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 '국내 대표 경제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결과를 보면, 공무원 연금 개혁 찬성이 82%, 담뱃값 인상 찬성이 90%란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62489

이건 사기나 조작에 가깝다. 매경이 말하는 '국내 대표 경제전문가'라는 표현은 실은 '자신들 입맛에 맞춰 고른 경제전문가'라는 표현이 훨씬 더 적절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기자 시절 나도 데스크 지시로 비슷한 작업을 해본 적이 있다. 기자들한테 각자가 아는 전문가들한테 전화 돌려서 의견 들어서 숫자를 채우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런 기사가 다음날 신문에 1면 등 주요면 기사로 올라간 것을 여러번 경험했다.

비슷한 식으로 매경 기자들 수첩에 올라있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이렇게 선택된 전문가들은 전체 집문가집단과는 거리가 멀다. 전체 전문가집단에서 무작위 샘플링을 한 게 아니라 매경 성향에 가까운 전문가들이 선택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대표성에서 심각한 왜곡이 일어난다. 그런데 매경은 이들이 전체 경제전문가 집단을 대표하는 것처럼 표현한다. 매경 스스로 찔려서일까. 매경은 이들 가운데 일부의 이름을 기사에서 인용했지만, 60명의 명단은 어디에도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60명이라는 숫자 가운데 82%, 90%씩의 비율을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다. 이 정도 작은 숫자에서는 2~3명만 의견이 달라져도 비율이 확확 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의견도 있다는 정도를 넘어 이게 '전체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건 여론조작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경제전문가' 집단의 의견이라는 외양을 빌어 사실은 매경이 보도하고 싶은 내용을 보도하는 것일 뿐이다. 

실은 매경뿐만 아니라 국내의 다수 언론들이 비슷한 엉터리 짓을 되풀이한다. 조금 수법은 다르지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부동산정보업체들이나 OO은행의 PB센터 고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조사한 결과를 전체 국민의사처럼 보도하는 경우다. '국민 절반, 3년 안에 내 집 마련 계획' 이런 식의 제목을 단 황당한 보도들이 그런 기사들이다. 조금만 주변을 돌아봐도 이런 기사의 제목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먼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등록한 회원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온라인 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을 대표할 표본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황당하고 어이없는 조사요, 보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이 매번 버젓이 상당수 신문사의 주요 기사로 오르거나 인터넷 포털에 등장하고 있다. 정말 한심한 언론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나라가 이렇게 막장으로 떨어진 것은 한없이 낮은 언론의 수준과도 연관돼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정보를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은 정말 소중하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된 경제미디어를 만들어 저런 엉터리 정보들을 걸러내는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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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0. 1. 10:25

이 디자인은 캘리그래피스트 신동욱님이 재능기부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 스티커 디자인은 '세월호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세대행동)'에서 대량 제작해 배포하려 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스티커 문안은 어떤 건가요? 또는 수정했으면 하는 부분 알려주세요.

 

1.

 

2.  

 

3.

 

 

4.

 

 

 

그리고 이 스티커를 아래 샘플사진처럼 바탕을 투명하게 해서 붙이는 식은 어떨까요?

 

 

 

by 선대인 2014. 5. 13. 10:22

 

KBS 김시곤보도국장 사퇴에 그칠 일이 아닙니다. 김국장이 어제 폭로했듯이 보도국장 뒤에는 사장이 있고, 사장 뒤에는 청와대가 있습니다. KBS가 세월호사고의 진실을 가리며 정권 보위방송으로 있는 한 KBS에 수신료를 절대 납부할 수 없으며, 새누리당이 단독 상정한 수신료 인상안도 결코 찬성할 수 없습니다.  KBS사장은 사퇴해야 합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느냐고요? KBS 수신료 납부를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것입니다. 수신료는 KBS의 돈줄입니다. 우리 국민은 1980년대 중반 ‘관제언론 KBS 시청료 거부운동’을 통해 KBS의 시청료 수입을 반토막낸 경험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저들은 KBS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합산해 강제로 걷고 있는데, 이는 시민들의 자유의사를 침해한 부당한 행위입니다. 그나마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국가재난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면 모르나 김시곤곤국장이 폭로한 대로 정권보위방송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권보위방송 KBS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시민 불복종 운동입니다.

 

한전에 전화해 KBS수신료 납부를 거부해 주시고, KBS 사장 퇴진 촉구 서명에 동참해 주세요. 어제 정오에 시작한 서명운동은 불금을 거치면서도 오늘(5월 10일) 오전 10시 현재 500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KBS 수신료 수입이 줄면 KBS는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눈치도 볼 것입니다. 10만명이 서명하면 KBS 사측과 이사진에 KBS 사장 사퇴나 해임을 요구할 것이고, 관련 여야 정당에도 제출할 것입니다. 수신료 인상 반대는 물론 전기료와 수신료 분리를 요구하는 법안 제정도 요구할 것입니다. 힘을 모아 주세요.

