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참고바랍니다.

********************************************************************

 

 

 

강남은 특수한 곳이라 별개로 생각해야 된다는 생각이 꽤 널리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과거 한국에 살 때, 강남권에 살았었습니다.

강남이 각광받는 이유는 두가지라고 보입니다.

 

하나는, 학군입니다. 좋은 사설학원과 학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로케이션(Locaton)입니다. 교통이 편리하고 문화시설등 입지조건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런 두가지 조건은 미쿡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미국도 학군좋고 로케이션 좋은 곳을 선호합니다.

당연히 부동산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구요.

 

제가 살고 있는 시애틀메트로(몇개의 시가 하나의 거대한 도시군락을 이루기 때문에 메트로라는 말을 썼습니다.)에도

로케이션 좋고 학군 좋은 곳이 있습니다.

 

벨뷰(Bellevue) 라는 곳입니다.

벨뷰에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빌게이츠도 삽니다.

(물론 빌게이트는 벨뷰와 바로 붙어있는 머다이나에 삽니다.)

또한, 벨뷰 바로 옆 섬지역인 머서아일랜드에는

MS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이 사는 동네입니다.

 

벨뷰는 시애틀이 커지면서 새로 개발된 도시입니다.

마치 강남개발과 비슷한 역사를 가진 곳이지요.

 

벨뷰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새로 개발된 곳이

제가 살고 있는 이사콰입니다.

마치 한국의 분당같은 곳이지요.

 

벨뷰와 이사콰 둘다 공립학교 학군이 상당히 좋은 곳입니다.

특히, 벨뷰의 뉴포트 하이스쿨과 벨뷰하이스쿨은

미 전국에서도 몇번째 안에 들어가는 공립 고등학교 입니다.

로케이션도 아주 좋고 환경친화적인 도시입니다.

 

...

 

학군좋고 로케이션 좋은 이곳을 한국인들이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요?

많은 한국인들이 이 지역에 삽니다.

저도 벨뷰 근처에 살다보니 이 곳에 사시는 많은 한국분들을 압니다.

 

2004년 부터 벨뷰의 부동산은 폭등하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벨뷰지역에 기반이 있습니다.

2005-6 MS는 엄청나게 많은 직원들을 고용했고

벨뷰 다운타운에는 수많은 빌딩들을 짓기 사작했습니다.

벨뷰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강남처럼..

벨뷰도 개발된지 오래되어

낡은 집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낡은 집을 사들여

비싸고 좋은 새집으로 개건축을 하였습니다.

2005 1년 사이에 거의 100% 이상 가격이 폭등합니다.

 

제가 아는 분들 중에도 2005,6,7년도에 벨뷰로 이사하거나

투자하신 분들이 꽤나 됩니다.

모두다 대박의 푸른 꿈을 안고 말이지요.

 

2009 6월 현재.

시애틀 근교 대부분의 지역의 집값은 2007년 대비 약 30% 하락했습니다.

그러면, 벨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벨뷰는 타 지역에 비해 더 떨어졌습니다.

시애틀 인근에서는 가장 큰 하락율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뻔합니다.

벨뷰지역은 이번 주택붐 기간동안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말씀하실겁니다.

많이 올랐다가 많이 떨어졌으니 손해 볼 것 없지 않은가?

그래도 역시 로케이션 좋고 학군좋은 벨뷰가 투자에는 적격 아닌가?

 

그렇습니다.

급등하기 전인 2003년 이전에 사신분들은 당연히 지금도 느긋합니다.

문제는 강남불패를 외치면서,

2005년 이후 벨뷰에 입성한 용감한 분들이 문제였습니다.

 

LA와 달리 시애틀은 1970년대 이래 부동산이 폭락지경이 된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LA는 다릅니다. LA 80년대말 주택붐이후 97년까지 약 8년간 하락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남불패론 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인들을 포함해서) 너도 나도 벨뷰에 투자했습니다.

 

셀러(Seller)가 부르는 값보다 10%-20%는 더 주어야 살수 있는

강력한 셀러마켓(Seller's Market) 하에서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습니다.

