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연예인도 아닌데 저에 대한 루머나 유언비어가 꽤나 많이 돌아다닙니다. 최근에는 제가 화성 동탄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소문을 내고 다니는 부동산 업자들이 있더군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에서 수도권 외곽의 2기 신도시는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고 말한 사람이 다른 지역도 아니고 왜 동탄에서 아파트를 사겠습니까? 그런데도 부동산 업자들이 이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이유는 제 주장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한편 제가 말과는 달리 행동으로는 집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식으로 선동하는 거지요. 물론 특정 지역의 아파트를 분양받게 하려는 업자들의 속셈도 있을 거고요.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습니다. 2009년 <위험한 경제학> 출간 직후에 "선대인이 책 팔아서 강남에 아파트를 두 채나 샀다더라"는 허위사실이 재테크카페들을 중심으로 유포되더군요. 어이없는 건 그게 첫 인세를 받기도 전이었다는 겁니다. 더구나 책 써보신 분들 알겠지만, 초특급 베스트셀러가 아닌 한 책 인세 수입으로는 집 살 수 있는 금액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쨌든 제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되지, 그렇게 허위사실까지 유포해 가며 제 주장을 흠집내려 합니다.
일일이 다 거론 못하지만 이밖에도 저에 대한 인신공격과 제 주장에 대한 왜곡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는, 제가 10년 동안 부동산 폭락을 주장했다는 겁니다. 10년 동안 무조건 내린다고 주장해서 어쩌다가 지금 맞췄다는 식입니다. 역시 제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모함이지요. 제가 2007년 여름 귀국해서 2008년 가을에 첫 부동산 전망서를 냈는데 어떻게 10년 동안 폭락론을 주장합니까? 그리고 모두가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할 때 2008년 말의 폭락도 예견했고, 이후의 부동산 대세하락도 경고했는데 제 예측력에 뭐가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그 동안 숱하게 ‘집값 바닥론’을 들먹여 하우스푸어를 양산한 사람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 아닌가요?
얼마 전에는 누가 제가 지금 사는 집의 공시가격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다 분석했더군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한심합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춰서 주장하는 사람들 눈에야 그 문제가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집의 소유 여부와 저의 공개적인 주장을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든 없든 저는 똑같은 주장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왜 안 밝히냐고요? 제가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그러면 부동산업자들이 "자기는 집값 떨어진다면서 집을 갖고 있으니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공격할 테고, 집이 없다면 "배 아파서 집값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고 할 테고...어떤 식으로든 저를 공격할 텐데 왜 밝혀야 합니까? 그에 앞서 제가 공직자도 아닌데 왜 제 프라이버시에 관한 걸 공개해야 합니까?
다만 몇 가지는 확실히 밝힐 수 있습니다. 저는 최대한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언행이 일치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제 이해관계에 따라서 주장을 왜곡해본 적이 없습니다. 돈 있는자, 권력을 가진 자들 눈치 보느라고 안 할 말 해본 적도, 할 말 안 한 적도 없습니다. 신혼초 동아일보 기자시절에는 저도 부동산을 재테크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제가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2004년 이후에는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2001년 이래로 빚을 져본 적이 없습니다. 신혼집을 무리하게 장만해 빚 문제로 밤잠을 설치다가 2001년에 빚을 다 갚고 나서는 빚 때문에 걱정하고 산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충분한 소득을 벌고 있으며, 전체 자산에서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 자산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아내와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더러 '책장사'라고 하는 분들 계신 모양인데요. 그럼 책 쓰는 사람이 책 팔리는 수입으로 살지 공구리 아파트 팔아서 삽니까? 그리고 저자가 체계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책을 썼는데, 자기 책을 내고 선전도 안 합니까? 한국 부동산 문제의 많은 문제는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생깁니다. 저만큼 그런 기득권 언론들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언론의 구조적 문제점을 잘 아는데 제 양심상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기득권 언론들 비판하니 그들 언론에는 제 책에 관한 기사 한 줄도 안 납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가 출간 일주일만에 베스트셀러가 돼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켜도 걔네들은 전혀 거론도 안 합니다. 오히려 직간접적으로 저를 공격하기 바쁘죠.
