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시장 흐름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필자의 짧은 소견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다섯 가지를 제언한다. 

1. 이명박-박근혜정부의 투기 조장 정책을 되돌려라: 지금의 부동산규제 상태는 이명박-박근혜 9년 동안의 적폐가 쌓여온 상태다. 이명박정부 때 20여 차례 이상의 부동산 부양책을 펼쳤고, 박근혜정부에서는 도를 넘는 부동산규제 완화책이 이어졌다. 특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취임 초기인 2014년 하반기에 주택대출규제, 분양시장규제, 재건축규제를 일사천리로 풀었고, 연말에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하고 초과이익환수제 유예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허용 등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부동산3법 마저 통과시켰다. 정부가 온 국민에게 돈을 빌려 분양시장과 재건축시장이라는 투기판에서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2015, 2016년 2년 연속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폭증을 동반한 부동산시장 활황세를 낳았다. 분양시장과 재건축시장을 두 축으로 한 부동산 상승세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게 한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부동산규제 상태는 규제 완화 수준을 넘어 정부가 작심하고 부동산 투기판을 만들어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가 할 일은 이명박-박근혜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규제 완화 상태를 되돌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 최소한은 최경환 전 부총리 시절 풀었던 주택대출규제, 분양시장 규제, 재건축 규제를 2014년 8월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조세정책의 가장 큰 적폐인 감세정책을 그 이전 상태로 환원하듯 부동산 규제도 그래야 마땅하다.

2. 기득권 프레임에 말려들지 마라: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 언론들과 건설업계-부동산업계에 유착된 전문가들은 자칫 잘못하다 부동산시장이 확 가라앉으니 과열지역에 대한 "핀셋규제"를 하라고 한다. 그럴 듯 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의 국지적 대응이 매번 "풍선효과"를 낳았다. 그렇게 해서 이명박정부에서 수도권 부동산 투기세력이 지방으로 몰려 지방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다. 지난해 발표한 "11.3대책"을 내놓을 때도 정부는 당시에 "핀셋규제"를 하라는 기득권언론들과 그 궤를 같이하는 전문가들의 요구대로 전국 37개 지역만 지정해 분양시장 규제를 일부만 다시 묶었고, 재건축 규제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 결과 열려 있는 규제 빗장의 틈바구니로 투기 열기가 분출한 것이 최근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생기면 똑같은 언론과 전문가라라는 사람들이 이제는 규제를 하면 "풍선효과"가 생기니 규제를 하지 말라고 한다. "풍선효과"는 규제 빈틈을 모두 메우지 않아 투기에너지가 빈틈을 뚫고 나온 때문이지, 규제 빈틈만 제대로 메우면 생기지 않는다. 지금 기득권언론들이 말하는 "핀셋규제"라는 것은 "찔끔규제"를 하라는 것이고, 부동산 투기 억제 효과를 최소화하라는 주문일 뿐이다. 가계부채가 폭증한 상태, 각종 부동산정책이 투기 조장 상태로 돼 있는 상태에서 이런 찔끔규제는 몇 달 후 또 다시 투기가 기승을 부리게 만든다. 따라서 투기규제를 적어도 2014년 8월 이전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3. 노무현 트라우마에 빠지지 마라: 노무현정부 때 집값이 마구잡이로 뛰면서 기득권언론들의 거센 공격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결국 지지층이 돌아섰다. 문재인정부는 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 때는 경제 흐름도 지금보다 좋았고, 집값 상승 압력이 강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으면서 뉴타운정책을 발표해 서울 집값을 자극했고, 열린우리당이 한 술 더 떠 뉴타운특별법 제정을 주도하면서 청와대와 엇박자행보를 보였다. 그 때문에 노무현정부의 부동산정책 약발이 후반으로 갈수록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많은 주택대출이 동원되는데도 집값 상승률은 과거에 비할 바 아니다. 노무현정부 때는 집값이 33.8%(국민은행 아파트 시세 전국 기준) 뛰었지만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하는데 그친데 반해, 박근혜정부 때는 집값이 9.8% 뛰었는데 가계부채는 430조원이나 늘었다. 노무현정부 때는 주택시장의 상승압력이 강했던 때라면 박근혜정부 때는 하락압력이 강한 시대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박근혜정부 때와 같은 무지막지한 투기조장책이 없다면 주택가격은 얼마든지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다. 또한 노무현정부 때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어깃장을 놓았던 것과는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보조를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노무현정부 때도 집값이 뛴 게 투기억제 대책의 일관성이 없어서였지, 투기억제를 지속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즉, 2013년 10.23 대책을 내놓았을 때는 집값이 꺾였다가 2004~2005년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지속했을 때 그 여파로 2005~2006년 부동산 폭등이 연출된 것이다. 폭등세가 완연해지자 2006년 하반기에 주택대출규제를 도입하는 등 돈줄을 조이자 2007년 초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즉, 정부가 투기억제책과 적절한 대출규제 등을 쓰면 노무현정부 때도 부동산가격이 안정화됐다. 따라서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자신있게 움직이기 바란다. 흔들리지 말고 일관되게 움직이라. 물론 집값이 급락하게 해서는 안 되지만,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도록 하는 기조는 확고하게 잡고 가야 한다.

