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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청계천 공사를 말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9일 공사 현장에서 나온 문화재 복원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청계천 복원 공사와 관련, "(서울시의 청계천 공사 방향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돼서 정책이 수정되거나 뒤로 물러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문화재 복원 논란에 대해 "문화재로 비중 있는 것은 수표교와 광교뿐 나머지는 아무 것도 없다"며 "땅에 파묻혀 있는 (구조물) 기초 돌 덩어리가 어떤 모양으로,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사해서 기록을 해 놔야 하지만 돌 자체가 문화재로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시장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와 관련, "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는데 이 정도면 뉴욕이나 런던, 동경 중심부 아파트 값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민간 건설업체들에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라면서 "정부 산하 토지공사가 공급하는 택지 원가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9일 서울시장 접견실에서 50분가량 이뤄졌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요약. "수표교와 광교 외엔 문화재적 가치 없어"
-청계천 복원공사를 둘러싸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데.
공사를 홍수 전에 못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 올해 두 번의 홍수가 있을 것이다. 홍수가 아니라도 우기에 접어들면 한 달 반 동안은 공사를 못한다. 서울시내 모든 물이 청계천에 모인다. 범람 직전까지 간다. 공사를 거기 맞춰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문화재 때문에 이야기들이 많은데 각기 전문 분야가 있는 것 아니냐. 상지대 교수들과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쪽 사람들은 역사와 사회학을 전공했는데도 문화재와 관련해 이야기를 한다. 그건 문화재 위원들이 개진할 문제다. 그 다음에 수리(水理) 문제다. 처음 청계천 교량 지을 땐 600년 전 인구 30만이 살던 때다. 당시 하수물은 제 자리에서 다 빠졌다. 이제는 서울시 전체가 콘크리트로 덮여 물이 스며들지 않고 모두 청계천으로 흘러 든다. 옛날 개천에 쓰던 교량을 여기에 그대로 쓸 수 없다. 시공자인 우리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문화재 전문위원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비중 있는 문화재들이 지금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문화재로 비중 있는 것은 수표교와 광교뿐이다. 나머지는 아무것도 없다. (구조물) 기초 돌 덩어리가 땅에 파묻혀 있을 뿐이다. 그 돌이 어떤 모양으로,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사해서 기록을 해 놔야 하지만 돌 자체가 문화재로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계속 문화재들이 발굴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게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시민위) 관계자들 이야기인데.
이미 다 나왔다. 나올 만한 것은 다 기록에 나와 있다. 나머지 지역에 대해 지표조사도 해보고 다른 것도 해봤다. 깊이 더 파보니 나오는 게 화투짝, 고무짝 이런 거지.
-시민위에서는 수리적으로는 지난해에도 별 문제 없었는데 홍수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서울시가 정해놓은 일정에 맞춰 가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무책임한 이야기다. 2002년 청계천 덮여 있을 때 종로 일대가 범람했었다. 지금은 공사중이므로 범람이 되면 피해가 매우 커진다. 문화재고 뭐고 위치가 다 바뀐다. NGO 계신 분들도 90% 이상 다 이해한다 (그런데 왜 반대 의견이 나오나) 그러니까 일부라는 거지. 문화재라고 하는데 그것들이 깨지는 것도 아니고 돌 덩이일 뿐이다. 조각품도 아니다. 원석 그대로 묻어놓은 것이다. 석축할 때 쌓든지 조경할 때 쓰든지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 문화재 나오면 박물관에 갖다 놓지 그 자리에 두고 원상 복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문화재위원회 결정이 나오면 다 따르는 건가.
당연하지. 지금도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한다. 시민위에서 자꾸 따지고, 과격하게 나오니 저쪽(문화재위)은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일방적으로 할 게 없고 할 수도 없다.
-문화재위원회는 개발과 복원이 논란 될 때 복원쪽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많았는데.
복원 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복원하나. (구조물) 기초의 큰 돌, 원석이 나오는데 그 자체가 무슨 문화재 가치가 있나. 보지 않으면 모른다. 문화재 위원들은 오래 (이 일을) 취급해봐 잘 아는데 그 분들 결정을 따른다.
