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었지만, 그제 나온 가계부채관리대책에 대해 극초단평:


정부가 1년전 주택담보대출 규제 풀었는데 대출 폭증하고 미국 금리 인상 가시화되니 겁은 나나 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부동산시장 가라앉힐 수도, 1년전 과오를 인정할 수도 없으니 기껏 내놓은 게 내년부터는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겠다는 정도의 어정쩡한 스탠스. 


그런데, 기존의 1100조 가계부채는 어떻게 할 건가? 그리고 실컷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시그널 믿고 무리한 빚을 내서 집 샀던 사람들은 뭔가. 내가 몇 달 전 "올해 안에 빚 내서 집 사면 바가지 쓰는 꼴"이라고 했는데, 이건 사상 최대 분양물량 쏟아내는 건설업체들 염두에 둔 거였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하는 짓야말로 국민들 바가지 씌우는 꼴이다. 웬만하면 좋은 소리 해주고 싶어도 하는 짓이 하도 우왕좌왕에 오락가락이니 좋은 소리를 해줄 수가 없다.


그저께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가계부채를 1100조까지 부풀려놓고, 무슨 '선제' 운운이냐. 당신네들이 선제적으로 한 건 빚 내서 집 사게 한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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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7. 24. 08:51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에 관해 외국 언론 보도들을 인용하면 국내에서는 외국 자본의 대변인 운운하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다. 기득권언론만 그런 게 아니라 장하준류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일부 진보 언론조차 그렇게 주장한다. 하지만 이건 "국익 대 먹튀 자본" 얘기가 아니다. 이건 이재용의 사익 대 정당한 주주가치 평가에 대한 얘기다. 정당한 기업가치가 1000억인 회사를 어떤 한 사람의 사익을 위해 5000억원으로 깎아내리는 관행이 횡행하는 자본시장 시스템에 누가 선뜻 투자하겠는가. 그리고 국내의 어디에선가는 사전에 문제를 제기했어야 할 재벌3세승계 문제를 아무도 제기하지 않다가 외국 투자자의 문제제기로 겨우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이상한 사례에 관한 얘기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이번 사태를 통해 결정된 시대착오적인 재벌지배체제의 영속화는 서민경제 몰락의 영속화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영속화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이번 결과는 삼성 이씨 일가의 뜻대로 됐으나, 재벌독식구조의 지속으로 한국경제, 특히 한국의 서민경제는 나쁜 결과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이 사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힌트를 보여주는 기사를 만났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기사가 시사인에 나지 않고, 시사저널에 나야 하는지 한없이 안타깝다.)

재벌 사랑이 애국인 이상한 나라, 한국.


이 기사에 인용된 이원일 대표라는 분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수십년 뒤 이번 합병 사태를 돌아봤을 때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큰 변환점으로 남을 것". 나도 동감한다. 이번 일은 단순히 하나의 합병 케이스가 아니다. 한국이 지금 국내 경제의 활력을 짓누르는 시대착오적인 재벌지배체제의 영속화를 용인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관한 판단이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데도,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충분히 떠들지 않았고 기득권 언론들은 이재용의 사익을 국익인 것처럼 포장해 보도했다. 더구나 메르스사태에 묻혀 대중들의 관심도 크게 낮았다. 8월말까지 나꼽살을 쉬고 있는 관계로 파파이스와 전국구에 자청하다시피 나가서 이 문제에 대해 떠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재벌3세승계를 용인했다. 저출산고령화 충격과 부동산 거품 및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재벌3세체제를 승인한 한국경제의 앞날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또 하나. 블룸버그의 동아시아 담당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의 칼럼을 참고해보시길. 블로그 주인장께서 아주 친절히 번역해 놓으셨다.

이 글에서는 아래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 시장들에 비해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영속시킬 것임이 틀림없다. 그것이 종종 삼성, 현대, 그리고 다른 한국 기업들에 의해 자행되는 사기꾼스러운(dodgy) 기업 지배 방식의 대가다."

기득권 언론들, 말만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자고 한다. 그런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시대착오적 재벌 지배구조와 이들의 부패행위다. 이번 사건처럼 재벌일가의 이익을 위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삼성물산의 주주가치를 낮게 평가하면 거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누가 제대로 투자하겠는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훨씬 낮게 평가하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런데 코미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앞장서 운운하던 경제지들이 이번 합병건을 가장 강력히 옹호했다. 물론 삼성광고에 눈이 먼 충견들의 행태였을 뿐이지만.

삼성의 승리는 한국의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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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7. 24. 08:44




온갖 바람잡이 동원해 청약대박이니 뭐니 선동하지만, 아래 링크한 기사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9년만의 호황'의 실체.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50701054106757.daum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청약접수를 한 아파트 25개 단지 가운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7곳(28%)에 불과. 분양단지 절반 이상은 순위 내 미달.

-청약됐다고 계약으로 다 이어지는 것도 아님. 분양 후 6개월 동안 계약한 비율을 말하는 초기분양률은 전국 78.3%, 서울 48.6%. 이나마도 건설사들이 최대한 부풀려 신고한 것일 것. 어쨌든 서울의 경우 6개월이 지나도 분양 안 된 물량이 절반 이상이라는 것.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동반하고 있는데도, 집값이 그다지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유념하시길. 이는 빚을 더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집값 상승세는 금방이라도 꺾일 수 있다는 뜻이며, 지금 무리하게 빚내 집 산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는 뜻이니.

-오늘자 신문에 보도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의 경고도 무시하지 마시길. 금리가 2% 포인트 상승하고 집값이 10%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는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30%나 높아진다는 뜻이니. 지금은 초저금리에 정부 부양책이 통하니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위기는 결코 단선적으로 발생지 않음.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98267.html


-이런 상황에서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분양물량은 사상 최대. 2014년 분양 물량도 분양가 상한제 밀어내기를 앞둔 2007년 이후 사상 최대였는데, 그 때 비해서도 훨씬 많다. 선분양제 하에서 건설업체들이 분양 물량 쏟아낼 때는 광고를 매개로 신문사들이 '조작된 호황'을 만들어내지만, 분양 물량 다 밀어내고 나면 건설사들은 '아 몰랑' 모드.


<그림1>

주)부동산114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




-선분양제 하에서 지난해부터 쏟아낸 분양물량이 입주 물량 형태로 돌아오는 1~3년 후에 바가지 쓰는 것은 소비자 몫. 부디 신중들 하시길. 건설업체들 분양 물량 밀어내기 일단락되고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는 올해 말~내년 초만 돼도 주택시장 분위기 많이 달라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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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dinomics.com/data/notice/4028


by 선대인 2015. 7. 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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