4. 지방혁신도시사업 2기와 도심재생사업은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연기하라: 지방 분권과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해 노무현정부 때 시작한 지방혁신도시사업의 내실화를 어느 정도 다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존 혁신도시사업이 당초 목표했던 혁신도시를 만들기는커녕 그것을 빌미로 한 배후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변질돼 투기심리를 자극했던 과거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것이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 시절 지방 집값을 뛰게 했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그 같은 기억들 때문에 원주를 비롯해 혁신도시 지역 주변의 집값이 최근 가파르게 뛰고 있다. 도심재생사업 역시 사업성이 없어서 뉴타운과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거나 무산된 지역의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일정한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매년 10조원씩 들여서 도심재생사업을 하면 반드시 대상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투기세력들이 이를 집값 상승의 재료라며 선동하고 다니고 있다. 더구나 도심재생사업은 서울시에서 진행한 몇 개 사업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충분히 안정적인 모델케이스를 만들고, 투기억제책을 마련한 뒤 점진적으로 시행해도 늦지 않다. 부동산시장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지방혁신도시 2기와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하다가는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투기억제책을 통해 집값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는 해당 사업들은 연기하기 바란다.

5. 덤터기 쓸 우려와 단절하라. 그리고 국민들을 믿어라: 문재인정부는 집값이 떨어질 경우 기득권언론들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로 집값이 떨어졌다"는 식으로 몰아갈 것을 걱정하는 것 같다. 즉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저질렀는데, 자신들이 덤터기를 쓸까봐 우려하는 것 같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기울어진 언론지형에서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 때문에 필요한 정책을 제때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민심의 눈치를 살펴 당장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책들은 공약으로 내놓지 않았다. 임기 초에도 다른 일들이 많았고 충분히 정책 진용이 갖춰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결국 문재인정부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명확한 스탠스를 밝히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 투기세력이 준동하게 한 빌미가 되기도 했다. 더 이상은 미루지 말기 바란다. 덤터기 쓸 게 걱정이라면, 이재명성남시장이 취임 직후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것에서 힌트를 얻을 필요가 있다. 사실 이재명시장이 정치적으로 엄살을 떤 측면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당시 성남시 부채 문제를 전임 시장의 과오로 확실히 각인시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정부도 지금 부동산시장의 과도한 거품과 가계부채가 박근혜정부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국민들에게 확고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가능하면 방송사들이 직접 중개하는 국민과의 토론과 같은 소통채널을 만들어서 설명하면 좋겠다. 이미 문대통령이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일부 사용했던 방식이다. 국민을 향해 현 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현 정부가 처한 어려움과 딜레마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게 좋겠다. 김대중전 대통령도 외환위기 초기에 그런 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갔다. 지금은 정부 초기이고 국민들 대다수가 문재인정부를 선의로 대하고 있는 만큼 진심을 담아 말하면 통할 거라고 믿는다. 특히 연도별 가계부채 증가액 그래프만 보여줘도 대부분 국민들이 "박근혜정부가 정말 미친 짓을 했구나’라고 이해할 거라고 본다. 

