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방영된 KBS 추적60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편을 본 뒤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의 부동산문제 게시판에 '애기엄마'님이 띄워주신 글입니다. 짧지만 가슴에 와닿는 말씀을 차분하게 쓰셔서 포럼회원분들께 많은 호응을 얻은 글입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에도 소개합니다.

*****************************************************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결혼을 하면, 남편이 30평대 아파트는 사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생각하던 진짜 철없는 전문직 여성 이었습니다. 처녀시절에 아파트 대출받아 사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저는 그 대출금 갚으려면 1년에 1억을 갚아도, 몇 년은 걸릴 것 같아서  간이 작아 못 샀는데, 친구들은 대출금을 갚을 생각으로 집을 사는 것은 아니었더군요. 나중에 시세차익을 내려고, 레버리지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레버리지가 뭔지도 모르는 경제깡통이었습니다. )

 

결론은 남편이 30평대 아파트를 사오지는 못해도, 시댁에서 전세는 구해 주셨지요.

결혼 전에는 집은 사 주시겠다고 하시곤,  결혼 후에는 사 주실 형편이 못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뭐, 우리 둘이서 한번 집을 사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파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내가 살고 싶은 동네에 적당한 아파트에 살려고 하는데, 왜 그아파트가 7년 사이에 8배가 값이 뛰는 가에 관해서 알고 싶었습니다. 대체 남들은 어떻게 그 집을 사고 파는 것일까 하구요.

 

그 때 이 카페를 알게 되면서, 얼마나 맘이 편해졌는지 모릅니다.

상식적으로 집값이 너무 비싸니 사지 못했고, 대출금은 갚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빚갚으면서 인생 보내기가 싫었고, 집이란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해 왔던 저의 상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극히 상식적이었던 내가 바보였던 것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사서, 나보다 더한 바보에게 이익을 남기겠다는 그들이 탐욕스러웠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개인적인 탐욕과 무지와 초조함을 언론을 이용하여, 대중을 착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을 꾸준히 재생산해내며, 대대손손 유지 시키려는 세력이 있고, 그들이 여전히 지배계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집을 한 채 가지려는데 너무 비싸니까, 값이 정상화 되어야 한다는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불건전한 경제 시스템을 세습시키려는 세력과의 전방위의 싸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추적60분에서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집은 삶의 터전이고, 경제발전은 머리를 써서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그 말씀을 생각합니다.

 

내일도 일하러 나가야 합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나라에 기쁘게 내고 있는 저의 갑근세가 기득권의 시스템 구축에 쓰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은 희망하는 사람에게 온다고 하더군요.

안녕히 주무십시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위터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설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부터입니다. 향후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참고바랍니다. 

by 선대인 2010. 6. 12.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