.

 

내일도 일하러 나가야 합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나라에 기쁘게 내고 있는 저의 갑근세가 기득권의 시스템 구축에 쓰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은 희망하는 사람에게 온다고 하더군요.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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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12. 09:14

경남은행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PF대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언론 보도가 요란하다. 물론 이번 PF대출 사고는 저축은행이 아닌 시중은행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이 이를 ‘PF대란등의 제목을 달며 곧바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라는 식의 부양책을 주문하는 것은 정도가 지나친 요구다. 꼭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국토해양부가 건설업계와 부동산시장 전문가를 만나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청취하고 부양책에 대한 건의를 들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들은 주택정책을 마련할 때 이해관계가 명백한 업계의 이야기만 듣는지, 그리고 버블이 아니라면서 왜 조금만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 부양책을 쓰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PF대출 위기를 거론하며 가계 부채를 더 일으켜서라도 주택시장을 부양하라는 주장에 대해서 검토해보자.  

 

우선, 일부 언론이 걱정하는 시나리오 대로 건설업계의 연쇄도산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금융권에 미칠 파장은 얼마나 클까.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권 PF대출 잔고는 2009년 말 현재 82.4조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은행권이 51.0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저축은행 11.8조원, 보험사 5.7조원, 증권사 2.7조원 등이다. 이들 PF대출의 연체율을 보면 금융권 전체로 3.58%에서 6.37%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PF대출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권별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증권사 연체율이 2008 6 6.57%에서 30.28%로 급등했고, 보험사는 2.37%에서 4.55%로 증가했다. 하지만 보험사와 증권사의 PF대출 비중이 8.4조원 정도로 크지 않고 보험사와 증권사의 자본금 및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PF대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은행권의 경우 연체율이 2008 6월에 비해서는 올랐으나 1.67% 정도로 비교적 낮을 뿐만 아니라 2009 6월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설업체 자금난의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집중 거론되고 있는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2009년 말 10.6% 2009 6월말에 비해서는 소폭 상승했으나 2008 6 14.28%보다는 낮아졌다. 물론 이 같은 연체율이 저축은행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저축은행들이 PF대출 부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실 PF대출을 회수하지 않고, 추가 대출 등을 통해 연체율을 낮추고 있고 자산관리공사가 저축은행 전체 PF대출의 15%가량에 해당하는 1.7조원 가량의 부실 PF대출 자산을 매입해준 점 등을 감안하면 실제 PF대출 부실율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PF대출 부실과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 증가가 현실화할 경우 상당수 저축은행 또한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PF대출 규모와 연체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도 이것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그 동안 부동산 버블에 기대 무분별하게 난립하며 PF대출과 주택대출을 늘려온 저축은행 또한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저축은행 위기는 업계 안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순리다.

 

<도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및 저축은행 대출 현황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번에는 저축은행이 전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저축은행이 건설업에 대출한 대출금의 비중을  <도표>를 통해 살펴보자. 저축은행의 건설업 대출을 따로 집계한 자료가 없어 수출입은행, 종합금융회사, 신탁은 행, 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 및 우체국 등을 아우르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실태를 살펴보면, 2009 4월 현재 이들 금융기관의 총대출 규모는 307.9조원으로 전체 예금취급기관 총대출금 1,261.4조원의 약 24.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의 대출액은 2009 4분기 현재 73.3조원으로 전체 예금취급기관 대출액의 약 5.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비은행금융기관 전체의 분야별 대출비중 추이를 보면, 산업대출이 2008년 이후 57.4%에서 54.1%로 점점 줄어드는 반면 가계대출 비중은 42.6%에서 45.9%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산업대출 가운데 건설업의 대출액은 16~20조원 정도로 전체 산업대출의 10~12% 정도에 불과하다. 전체 가계대출의 1/4 정도에 불과한 정도로 결코 큰 비중이라고 볼 수 없다.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을 추가한다고 해도 전체 산업대출의 22~25% 정도에 불과해 상황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저축은행의 PF대출 등 건설업 관련 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 비중보다 두 배 가량 높다고 하더라도 결코 금융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없다. 저축은행의 총대출 추이를 보면 20049월 총 여신(말잔 기준) 28.3조원에서 2010 2 65.6조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기는 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대출이 전체 예금취급기관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4.9~5.8% 정도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의 PF대출 잔액 11.8조원은 저축은행 전체 대출의 18.2% 정도다. 예금취급기관 전체 대출 가운데 PF대출 잔액 비중은 1%도 되지 않아 언론의 ‘PF대출발 금융위기라는 시나리오가 얼마나 현재 상황을 침소봉대하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일부 언론이 주택시장 침체 및 이로 인한 PF대출 부실 위험성을 거론하면서 저축은행발 금융위기가 올 것처럼 선동하면서 추가적인 건설 및 부동산 부양책을 요구하는 것은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건설업계와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기 위해 DTI규제 완화 등 한국경제 위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매우 위험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경제 위기의 핵심은 가계부채 위기이지, 건설업계 위기나 PF대출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이미 너무나 지연된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서둘고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할 때다. 그런데도 국민의 혈세를 동원해 건설 및 부동산 부양책에 나선다면 더 이상 정부 행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 건설업계와 부동산 투기자들을 위해 대다수 국민들을 희생하는 정부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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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6. 11. 09:00

안녕하세요? 어제 KBS 추적60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편을 보셨는지요?

솔직히 제 성에는 충분히 차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작팀이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현재 부동산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려고 많이 애쓴 것 같았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이 호가 부풀리기를 하는 실태와 이를 통해

사람들을 선동하는 일부 언론의 작태를 좀 더 강하게 고발해주길 바랐는데,

거기까지는 여러 여건상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반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실상을 잘

전해준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길게는 못 쓰지만 이미 저희 연구소가 분석해서 보여준

실거래가 패턴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이미 대세하락은 전망이 아닌 현실입니다.

사실 추적60분에서 보여준 실거래가 패턴에는 가격 비중이 크면서도 낙폭이 큰 115제곱미터

이상 아파트의 가격 변화는 저희가 시간 부족 문제로 넣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아파트 가격의 고점 대비 하락폭은 더 클 것입니다.

또한 실거래가는 올해 4월초까지 이뤄진 거래 사례들을 분석한 것인데,

아마 최근 두 달 동안에는 가격 하락폭이 더 가팔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몇 달 만에도 이 정도로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국민은행이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의 호가 위주 가격지수가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가격지수가 있다면(실제로 우리 연구소가 자체 아파트 가격지수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도권 아파트의 60%가 소재해 있는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아파트 가격은

20% 가량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보통 10~20년에 걸친 긴 파동을 그리는데,

아직 하락폭은 머리에서 어깨 정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시면 될 겁니다.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서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혹시라도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식의

선동에 휘둘리시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방영분을 만든 김민희 PD님을 비롯해

김문수, 윤인아 작가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 부동산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계들을 위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열의로 뭉쳐 

상당히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번 작업을 하느라고 저희 연구소 정남수 센터장님과 이동철

연구원이 2주가량 큰 수고를 하셨습니다.

그 분들께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연구소를 성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위터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설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부터입니다. 향후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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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10.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