 

KBS 수신료는 청와대와 새누리당만 내게 해야 합니다.

KBS 수신료 거부하고 독립언론 후원금으로 냅시다.

 


KBS 수신료 거부 및 KBS 사장 사퇴 촉구 서명 바로가기 http://goo.gl/Ri17iZ

 

세월호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http://cafe.daum.net/dontforgetsewol

 

 

by 선대인 2014. 5. 10. 10:27

 

무상급식예산이 늘어나는 바람에 명퇴 예산이 줄어 젊은 예비교사들 임용이 안 되고 있다는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 지방선거 앞두고 야권의 복지공약을이렇게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아래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무상급식 비율 전국 최하위인 대구교육청의 올해초등 신규교사 발령자 수가 0명이고, 오히려 무상급식 비율 높은 지역일수록 신규교사 발령이 더 많다.

 

신규임용이 적체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학령기 인구감소에다 학교 증설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부 정책 기조 때문. 굳이 정책 요인 따진다면, 교육예산억제하는 정부 정책이 더 문제인 셈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도시 지역의 경우에는 여전히 과밀교실이고, 더욱 문제는 과밀학교인 상태다.향후 학령기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학교와 학급을 일정하게 더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걸 늘리지 않으니 신규 임용이적체될 수밖에. 그런데 이런 상황을 외면한 채 무상급식 때문에 신규 임용이 줄었다는 조선일보 왜곡보도, 정말 치졸하고 비겁하다.

 

참고로,사태를 왜곡한 조선일보 기사와 이를 반박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비교해서 살펴보시길.

 

 [無償복지의 역설] [4] 名退예산 모자라.. 젊은 예비 교사들 1~2년 임용 대기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40327030003044

 

무상급식비율 높을수록 신규교사 발령 '술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7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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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3. 27. 09:36

 

SBS 박상도 아나운서가 JTBC ‘썰전에 출연하고 있는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해 이미지세탁을 하고 있다며, 대중을 우습게 아느냐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의 의견에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강용석도 문제지만, 이들을 내세우는 방송이나 제작진도 정말 문제다. 우리가 아무리 똘레랑스를 베풀더라도 타인의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 자체를 부정하는 극우파시즘세력까지 용인하지는 않듯이, 공적으로 우리가 수용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강용석은 그간 그의 언행으로 볼 때 깊은 반성과 회개를 통해 거듭나지 않는다면 공직 진출은 물론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송에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그런 사람은 걸러내는 것이 맞다. 언론이 일베류의 5.18광주에 대한 증오 발언과 모독성 주장들을 그대로 방송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강용석을 출연시킨 JTBC썰전제작팀도 반성하고, 그를 지금부터라도 출연하지 않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한편 진중권교수의 종편 출연에 관해서도 이런 저런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종편에 관해서는 여러 입장들이 있겠지만, 대체로 크게는 종편 활용론종편 거부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대체로 종편 거부론 쪽에 가깝지만 종편 활용론이 일리가 없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일정한 수의 사람들이 보는 방송에서 자신의 메시지나 주장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은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물론 자신의 발언 취지가 왜곡되지 않고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는 조건 아래 말이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는 종편으로 전환되기 이전부터 출연했던 MBN에는 지금도 여건이 맞으면 출연하기도 한다. 종편이라고는 해도 기존에 있던 방송이 거의 그대로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중동 종편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종편이 생겨난 배경부터가 조중동과 이명박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탄생한 방송이고 절차상으로도 매우 하자가 많은, 사실상 불법 날치기를 통해 태어난 방송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논리적 이유라면 좀 더 솔직한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다. 나는 나는 꼽사리다의 패널로 참여하면서 종편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되는 썰전을 비롯해 조중동 종편 여러 곳에서 인터뷰나 출연 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했고 이젠 소문이 충분히 났는지 이제 나를 조중동종편에서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정말 그 방송들이 탄생 과정과는 무관하게 정론의 방송으로 거듭난다면 입장을 바꿀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미 TV조선이나 동아 채널A‘5.18광주 북한국 침투보도 등이 보여주듯이 개과천선할 가능성도, 그럴 이유가 있는 방송들도 아니다. 물론 관련 방송을 하지 않은 JTBC는 조금 다르지 않느냐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JTBC 내부적으로 문화방송 등 기존 방송사의 좋은 인력들이 많이 가있고, 조선과 동아 종편방송과는 차별화되는 방송을 만들려고 한다고 알고 있다. ‘시선집중을 진행하던 손석희씨를 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그런 시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손사장 역시 좋은 뜻을 분명히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체로 손석희의 JTBC’ 보다는 ‘JTBC의 손석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여담이지만 1년여 전 그가 민언련 언론학교에서 오랜 동안 강의해 감사패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민언련 언론학교 강의 4년 째인 나도 같은 감사패를 받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됐다. 그 자리에 선 그가 너무나 멋져보였기 때문이다. 민언련 언론학교는 강연료는 있지만 강연료가 적어 그에게는 아마 기부강연에 가까웠을 터. 그 바쁜 시간을 쪼개 언론학교 강의를 맡아왔다는 게 내게도 참 고마웠다. 그리고 그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 선 그가 내게는 가장 우러러 보였다.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내 자존심의 마지노선이 있다. 사실 나도 선대인경제연구소라는 사업체를 꾸린 이상 조건만 맞는다면 언론에 출연해 연구소를 알릴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꼽살에서 함께 작업했던 작가를 쳐다보게 된다. 방송계에서 베테랑 코미디작가였던 그는 사실 JTBC ‘썰전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초기에 받았지만, 이를 뿌리쳤다. 사실 그는 공인도 아니지만 나꼽살에서 우리가 했던 말 때문에 그는 경제적으로는 비교적 짭짤한 그 제의를 단칼에 뿌리쳤다. 참 존경스럽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그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나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게 내가 가진 자존심의 마지노선이다.