사자마자 6개월만에 10만불 이상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벨뷰 신규 투자자들은 만족했습니다.

 

어떤 이는 몇개 더 사두는, 아주 겁없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모두다 강남불패론을 신봉하는 용기있는 분들이었습니다.

 

2006 LA 부동산이 꺾여도,

(마치 세계 부동산이 다 급락을 해도 강남 집값은 독야청청 뛰는 것처럼)

비웃듯이 벨뷰의 집값은 지속적인 급등을 했고,

2007년 봄까지도 그 기세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시애틀 지방 언론과 방송에서는

"시애틀은 왜 특별한가?"라는 타이틀을 앞세우며

너도나도 미국 다른 전지역의 부동산이 다 떨어져도

시애틀만은 특수하여 경제도 좋고 고용도 좋고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은 지속 상승한다고 바람을 잡았습니다.

 

당시 벨뷰에 집을 한두채 산 분들은

늘어난 자산에 기뻐하며, 고급차 고급가구들을 마구 사들였습니다.

바로 미국의 경제를 버텨준 일등공신들이었습니다.

 

2007 8. 드디어 우려했던 서브프라임이 본격적으로 터졌습니다.

 

매물은 많아지고 바이어는 관망세에 들어갔습니다.

벨뷰에 투자한 한인 분들도 경기상황을 유심히 점검했습니다.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싼값에 부동산을 내어 놓았고

그래도 상대적으로 구입당시 가격에 비해 상당한 이익을 챙겼습니다.

 

서브프라임 이후에도 강남불패론을 믿는 분들은

"기다리면 곳 봄이 올것이다 ." 라는 믿음으로

2009년까지 버틴 분들이 많습니다.

 

2009년 여름 현재,

부동산 급락은 실물경제의 추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보잉은 그 많은 주문들이 하나 둘씩 취소되고

시애틀이 본사인 워싱턴뮤추얼은행은 체이스로 넘어갔습니다.

시애틀 다운타운의 오피스의 공실율은 20%를 넘어갔고

MS도 대규모 감원을 개시합니다.

 

2005년 이후 벨뷰에 새로이 투자한 그분들은

이제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이자인 모기지를 제때 못내어

드디어 은행이 차압을 합니다.

 

차압을 당하기 전에 숏세일로 싸게 처분하려고 해도

살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집은 은행이 가져갑니다.

 

제가 아는 분 중

2006년 벨뷰에 139만불을 주고 산 집이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장에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80만불인가에 올해 봄에 겨우 팔렸습니다.

 

이런 집들이 지금 벨뷰에는 부지기 수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밤낮없이 주말도 쉬지 않고 일해온

우리 한인 이민자들이

 

단 한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드디어 이루었다고 생각했던 아메리칸 드림이

한순간에 깨어져 버렸습니다.

 

 

 

지금의 강남.

요즘 다시 꿈틀거리니 사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거품이 꺼지고 나면

그 동안 여러분이 피땀 흘려 모은 전재산이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신중히 판단하여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7. 7. 09:51

 