그리고 바라건대,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면 좋겠다. 집값이 오르면 집 산 사람들은 좋지만, 무주택 서민들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집값이 급락해서는 안 된다. 집값 급락은 최대한 이 정부가 막겠다. 하지만, 집값이 너무 높으면 국민들이 힘들어지고,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그리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너무 많은 가계부채를 쌓아올렸는데, 향후 혹시라도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많은 가계들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이 문제가 너무 커지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단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집값이 지나치게 올라 있는 이런 상황은 피해야 한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물론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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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7. 6. 13. 09:22

2014년에 저희 연구소는 <미래의 기회> 특강을 처음 개최했습니다. 첫 특강을 개최한 뒤 저 스스로 상당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기술 변화가 만들 변화의 양상이 생각보다 넓고 깊었습니다. 당시 수강자들 대부분도 뜨거운 호평과 함께 매년 한 차례 정도는 특강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주셨습니다. 


이에 부응해 저희 연구소는 이후 <미래의 기회> 특강을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미래의 기회> 특강에는 이틀에 걸쳐 연인원 1700명이 참석했고, 역시 많은 분들이 뜨거운 호평을 보내주셨습니다. 어제까지 특강을 신청한 340여 명 가운데 무려 3분의 2 가량이 지난해까지 이 특강을 한 차례 이상 수강하셨던 분들이라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한 번 들어본 분들이 또 듣는 특강이라는 점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신청자들의 신청 동기 사전조사 내용 일부(무편집)


올해 특강은 지난해까지 특강을 개최한 경험과 많은 수강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더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과학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짚으면서도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도로 강의를 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로봇공학, 블록체인, 인공지능, 뇌과학, 빅데이터, 혁신산업 동향 등의 최신 흐름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각 강사들만의 통찰력있는 조언을 제시할 것입니다.


데니스홍 등 특급 강사진의 강사료와 대관료 등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최대한 많은 분들이 들을 수 있도록 수강료도 가능한 한 낮게 책정했습니다. 저도 여러 특강에 다녀봤지만, 저희보다 결코 뛰어나지 않은 강사진과 강의 수준에서도 수십만원의 수강료를 받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래의 기회> 특강은 가성비 최고의 특강이라고 자부합니다.


한편 많은 분들이 이 강의를 듣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얼리버드 할인혜택이 있는 내일(9일)까지 신청하는 분들에 한해 <2017 성장형 우량주 40선> 보고서 업데이트판(3만 9000원)과 <미국 혁신산업의 유망주 분석>보고서 PDF판을 제공합니다. 특히 <2017 성장형 우량주 40선> 보고서는 가장 최신의 실적을 바탕으로 엄선한 40종목을 소개하고 올바른 투자법을 제시하는 보고서입니다. 올초 이벤트 기간에 제공한 <저평가 우량주 40선> 특집보고서를 국내보고서 패키지(28만원) 회원으로 가입해야 받아볼 수 있었던 점에 비하면 상당한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최고 강사진의 명강의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17 미래의 기회> 특강을 꼭 수강하셔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더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가급적 내일까지 신청하셔서 할인 혜택도 받으시고, 저희 연구소가 제공하는 특집보고서도 챙기시기 바랍니다. 저와 저희 직원들도 최선을 다해 알차고 유익한 특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대인 삼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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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7. 6. 8. 09:16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자유한국당 소속 김현아 의원이 포털 다음의 실검 1위에 올라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유일하게 이낙연 총리 인준안에 찬성표를 던져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지지자들 가운데 "민주당으로 오세요"라는 의견을 보내고, 그를 칭송하는 여론이 SNS에 쏟아지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번 사안만 놓고 보자면, 개인적으로도 그의 선택을 반기는 편이다. 