그리고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나는 조선, 동아의 종편방송보다는 중앙의 JTBC가 물적 토대 측면에서 오히려 더욱 위험한 방송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 그럴까. 이 사회에서 삼성의 힘은 곧 돈의 힘인데, 삼성은 이 돈의 힘으로 사람들의 인식까지 지배하는 힘을 갖고 있다. 나는 JTBC가 그 한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어떤 종편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가 대주주인 JTBC, 이른바 중앙종편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삼성방송일 것이라는 추측을 누구나 할 것이다. 하지만 중앙종편의 자본금 납입 과정을 보면 빼도 박도 못하는 삼성방송이라는 심증을 확실히 굳혀준다.

홍석현 회장은 2009년 미디어 관련법의 날치기 통과 이후 편집국 간부회의에서 종편 진출을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사재 1500억 원을 종편 자본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당시는 경기 급락으로 중앙일보 광고 매출이 급감해 2009년 상반기에만 3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중앙일보는 2008년부터 신문 판형을 베를리너판으로 바꾸기 위해 윤전기 여섯 대에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자금 사정까지 안 좋았다. 그래서 중앙일보의 종편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홍회장이 호기롭게 거액의 사재 출연을 선언함으로써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한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홍회장은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홍회장의 1500억 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바로 삼성코닝정밀소재(이하 삼성코닝)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삼성코닝은 삼성전자와 미국계 코닝 사가 합작해 설립한 비상장회사다. 주로 LCD TV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의 특수 유리를 공급하는데, 삼성전자 등 독점적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다. 비상장기업인 삼성코닝의 주주는 미국 코닝 사(49.5%)와 삼성전자(42.6%) 그리고 홍석현 회장(7.32%), 우리사주조합(0.23%) 등이다. 그런데 삼성코닝은 삼성전자와 홍회장 및 우호 지분을 합치면 50%가 넘기 때문에 이회장의 지배하에 있는 삼성전자와 홍회장만 의결하면 사실상 얼마든지 배당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삼성코닝은 그렇게 했다.

2010년 삼성코닝은 국내 주식 배당 역사상 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모두 336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는 삼성코닝의 그해 순이익 32900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보통 배당은 한 해에 번 순이익에서 일정액을 떼어 배당하는 것이므로 순이익을 넘어서 배당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2464억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은 홍회장은 2011년 압도적인 격차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인물이 됐다. 2위인 박의근 보나에스 대표가 받은 배당금 590억 원의 네 배 이상을 챙겼으니 말이다. 홍회장은 이 돈으로 중앙종편 자본금 1500억 원을 납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설사 자신의 다른 사재로 납입했다고 해도 주머닛돈이나 쌈짓돈 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홍회장이 삼성코닝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2464억 원은 정말 홍회장 자신의 돈일까.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자신도 못 받는 엄청난 현금 배당을 처남인 홍회장이 받게 했다면 정말 너그러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앙종편에 들어간 1500억 원은 결국 삼성 꼬리표를 뗄 수 없는 돈이라는 점이다. 홍회장이 삼성코닝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본인 돈이든, 이회장이나 다른 삼성 일가의 돈이든 말이다. 중앙일보에 이어 중앙종편의 돈줄도 결국 삼성인 건 변함 없는 셈이다. 중앙종편, 태생이 삼성방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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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6. 17. 12:47

 

 

저희 연구소가 주최한 <경제마스터클래스> 1탄이 4일 저의 강의(언론에 속지 않고 경제흐름 읽는 법)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간단한 설문조사 결과 수강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 많이 고무됐습니다. 이번 특강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좋은 경제특강 시리즈를 준비하겠습니다. 이번에 수강하지 못하신 분들께서는 다음 기회에는 꼭 수강해 보시기 바랍니다.