정부가 막대한 부자감세와 재정적자를 통한 건설경기 부양 등으로 재정이 악화되자 세수를 올리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다 동원하고 있다. 정식 발표 전에 연구자료를 흘리면서 여론 반응을 떠보는 식의 행태도 얼마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부가가치세 인상을 검토하더니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사 슬며시 물러서며 다시 에너지세를 도입한다, 각종 면세조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둥 별 생쑈를 다하기 시작하더니 오늘도 한 건 올라왔다. 전세금에 세금을 물리고 술과 담배에 이른바 '죄악세'를 부과한다고 한다. 이들 세금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그 세목에 대한 직접적 판단 외에 현재의 전체 조세 및 재정체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현 정부가 어떻게 세수 및 재정지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감세안을 통해 2012년까지 총 33.9조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고 밝혔다그런데 올해 2월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감세정책 추진으로 96.1조원, 대표적인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얼마 전 총 세수 감소 규모가 99조원에 이른다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이는 세수감소액을 추산하는 기준을 달리 적용한 때문이다. 재정부는 세수감소를 매년마다 전년대비 세수 감소폭을 합계한 데 반해, KDI는 기준년도를 기준으로 세수감소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감세정책 시행 전 250조이던 세수가 감세정책의 효과로 이후 4년간에 걸쳐 매년 240 230 220 210조원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하자. 재정부는 매년 전년 대비 감소분의 합계액인 40조원(=10조원 x 4)의 감세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하는 것이다. 반면 KDI 방식으로는 감세정책 실시 전 기준년도 세수(250조원) 대비 세수 감소액의 합계인 100조원(10조원+20조원+30조원+40조원)으로 추산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누가 옳은 지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당연히 예산정책처가 옳다. 기준년도 방식을 사용해야 감세정책의 영향이 매년 누적되는 폭을 추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세정책이 없었다면 정책 시행 후 4년차에도 원래 250조원의 세수가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에 40조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를 전년에 대비해서 10조원의 감세효과만 발생한다고 추산하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재정부의 과소 추산이 무지의 산물인지, 아니면 대규모 ‘강부자 감세’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의도적인 속임수인지는 분명치 않다. 만약 재정부가 이런 기본적인 계산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감세정책과 같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름이 끼친다. 미국 의회예산처(CBO) 등도 국회 예산정책처나 KDI 등이 추산한 방식처럼 기준연도 방식을 사용해 세수 변화 효과를 추산하고 있다. 이것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상식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라면 무식함으로 나라를 말아먹는다는 비난을 들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만약 의도적인 속임수라면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대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사악한 기득권 정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어느 쪽이든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나 재정부의 세수감소 추정치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닐 수 있는 경우가 딱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이명박정부가 2012년까지 낭비성 예산을 줄여 정부 재정규모를 세수감소분에 비례하여 매년 축소해가는 경우다. 그러나 이미 2009년만 해도 정부 총지출이 302조원을 넘어 관리대상수지 적자가 무려 51.5조원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작은 정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왜 하는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4대강 정비사업에만 30조원 이상의 예산을 퍼부으려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여당 소속인 한나라당 이한구의원이 4대강사업과 자전거도로 사업은 국가채무로 하는 사업이라고 언론에 대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을까.

 

이처럼 이명박정부 감세정책의 문제점은 시행 첫 해 만에 벌써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정부는 한술 더 떠 기업 투자를 촉진한다는 핑계로 대부분 재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는 연구개발 비용의 세액공제율을 대폭 높이고, 설비투자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지난 2일 발표했다. 더구나 재정수지 적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조치들이 재정수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추계작업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현실에서 급속한 고령화나 갈수록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추이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재정악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런 가운데 이명박정부는 무리한 감세정책과 대규모 토건사업 남발로 국가 재정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벌어질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세대가 써야 할 몫까지 땡겨서 자신들의 쌈짓돈인양 부유층과 재벌기업 등에 마구잡이로 퍼주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감세정책 만으로 2010년 이후 매년 25조원 전후의 재정적자 발생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만큼 세수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어디에선가는 다른 세수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 직접세를 깎아줬으니 추가 세원의 대부분은 모두 간접세에서 충당될 수밖에 없다아래 <도표1>을 보면 2008년 기준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수입이 전체 국세 수입의 약 7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감세하면 부가가치세 등 다른 세목에서 세수를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부인하기는 했지만, 부가가치세 인상 방안이 거론되는 한편 정부가 180여개 비과세 감면제도 중 올해 일몰시기가 도래하는 86개를 중심으로 비과세 혜택을 없애겠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전세수입에 대해 과세하고, 술과 담배 소비에 대해 기독교적인 선악관의 냄새마저 풍기는 죄악세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물론 지나치게 남발된 비과세 및 감면 조치나 전세수익에 대한 과세는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유층에 대한 대규모 감세와 부동산 거품을 불러일으킨 건설업체를 부양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더 큰 문제를 낳게 된다.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부유층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사태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조세저항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7. 7. 09:48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