상관없습니다. 애초부터 그들 언론과 맞서 싸운다는 생각으로 연구소를 꾸리고 책을 내는 거니까요. 하지만 제 메시지 널리 알려서 위험한 선택하려는 가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정직한 정보를 전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그래서 제가 기댈 곳은 아고라나 페북, 트위터 같은 곳들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책들 가운데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책을 쓴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제 책을 기득권 정보만 판치는 세상에서 싸움의 무기로 생각합니다. 책으로 사람들에게 선택받고, 이슈를 만들어서 언론의 선동보도를 견제하고, 기득권세력의 문제점을 알리려 합니다. 그래서 저의 신간이 나온 사실을 널리 알리고, 가급적 좀 사서 읽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위 분들께도 권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앞으로도 저는 제 책을 알릴 겁니다. 그게 제가 힘들여 책을 쓴 취지이자 목적이니까요.
제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돈 벌려고 그러냐고요? 그런 서운한 소리 하지 마세요. 저는 책 수입이 없어도 충분히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이번 책도 원래는 쉬고 싶어서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사회적 책무감으로 썼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언론들의 엉터리 선동보도가 다시 난무하는데, 그런 보도에 다시 혹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보여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 쓴 겁니다. 지난해 나꼽살을 종방한 뒤 올해는 좀 쉬는 모드로 가려고 했는데, 그 덕에 올 가을을 통째로 날려버렸습니다. 저 원래 놀고, 쉬고, 여행 다니는 것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사회적 책무감 때문에 그 황금 같은 가을 햇볕 다 버리고 주말과 밤낮 가리지 않고 작업해서 이 책 낸 겁니다.
그리고 썩어가는 공구리 아파트를 10억씩 주는 것이나 아직도 거품 잔뜩 끼어 있는 분양 아파트 사는 것은 안 아깝고 겨우 책값 1만, 2만원이 비싸다는 분들은 제발 부탁이니 제 책 사보지 마세요. 4년간의 제 공력이 담긴 제 책 그렇게 수준 낮은 책 아닙니다. 그 동안 비슷한 내용을 연간 10만~20만원씩 내가며 구독해온 저희 연구소 회원분들께는 미안할 정도로 저는 책값이 싸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담긴 값어치는 어떤 분들에게는 매우 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 때문에 하우스푸어를 면했다는 분들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종종 듣습니다. 그런 분들도 얼마든지 있으니, 이 정도 책 값이 아깝다는 분들은 제발 사보지 마세요. 그런 분들은 제 책을 읽을 자격이 안 됩니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걸치지 마세요.
하지만 이 세상 대부분 재화들 가운데 정말 제 값 하는 것은 역시 책입니다. 물론 좋은 책이어야 하겠지요. 제 책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 아니니 오해는 마십시오. 정말 좋은 책들 많습니다. 저는 책을 구입하는 데는 절대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매년 책 사는 데만 수백만 원을 씁니다. 잘 읽은 책들은 저의 지식을 넓혀주고 통찰력을 키워줍니다. 올바르게 사는 길이 뭔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뭔가를 알려줍니다. 정말 좋은 책들은 한 사람의 엄청난 공력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그런 내용들을 잘만 소화하면 평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자양분이 됩니다.
그리고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십시오. 아이들한테 '공부하라'고 닥달만 하지 말고 아이의 독서 습관을 키워주면 그 아이는 훨씬 지혜로운 아이가 될 겁니다. 한국의 잘못된 교육구조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그런 왜곡된 구조 속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아이가 될 겁니다. 제가 미국 유학 시절 놀란 건 미국 대학생들 독서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꽤나 책을 읽는다는 사람인데, 그들 앞에서는 창피할 정도였습니다. 지식정보화시대라고 하면서 지식과 정보의 산물인 책을 멀리하면서 어떻게 성공하기를 바라겠습니까?
그리고 당신 자신만이 아니라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좋은 책을 많이 읽어주십시오. 한국 사회에 이해관계에 오염되지 않은 정직한 정보가 부족한 것은 바로 독립적인 저술가와 전문가들이 부족한 탓이 큽니다. 재벌이나 정부에 잘 보이기 어려운 대부분의 독립적인 저술가와 전문가들이 먹고살기 어렵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워낙 출판시장이 두터워서 그런 사람들도 꽤 먹고 살고 그 힘으로 독립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정말 투철한 비판의식과 소신으로 좋은 저술을 생산하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책들은 대부분 사장되니 대다수 전문 저술가들의 처지가 열악해집니다. 그러니 정직한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더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거듭됩니다. 제발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그 분들의 좋은 책들을 골라 읽는 안목을 발휘해 주시길 바랍니다. 짧게 쓰려했던 글이 길어졌네요.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출간 일주일 만에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서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성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보답의 뜻으로 11일(화) 저녁 7시반 벙커원에서 공개특강을 여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