각설하고, 아래 소개하는 글들은 이번 특강에서 제가 소개한 내용의 일부입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1990년과 2008년(사실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의 동아일보는 전혀 다른 신문이 돼버렸습니다. 1990년 대학에 입학한 저는 대학시절 내내 한겨레신문을 주로 봤지만 동아일보도 적지 않게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1996년에 동아일보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자본권력에 굴종하고, 이 사회의 기득권에 아부하는 신문의 변질을 생생히 경험했습니다.

1991년 당시 김중배 동아일보 편집국장(이후 문화방송 사장도 역임)이 "언론은 이제 권력과의 싸움에서 보다 원천적 제약 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했었는데, 그 계시적 발언이 현실화되는 것을 생생히 체험한 셈입니다.

물론 동아일보만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 가장 영향력 있던 신문, 그리고 제 생각에 조선, 중앙과는 달리 한국사회의 정론이자 수준 높은 공론장이 될 수 있었던 동아일보의 변질과 추락은 한국언론사에서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저에게 동아일보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한편으로는 6년간을 함께 보낸 선후배동료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신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1% 기득권의 또 다른 대변지가 된 신문...지금이라도 저는 동아일보가 조선, 중앙과는 달리 한국 사회 여론의 균형추 같은 역할로 돌아와 주길 바라지만 이미 기대 난망인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초 동아일보가 가졌던 위상과 브랜드도 이제 모두 사라졌고, 신문의 품질도, 엄정한 비판의 목소리도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10년 전까지 (적어도 사석에서는) 멀쩡한 생각을 가졌던 선배나 동료들이 이상한(?) 칼럼을 쓰는 것을 보고 있자니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자회사인 종편 채널A는 '5.18에 북한군이 침투했다'는 방송을 편성하고, 편성 책임자인 과거 동아일보 선배는 "북한군이 침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1990년과 2013년의 동아일보, 그리고 저와 선후배동료들 사이에 같은 세월이 흘렀는데 간극은 왜 이렇게 천지차이로 벌어진 걸까요? 그 사이 재벌 등 부패한 자본권력의 무한 증식과 대한민국 여론지향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겠죠. 어쨌든 저는 1990년의 동아일보가 지향했던 정신, 그리고 제가 걸오온 길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참고로, 아래 인용한 1990년의 사설은 '주저앉은 나그네'님의 다음 아고라 글에서 제가 퍼온 것입니다.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16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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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6. 7. 12:28

 

“여기에 지하 동굴이 있다. 동굴 속에는 죄수가 갇혀 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두 팔과 다리가 묶인 채로 동굴 벽만 보고 산다. 목도 결박당하여 머리를 좌우로도 뒤로도 돌릴 수 가 없다. 죄수의 등 뒤 위쪽에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죄수는 횃불에 비추인 자신의 그림자만을 보고 산다.



죄수와 횃불 사이에는 무대 높이의 회랑이 동굴을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다. 이제 이 회랑 뒤에서 누군가가 인형극 놀이를 한다고 상상하자. 돌이나 나무로 만든 동물 모형, 사람 모형을 담장 위로 들고 지나가는 것이다. 죄수는 횃불에 의해 투영되는 모형의 그림자만을 볼 뿐, 실재의 모형을 본적이 없지. 인형극을 연출하는 사람들이 대사를 읽을 경우, 죄수는 모형의 그림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인식할 거야.




이제 죄수의 몸을 묶고 있는 사슬을 풀어주자. 모형을 죄수에게 보여주자. 당신이 보아온 동굴 벽의 이미지는 모형의 그림자였음을 설명해 주자. 죄수는 악을 쓸 것이다. 평생 그림자만 보아온 죄수는 그림자를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것으로 고집할 게야.”



(플라톤의 ‘국가(Politeia)’중에서)







지배세력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장치는 ‘희생양 만들기’다. 반면 피지배세력은 현재 자신이 겪는 고통이 ‘극소수 지배세력’의 음모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희생양 만들기와 음모론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현실의 문제를 단순화해 실체적 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 벽에 투영된 인형극 놀이일 뿐이다. 동굴 벽에 투영된 그림자는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다. 실체적 진실은 동굴 밖 찬란한 태양 아래 놓여 있다.