하지만, 그의 이력과 그동안 해온 주장을 잘 아는 나로서는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김현아의원은 건설업체들의 이익 대변 단체인 대한건설협회 부설로 출발한 건설산업연구원 출신이다. 그 연구원에서 건설경제연구실 실장까지 맡았다. 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내가 보기에는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와 주장을 상당 기간 해온 사람이다.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방송토론 등에서 그와 몇 차례 반대 입장에서 토론을 한 적도 있다. 그 때마다 그는 건설업계의 공급 확대나 부동산 부양책을 옹호하는 한편 주택대출 규제에는 반대하는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기억한다. 

김의원은 박근혜정부 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옆에 그가 앉은 모습을 보고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한 바 있다. (링크한 기사의 사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오른쪽 옆자리에 서있는 사람이 김의원이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30529_0012120866&cID=10301&pID=10300 참고로, 박근혜정부에서는 초기부터 건설업계의 입장에 가깝거나 "한국에는 집값 거품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온 사람들이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 주택도시공사 등의 수장으로 포진했다. 그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것도 그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고 나는 본다. 급기야 그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당선 직후 그는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서민주거와 청년주거 문제를 위해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주거 문제라는 것이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닌 것은 맞다. 그리고 누구나 겉으로는 이념적으로 주거 문제를 접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주거문제에 관한 한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 등 기득권의 이해관계와 절연하느냐 아니냐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한 판단의 잣대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의 과거 이력이나 주장에 비춰볼 때 그런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절연할 수 있느냐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도 건설자본이 돈을 대는 건설산업연구원을 나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을 때는 새로운 포부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굳이 그동안 그의 활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예상대로 국토교통위에서 활동했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새누리당 대변인으로서 그의 활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위 관련한 그의 입법 활동을 보면 세입자의 주거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을 몇 건 발의한 게 있지만, 현재 임대차시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들과는 거리가 먼 법안들이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이미지 세탁용 코스프레에 가까운 법안이었다. 정작 김수현 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비롯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전문가들이 주장해온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과 같은 주장에는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부동산서비스업에 각종 지원을 해주는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안을 발의하고, 인접한 여러 대지를 묶어 한 개 대지로 개발할 수 있는 건축협정 제도를 활성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아무래도 이런 법안들은 부동산업계나 건설업계에 도움되는 법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여러 이력이나 주장, 주변 상황을 감안할 때 그가 서민이나 주거 약자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그가 무한도전 출연 문제로 자유한국당의 당내 압박을 받고, 이번에 이낙연 총리 인준안에 소신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현 정부 지지자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이 정도에 이르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순간의 한 단면만으로 김현아의원이 그동안 해왔던 발언과 활동이 모두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기까지 고민이 없지 않았다. 부동산문제와 관련해 주로 그와 대척점에 선 주장을 해왔기에 그에 대한 나의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고 쓸 데 없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에 대해 사감이 있어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이미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이고, 그 이전에도 오랫동안 상당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영향력을 발휘해온 사람이다. 더구나 극단적인 "빚 내서 집 사라" 정책을 실시한 박근혜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이었고, 오랫동안 건설 및 부동산, 주택대출 규제 완화를 옹호해왔던 사람으로서 국내 주택시장이 이 지경까지 온 데 일정한 책임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그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나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어쨌거나 그는 무한도전 출연 논란과 이번 선택을 통해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정치인이 됐다. 그리고 그 모습만 기억하는 상당수 대중의 눈에는 그가 ‘소신 있고, 개혁적인’ 정치인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그의 모습에만 매몰돼서 평가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기자와 연구자, 저자로서 활동하는 동안 이해관계에 오염된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고 일반 가계의 입장에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내 인생의 소명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이번 글도 그런 마음으로 썼다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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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7. 6. 1.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