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집값 상승이 수도권 전반의 집값 상승인 것처럼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바람을 잡고 언론들이 나팔을 불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수도권 모든 아파트 단지 모든 평형의 실례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몇 군데만 추려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한 번 판단해보세요. 아래에서 보여드리는 것은 올해 9월까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추이를 매월 거래의 평균가격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DTI 주택 대출 규제 이후의 여파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셔야 합니다.
먼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실거래가입니다. 흠, 정말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군요.
'폭등'이라고 표현할 만도 하네요. 그리고 과거 고점을 거의 회복했군요.
그런데 같은 강남구 재건축 단지인데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과거 고점보다는 아직 많이 낮군요. 어쨌든 상당한 수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다음은 과거 '명품 아파트'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였던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올해 들어 오르긴 했으나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머네요. 그나마도 5~6월 이후로는 다시 추세가 꺾이고 있네요. 불과 3~4년 전까지 강남불패의 상징이었던 동부센트레빌이 이 지경인데 뭐가 '강남불패'라는 말인가요? 위의 재건축단지들 경우에도 올해 많이 급반등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정부가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총력전을 펼친 영향이 큽니다. 어쨌거나 그런 재건축 단지들 또한 2006년말 고점 대비 지난해말~올초 -30~40%까지 떨어졌던 게 사실이고요. 그런데도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오를 곳은 오른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이들은 '오를 곳은 오른다'고 하는 그 지역들이 사실은 불과 2~3년 사이에 폭락했다는 사실은 거의 언급하지 않지요?
이번에는 강북으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같은 강북이라도 노원구 등 비교적 꽤 상승폭이 큰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포구, 동작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 등은 거의 오르지를 못했습니다. 아래 보여드리는 은평구 수색동 대림한숲 아파트를 보시면 5~6월 이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이미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노도강 3구는 '뉴타운 바람' 때문에 2008년 상반기가 고점이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상당히 떨어졌다가 조금씩 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상승세도 미약합니다.
이번에는 경기도로 한 번 가보죠. 과거 강남3구와 함께 '버블세븐' 아파트 단지의 대표격이었던 분당파크뷰. 이게 웬 일입니까? 강남은 그래도 기라도 써보는데 분당파크뷰는 2006년말 고점 대비하면 여전히 -30% 가량 빠진 수준이네요. 그나마도 올해 초 약간 반등하는 듯 했다가 꼬리를 내리고 있네요.
2006년 투기 광풍의 또 다른 지역 용인 수지. 저점일 때 비해서는 조금 반등했지만 여전히 2006년말 고점 대비하면 -30% 가량 낮은 가격이고, 추가 상승세도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군요?
인천요? 인천도 지역별로, 평형별로 다르지만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반등세가 상당히 미미해 보이지 않나요?
현 정부가 사력을 다해 부동산 부양책을 펼쳤고, 언론들이 집값 거품 띄우기에 목을 매달았는데도 겨우 이 정도입니다.
상당수 언론에서는 수도권 전반에서 엄청난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이 정도 수준입니다. 아마 집값에 관한 한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은 '매트릭스'에 갇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여러분 생각에는 앞으로 얼마나 집값이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나마도 폭등했다던 강남 재건축조차 다시 고꾸라지고 있는 마당에 말입니다.
*아직도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의 보도 때문에 '매트릭스'에 갇혀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 펴낸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과 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을 참고하시면 '매트릭스'를 탈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