매트릭스(Matrix). 이 영화에서 매트릭스는 기계에 의해 가상 현실을 진짜 현실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 체계를 뜻한다. 한국 사회경제에도 분명히 매트릭스와 같은 현실이 있다. 그것은 삼성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 이건회 회장 등이 무죄판결을 받은 현실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에게 광고를 주는 건설업체를 위한 기사를 쏟아내는 한국 신문들의 현실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매트릭스는 워낙 복잡하고, 그것을 떠받치는 세력 또한 워낙 강고하므로 일반인들이 매트릭스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설사 매트릭스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과 매트릭스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 당신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매트릭스를 빠져 나와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매트릭스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과 SNS의 발달을 통한 집단지성의 발현은 많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매트릭스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잘 모른다.



그것은 한국의 정보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이 기득권에 유리하게 왜곡돼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생산하는 정부부터 많은 경우 정보를 통제하거나 왜곡한다또 정부 정책이나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증권사나 정부 산하 연구소, 재벌계 연구소 등은 이해관계나 ‘상부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국의 정보 유통 구조 또한 많이 일그러져 있다. 한국의 대다수 언론은 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많은 사안에서 상당수 기득권 신문들은 자사의 기득권과 광고주, 그리고 그들 신문이 대변하는 기득권 세력을 위해 진실을 호도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모자라 이명박 정부는 방송을 장악했고, ‘조중동방송’이라고 불리는 종편방송도 허용했다.



일본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 언론들이 정부의 거짓 발표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일본 국민들이 제대로 경제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카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대본영의 발표만 전달했던 상황에 비유하며 버블 붕괴라는 ‘제2의 패전’ 뒤에 가려진 진실을 국민들이 보지 못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지금 한국 언론의 상황은 당시 일본 언론의 상황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일부 기득권 언론을 비판하는 매체들이 있지만, 충분한 깊이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그런 언론들조차 ‘진보진영’ ‘개혁진영’으로 스스로를 표방하며 기득권세력을 은연중에 ‘보수세력’으로 미화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 언론 또한 낡은 이념의 틀로 사람들의 정확한 인식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더구나 그들 언론은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서는 비교적 다른 목소리를 내지만 경제 문제 등의 보도는 깊이와 전문성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



다행히 쌍방향 정보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이 같은 정보 유통과정의 왜곡을 어느 정도 중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일정 부분 그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기존 미디어가 만들어낸 왜곡된 컨텐츠를 대량 유포하는 통로가 되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 또한 인터넷이나 SNS 또한 정파적, 진영적 논리에 함몰된 글들이 넘쳐나 합리적 이성에 근거한 공론의 장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정보를 소비하는 수용자의 태도도 매우 왜곡돼 있다. 왜곡된 정보 생산과 유통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거기에 많은 이들이 길들여진 탓이다. 예를 들어, 현 정부를 비판하면 그 논리를 따지기 전에 정치적 또는 이념적 색깔부터 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여야 안에서도 다시 친노, 반노, 안빠 등으로 딱지를 붙여 서로의 생각과 주장을 왜곡하고 공격하는 성향이 크게 강해졌다. 경제적 문제에서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 그 논리적 근거를 보기보다 ‘집이 없으니 배 아파서 그러느냐’는 인신공격이 이어지는 식이다.



이 같은 정보 환경에서 일반인들이 중요한 사회경제적 사안들에 대해 제대로 현실을 인식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아 생기는 폐해는 매우 크다. 소비자나 투자자로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면 공급자인 기업과 그 기업의 내부자들에게 판판이 당하기 십상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 사기와 선동이 난무하는 것도, 수많은 하우스푸어가 양산된 것도 그 때문이다. 시민으로서 올바른 정보를 얻지 못하면 올바른 정치적 선택을 할 수도 없다. 그 같은 잘못된 정치적 선택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었다. 또한 전적으로 그 이유만으로 한정할 수는 없으나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기득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언론지향을 문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필자는 기자나 연구자, 저자로서의 경험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가 얼마나 소중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한국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고 알리는 작업을 필생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필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고, 또 필자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해관계를 멀리하고 최대한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자세로 현상의 이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을 좀 더 큰 틀에서 하기 위해 선대인경제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연구소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목표는 크게 두 가지였다.




1. 재벌과 정부정치권 눈치 보지 않고 정직한 목소리 낼 수 있는 연구기관을 만든다.

2. 연구소를 모태로 일반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경제미디어를 만든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완전한 형태로 달성하는데 당초에는 7년 정도의 목표시한을 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시기를 좀 앞당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앞당겨야 하겠다는 절박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여러 이유로 국내에 아직 없는 정보 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행적을 기록하는 DB, 전국 곳곳의 예산 낭비사례를 감시하고 축적하는 DB,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동산 실거래가 DB, 각종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사업과 예산, 투자, 조직, 임원 등의 정보 DB, 그리고 재벌 대기업의 지분 및 내부거래, 회계정보 및 사업정보 등을 담은 DB 등을 구축할 생각이다. 이 DB들을 바탕으로 광범위하면서도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할 생각이다. 또 국민들의 알권리를 확장하고 올바른 정치, 경제적 의사결정을 돕도록 노력하고 싶다.



