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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31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최경환 경제팀 '앗! 뜨거'
- 2014.10.31 미국 연준이 말하는 '상당 기간' 현재 금리 유지의 의미
매경에 따르면 최경환경제팀이 추가 돈 풀기는 중단하고 강도높은 구조개혁에 들어간단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 등으로 국내외 경제 요동치니 "앗! 뜨거" 하는 모양새다. 양적완화 종료라는 이미 예고된 사태의 파장도 못 내다보는 실력으로 무슨 경제운용을 하나.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판 아베노믹스"를 떠들며 돈 풀기 정책을 내지르더니 이제야 겁이 나는 모양.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72563
이제서라도 제대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그럴 것 같지 않다는 거다. 정부는 구조개혁과 체질개선 대상으로 공기업 금융 노동 교육 복지 등을 거론했다. 자기들이 잔뜩 부풀린 공기업 부채 문제 등을 이제 와서 줄인다고 난리치고, 교육 복지 등을 손댄다는 건 그 쪽 예산 줄이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데 그 쪽 예산을 줄이는 게 구조개혁인가.
정부가 구조개혁하겠다면 핵심 과제는 숱한 좀비기업들이 남아 있는 건설, 조선 등의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 및 가계 전반의 부채 다이어트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하겠다면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포장만 그럴 듯할 뿐 번지수를 잘못 짚은 셈이다.
크게 논평의 가치는 없지만, 정부가 어제 내놓은 ‘서민 주거비 완화 대책’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난이 심각하지 월세는 내림세인데, 전세난은 언급도 없이 월세대책을 내놓았다. 왼다리 가렵다는데 오른다리 벅벅 긁고 있는 격.
정부 정책 참 편하게 한다. 전세대책: 전세 대출 금리 낮춰줄게. 월세대책: 월세 대출 금리 낮춰줄게. 이런 식이다. 하지만 그런 정책은 이미 경험했듯이 단기적으로는 서민들 이자 부담 줄이는 듯 하지만 결국 시장 유동성을 늘려 오른 전월세 가격을 떠받치는 꼴이다. 사실 정부 속내가 그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관련해 한국 언론들 대부분이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표현을 달았다. 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 연합뉴스의 첫 보도가 그런 제목으로 나가니 후속 언론보도들이 거의 대부분 비슷한 제목을 달았다.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라는 표현은 FRB가 구체적 금리 인상 시기를 미리 특정할 수 없어서 쓴, 매우 모호한 표현. 이번에 처음 쓴 것도 아니어서 어쩌면 큰 의미가 있는 표현도 아니었다. 그런데 국내 언론들 대부분이 이 표현을 제목에 넣어 미국 금리가 오를 때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더 걸릴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건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사실 왜곡에 가깝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 분분하지만, 대체로 내년 상반기~2016년 초 정도로 예상한다. 국내 신문들 제목의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이 그런 시간 범위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데 굳이 제목으로 뽑아서 국내 신문들이 그걸 강조하면 '아직 금리 오르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시그널을 주게 된다. 그건 잘못된 시그널이 될 공산이 크다.
참고로,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언론들의 관련 보도를 보면 미국이 양적완화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내용을 팩트로 전달하거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수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제목을 달았다. 국내 언론들처럼 '상당 기간'을 제목에 사용한 보도는 없었다. 왜? 큰 의미 없기도 하고, 이미 연준이 여러 차례 사용했던 표현이라 뉴스도 아니니까. 내가 보기에 어제 연준 발표 가운데 더 뉴스 가치가 있었던 것은 “연준이 현재 예상하는 고용, 물가 목표에 더 빨리 접근한다면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문장이다. 해외 언론들 가운데는 그 표현에 주목한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우리도 그 표현에 주목하고, 그럴 가능성에 일정하게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