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경찰대부지에는 용인시의 방조 아래 LH공사가 7000세대에 가까운 뉴스테이(박근혜정부에서 시작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사업)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교통이 원활하지 않은데 2만명 가까운 인구가 새로 들어서고, 주변에도 아파트들이 계속 지어지고 있는데도 교통대책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민공청회에도 가봤지만, 대다수 주민들이 이 사업을 반대하거나 제대로 된 교통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는 데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고, 용인시도 별다른 조치가 없습니다.
그 동안 용인시에서 일어나는 여러 곳의 난개발 현장을 돌아보거나 주민 관계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결같이 주민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개발업체들을 위한 개발에 몸서리를 치고 있었지만, 관련한 행정관청들은 수수방관하거나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에 급급해 합니다.
이런 난개발 문제의 심각성을 용인시 주민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느끼고 있을 겁니다. 아파트와 산업시설만 빼곡히 들어서고 필요한 도로와 학교, 문화시설, 여가시설, 녹지공간들이 제대로 들어서지 않으니 갈수록 삭막하고, 살기 불편한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분명히 길이 있어야 할 곳에서 길이 끊어지는 경우가 수두룩하고,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체계적인 도시계획에 따라 도시가 건설되고 교통 체계가 마련되지 않다 보니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어려운 도시가 됐습니다. 차로 15분 갈 거리를 두세 번씩 버스를 갈아타며 한 시간씩 가야 하는 도시가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용인에 15년 째 살고 계신다는 분은 이사온 후 쉬지 않고 진행된 "난개발 때문에 한이 맺힐 정도다"라고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난개발이 진행되면 개발업체들은 기반시설 설치 부담이 줄어 좋지만, 주민들의 거주 여건과 삶의 질은 계속 나빠집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 용인시장은 산업시설을 유치해서 경제효과가 얼마나 되고, 아파트를 지어서 인구가 얼마나 늘었네 떠들기만 합니다. 이른바 경제전문가로서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이런 식의 막개발로는 도시의 브랜드가치와 매력이 떨어지고, 체계적인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없어서 길게 보면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런 문제, 언제까지 두고볼 건가요? 다들 불평만 하다 "어쩔 수 없지" 체념하실 겁니까? 지금까지 실컷 난개발을 허용하던 용인시장이 난개발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니 "앞으로는 수지구에서는 산지 훼손을 막는 아파트 건립을 막겠다"고 합니다. 여전히 수지구 고기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들이 수립되는 걸 보면 그 말도 믿기 어렵지만, 그럼 다른 지역들은 난개발이 진행되도 괜찮은 겁니까.
이제는 시민들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개별적인 주변 현장의 피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함께 모여 각자의 사례들을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하고 근본적인 정책과 제도의 전환을 요구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고, 무슨 일을 하게 되든 다른 문제는 몰라도 용인에서 난개발 문제는 꼭 해결하고 싶습니다. 이미 저질러진 난개발은 최대한 수습하고, 향후에는 체계적인 도시 개발,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 개발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난개발을 막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모임을 제안합니다. 주로 용인시민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수도권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어떤 분의 참여도 환영합니다.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 봅시다. 관심 있는 분들은 10월 25일 저녁 7시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문화카페 '동천'(동천동주민센터 옆 하모니마트 2층)으로 와서 의견을 나눠주십시오. 함께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