이와 함께 한국경제를 좀더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정책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인력들을 키워내고 싶다. 외환위기 이후 여야가 번갈아 집권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데는 올바른 인식과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선대인경제연구소를 통해 정책 대안의 개발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그래서 최소 20~30명 이상의 전문인력들이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연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일들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실현할 생각이다. 그것이 필자가 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여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채찍질을 부탁 드린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99% 1%에 속지 않는 정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연구소의 연간 구독회원이 되시면 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한편 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by 선대인 2013. 5. 16. 09:32

 

대선이 끝난 뒤 새로운 대안방송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하다. 해직기자들이 중심이 된 뉴스타파를 키우자는 흐름도 있고, 가칭 국민방송을 추진하는 모임도 꾸려졌다. 장악된 방송과 종편 등의 왜곡편파보도 대신 99%를 위한 공정방송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반영이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패배를 편파방송 탓만으로 환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중요한 흐름이다. 그렇다고 정권의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보를 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니만큼 이들 방송이 야권방송, 더 나아가 특정 정파의 방송에 머물러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 기조 아래 나는 국민방송추진 모임에도 참여하고 뉴스타파를 확대발전시키는 흐름에도 힘을 보태려 한다.

그런데 여전히 부족한 게 있다. 우리에겐 공정한 방송도 부족하지만, 정직하고 깊이 있는 경제미디어도 없다. 이 정권에 장악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방송은 꽤 공정한 편이었고, 종편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 결핍의 기간이 길게 잡아야 5년이 안 된다. 그런데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직한 경제미디어는 훨씬 오랫동안 우리 곁에 없었다. 매일경제, MBN,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조선비즈, 아시아경제, 파이낸셜뉴스 등등 경제미디어 가운데 일반가계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들이 있는가. 재벌대기업을 비롯한 경제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거나 일반 가계들을 유혹하는 선동적 정보들만 넘쳐난다.

물론 이른바 진보매체들이 몇 개 있다. 하지만 경제에 특화된 미디어는 없다. 이들 언론이 제공하는 경제정보 또한 그 양이나 깊이에서 기득권 경제미디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일부 경제기사들을 보면 정말 이들이 서민들의 친구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진보성향 신문에는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기사들이 기득권 경제지들과 크게 다름없이 실린다. 사설이나 칼럼에서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매주 아파트 시세표를 실으며 집은 사는 것이라고 각인시킨다.

정리하면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이슈에서는 상당히 차별화된 매체와 시각, 담론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 하지만 경제 이슈에 관해서는 일반가계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매체와 시각은 크게 부족하다.

정직하고 공정한 경제미디어가 없어서 생기는 폐해는 매우 크다. 선동성 정보를 접하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서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사람들이 한둘인가. 이들 기득권 경제미디어들의 보도에서 노조는 늘 재벌대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불순세력이 된다. 수입물가가 올라 결국 일반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커지든 말든 이들은 수출대기업을 위해 환율 부양을 주문한다. 건설업체들은 과포화 상태인 게 분명한데도 온 국민이 빚을 내 집을 사주고 세금으로 토건사업을 벌려야 된단다. 이처럼 1% 기득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정보들이 난무함에 따라 온 국민이 겪는 희생과 부담은 얼마나 큰지 이루 헤아리기 힘들다.

물론 부족한 것이 어디 경제미디어 하나뿐이겠는가.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대다수 일반가계 입장을 대변할 전문가집단도, 영혼 있는 정책관료들도, 역량 있는 정치인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경제 문제에 관한 한 기득권 집단의 담론이 판치는 상황에서 정권만 바뀐다고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달라지겠는가.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정직하고 공정한 경제미디어도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새해 이런 경제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작업의 첫 걸음을 떼려 한다. 물론 지금 추진되는 대안방송이나 시즌3기를 준비하는 뉴스타파의 경제 컨텐츠를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고, 최대한 그들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새로운 경제미디어 구축을 위한 첫 작업은 재벌대기업, 공기업, 조세 및 재정 지출,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의 재산형성 및 정책결정 과정 등을 조사하고 추적하는 DB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이런 DB를 잘 구축하면 일반 가계가 경제기득권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게 된다. 이런 DB 구축작업은 상당한 인력과 자금,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재벌의 돈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정직한 경제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추후 구체적으로 추진하게 될 때 많은 이들의 참여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99%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작업 아닌가.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는 99%가 1%에 속지 않는 정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1월15일까지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연간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 '2013년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내드리니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3. 1. 4. 10:17

조중동매 종편사 선정은 2012년 대비한 현 정부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 다만, 현재 광고시장 규모로 볼 때 4개사 모두 살아남기 불가능. 조중동매는 KBS 수신료 인상 통한 KBS광고 물량 전환, 황금채널 배정 등 특혜 요구할 듯.

 

다만 각종 특혜를 주더라도 조중동매 가운데 1,2개사 정도는 몰라도 모두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2012년에 정권교체 등으로 특혜적 조치들을 철회할 경우는 조중동매 몰락 한꺼번에 앞당길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군요.

 

만약 광고물량이 한정된 가운데 4개 종편사의 직접광고영업 등이 허용돼 한정된 광고 수주를 위한 친재벌적 보도 및 선정적 보도 등이 횡행할 경우 언론사들의 (주로 재벌대기업들의) 광고 종속 효과가 훨씬 커질 가능성 높아 보입니다.

 

조중동매 종편의 폭스TV, 또는 국가 전체의 베를루스코니 치하 이탈리아화를 막기 위한 국민적 노력 필요. 이 때문에 2012년 총선과 대선이 갖는 의미 한층 절실. 2012년 집권하려는 정치세력은 종편 특혜 막으려는 의지 굳건히 하시길 

 

첨언: 저는 조중동매한 기자들 미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중동매한이 한국 사회에서 하는 역할은 매우 부정적. 이들이 건전한 보수신문으로 거듭난다면 얼마든지 환영. 하지만 광고에 영혼 팔며 국민들 부담으로 온갖 특혜 반칙 저지르는 행태 비판할 수밖에

 

종편 문제는 향후 조치에 따라 우리의 미디어환경, 정보환경을 바꿀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므로 충분한 관심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들 기울여 주시길요.

by 선대인 2011. 1. 3. 08:17

어제 KBS사측에서 지난 7월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와 아나운서 6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징계를 단행했다고 한다. 20여 년 전에 보았던 풍경을 다시 보고 있자니 전직 언론인으로서 서글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지금 KBS의 후배들을 징계한 50~60대 간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KBS 사원행동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최경영 기자가 자신의 책 <9 거짓말>에서 증언한 내용이 있다. 참고로, 최기자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6회 수상해 기자로서 성실성과 능력을 인정받은 기자이고, KBS의 탐사보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기자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점점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지만 말이다.

 

최기자는 우선 ‘국익’이나 ‘중립’ 또는 ‘객관’이라는 미명 아래 언론이 어떻게 사회경제적 강자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는 지를 분석한다.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하면 그 실체가 설령 ‘대운하’라고 할지라도 언론은 이를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부릅니다. 정부가 자신들을 ‘실용정부’라고 칭하면 설명 그 본질이 ‘권위주의적 기득권 옹호집단’에 가깝더라도 언론은 그저 ‘실용정부’라고 표기합니다. 한국의 주류 언론에서 재벌이라는 말 대신 대기업이라는 단어가 쓰이게 된 것도 한국의 재벌이 그렇게 불리길 원했고 또 그 언론이 그 요구에 순응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왜 ‘대량해고’ 또는 ‘대량감원’ ‘대규모 실직’이라는 단어 대신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왜 ‘근로자, 노동자, 또는 직장인’이라는 용어들 가운데 파업할 때만 왜 ‘노동자’라는 표현을 써서 ‘좌경’과 ‘집단이기’를 덧칠하는 행태도 따끔하게 꼬집는다. 또한 극소수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들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에 대해 ‘세금 폭탄’이라고 표현한 기득권 신문들이 ‘서민경제파탄’이라고 매일 노래하던 기득권 신문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훨씬 더 심각해진 상황에서도 입을 다무는 편파적 행태도 비판한다.

 

그러면 왜 언론들이 상식과 정도를 벗어나 기득권 위주의 보도를 지속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최기자는 “그 책임의 대부분이 기자 생활을 30년 넘게 한 50대 중반 이상의 언론인들에게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최기자의 이 같은 주장은 주로 KBS 내부 사정을 특히 감안한 주장으로 여겨지지만, 대부분 언론에서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구시대적인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젊은 기자들을 질식시키고 있는 것은 필자가 다녔던 신문사에만 국한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일부 군소 신문사에서는 기사를 광고와 ‘엿 바꿔 먹고’ 기자들에게 사실상 기사를 매개로 한 ‘광고 영업’을 주문하는데, 이런 신문사의 기자들이 무슨 사명의식과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KBS 내부의 사정은 조금 더 다르고, 심한 것 같다. “한국은 ‘중견언론인’일수록, 도는 ‘중견언론인’이 돼갈수록 오히려 그 수준이 더 떨어집니다. (중략) 이분들은 초년병 시절에는 출입처에서 ‘받아쓰기’에 집중했고, 1990년대 중반 이후, 나이 마흔이 넘어서는 데스크나 부장으로 들어앉았습니다. 그래서 특히 정치나 경제적 현안을 독립적, 비판적으로 기획하고 취재해서 보도했던 경험이 일천합니다. (중략) 독립적 취재를 못하다 보니 정부가 기업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써서 보도하는 것이 이분들의 일상이었습니다.

 

이처럼 ‘받아쓰기 저널리즘’에 젖어 있다 보니 이들 중견 언론인들의 상당수는 90년대 후반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한국의 탐사보도나 PD저널리즘이 거꾸로 객관 보도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의 보도자료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보도물을 기획하는 것은 젊은 PD나 기자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기에 방송용으로는 적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기자는 묻는다. “청와대나 삼성도, 시민도, 단지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자료의 신뢰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최기자는 따라서 “언론은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방송기자들은 이 언론의 본 역할을 거의 방기해왔다고 비판한다.

 

이들 중견언론인들에 대한 최기자의 비판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KBS MBC에는 현재의 50,60대 방송 언론인들이 1970~80년대 이후 어떤 보도를, 어떻게 해왔는지 증명하는 많은 자료 테이프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두 방송사 모두 이들 자료를 디지털화하는데 매우 미온적이라는 것. “그들이 진행했던 뉴스나 다큐멘터리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매우 파렴치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최기자의 해석이다.

 

“과거, 정권의 ‘감시견’이기는커녕 ‘애완견’들이었던 이 50, 60대 방송인들이 우리 언론에 끼치는 가장 큰 악영향은 이분들의 과거가 아닙니다.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인생을 살아온 분들이 마치 자신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인생을 살아온 양 과거를 오도하는 현재의 작태입니다. 또 과거를 오도하기 위해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를 왜곡하고 이를 젊은 기자들에게 주입시키면서 발생하는 현장의 폐단들입니다.(중략) 꼿꼿한 딸깍발이 선비와 같은 언론인은 1970~80년대에 대부분 쫓겨나거나 스스로 직장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조직에 순응한 기자들이 언론사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언론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과 다를 바 없게 됐습니다. 기자가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공무원이나 여당 정치인과 비슷한 사고를 하고 비슷한 언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최기자는 중견 언론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과잉 상업주의’로 인해 한국 언론의 뉴스가 점점 ‘좁고, 얕고, 얇고, 시끄럽고, 편파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업주의 언론이 판치는 곳에서 언론이 집중하는 것은 양질의 정보 제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로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스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120여초, 불과 8~9문장과 인터뷰 1,2개로 구성된 방송 리포트에서 여러분은 과연 무슨 정보를 얻습니까? 쓰는 사람도 내 기사에는 정말 정보가 없다고 여길 때가 많은데, 보는 사람이 그 속에서 무슨 정보를 찾을 수 있을까요? 신문은 방송 뉴스처럼 ‘팔릴 만한’ 동영상을 사용할 수 없으니 언어로 분탕질을 합니다. 격한 용어와 선정적인 편집으로 독자를 현혹합니다.

 

‘권력과 기업을 대변하는 언론’에 대한 비판, 그리고 이처럼 이해관계에 깊이 오염된 언론 보도로 인한 대중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짚고 있다. 한국 언론기자들이 증시상황을 보도할 때 몇몇 애널리스트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피상적 분석을 짜깁기한 뉴스를 통해 대중들 사이에서 ‘사실’로 굳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자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대중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기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최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값싼 뉴스’를 통해 대중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란 거의 없다며 한국 언론의 날탕식, 선동식 보도를 질타한다.

 

‘백인남성 교수’에게 약하고, 정치부나 경제부든 이른바 권력과 돈 있는 출입처를 선호하는 행태를 근거로 권력에 굴종하는 순치된 언론인들의 자화상을 비판한다. 특히 ‘비용을 절감하려는 언론사 사주의 이해관계와 쉽게 일하려는 기자들의 비()프로페셔널리즘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는 지점’으로서 출입처 제도의 폐해를 지적한다. “많은 취재 시간, 인적 사원, 그리고 돈이 들지 않으면 권력을 감시하는 ‘비싼 뉴스’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사회의 기득권과 ‘등을 지는’ 행위에는 유무형의 압력도 뒤따릅니다.” 삼성X파일 사건을 비롯해 최근까지 한국 언론에서 권력을 감시하는 뉴스가 해당 출입처 기자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멍청하거나 사악한 언론인이 많을수록 대중은 점점 더 가난하고 불행해집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하는 짓을 스스로 멈출 거라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그들은 대중이 계속 그렇게 우매한 상태로 남아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게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이익입니다.

 

최경영 기자와 같은 기자정신과 프로페셔널리즘을 겸비한 새 세대 기자들이 이국 땅에서 ‘반강제 연수’를 하지 않고 한국 언론의 주류가 되는 것, 그리고 그들과 함께 대중이 우매한 상태를 벗어난다면 한국 언론도, 이 나라도 조금은 더 밝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0. 12. 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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