-당초 시장이 시민위 쪽 얘기를 많이 듣겠다고 했는데, 시민위 쪽에서는 시장이 잘 경청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내가 시민위원회 위원장인데 듣고 안 듣고 할 게 없다. 시민위 목적은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계획이 만들어진 것을 심의하는 것이다. 우리와 합의하는 게 아니라 심의하는 거다. 깊은 기술적 문제로 들어가면 시장하고 얘기할 게 없다. 나도 전문가가 아닌데 터치하는 게 없다. 내가 지시할 건 문화재 전문위원들 말을 따르라 하는 것 밖에 없다. "대안없이 비판해서는 안돼"
-처음에 청계천 사업 비전을 내놓을 때 대표적 친환경사업이라고 제시했다. 얼마전 환경연합 운동가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들이 청계천 사업이 자연하천을 살리는 방향이 아니라 건설사업 하듯 개발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하더라.
더 깊은 이야기는 하면 안 되고…(잠시 뜸을 들이다) 실무적으로 감정적 대립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위 관계자들과 사업 맡게 된 분들간의 갈등 말이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며) 거기까지 말할 필요는 없고. 어쨌든 모든 공사가 끝나면 조경도 해야지. (가능하면 자연 생태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느냐?) 그게 조경 아니냐. 세느강을 얘기하는데 세느강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콘크리트로 박스를 만들어 그 위에 물을 흘린 거니까. 그 사람들이 요즘 같으면 우리처럼 했을 것이다. 우리가 더 친환경적이다. 콘크리트에 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흙 위로 물이 흐르고 그 바깥에 다시 홍수를 대비해 차수벽을 대는 것이다. 물은 자연상태로 흙 위로 흐르는 거다.
-자연의 물줄기를 뽑아오는 것이 아니고 지하철 공사장에서 나온 물을 끌어온다고 하던데.
지금 청계천 물이 일년에 열흘도 안 흐르는 것을 어떻게 끌어오나. (기자를 쳐다보며) 이렇게 전체를 모르고 일부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 복잡한 질문을 하는 거다. 기술적인 전문분야에서 시장이 간섭하면 실수할 수 있다. 조경을 위한 공사가 어디 있나. 어떤 사람의 견해도 있을 수 있다. 100%를 다 맞출 수 없다. (시민의) 8,90%가 동의하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8,90%가 동의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넘지. (오히려 미디어다음 네티즌 폴에서는 대다수가 반대를 했는데)네티즌들이 전문가가 아니니까 서울시가 환경 무시하고 한다고 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그 사람들은 잘 모르니 신문에 난 것만 보고 그렇게 한다. 이번 공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 글들을 보내고 있는 것일 것이고. 그런 말에 현혹돼서 정책이 수정되거나 뒤로 물러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있는 거다. 전문가들이 한다면 그대로 가는 거다. 이 정부도 부산고속철을 당초 계획대로 그대로 가면서 우물쭈물하다가 15조를 날렸다. 새만금사업도 결국 그대로 가면서 중간에 좌초해서 2조가 더 들어가게 생겼다. 청계천이 덮여서 썩은 물 흐를 때는 가만 있다가 이제 와서 이렇게 말들이 많나. 이제 뚜껑 열어놓으면 어디든지 가서 확인할 수 있다. (청계천을) 덮을 때 문제 삼지 않던 사람들이 열 때 왜 이렇게 말이 많나 하는 거지. 광통교 위(상판)가 하나도 없다. 기둥만 있다. 과거 복개공사 때 상판을 걷어버려 이제 찾을 수도 없다. 그 위에 그대로 콘크리트칠을 했어. 그럴 때 학자들이 뭐 했나. 수표교 장충동 옮길 때는 가만 있다가 이제 기초 파낼 때 말이 많으냐는 거지.
-그 때야 '개발독재 시대'여서 그랬던 것 아닌가.
개발독재 시대라도 기록은 해놔야지. 어디 버릴 때 한쪽에 보관해달라고 해야지 군부정권이 무서워서 그 말을 못했겠나. 나는 그걸 보고 학자들을 굉장히 증오하는 것이다. 그걸 어디 보관을 해 놔야지.
-청계천 문제는 이 질문으로 정리하자. 시장님이 임기 안에 끝내 치적으로 내세우려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던데.
세상에 별 사람 다 있으니 별 이야기 다하는 거지.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서두른다고 비난하고. 그런 말하는 사람들 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 아무도 없다. 아무 대안 없이 비판하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안 된다. 내가 (청계천 공사)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미뤄버렸다고 하자.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무책임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턴키 입찰을 받아서 업자들이 낸 공기다. 기술자들이 볼 때 이건 그렇게 어려운 공사 아니다. 우리가 제시한 것보다 3개월 당겨서 낸 것이다. 지금 3공구째는 거의 다 끝나 할 일이 없다. 내가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늦췄으면 시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지금 (청계천) 상인들 조용한 이유가 뭐냐. 하루라도 빨리 해주는 걸 기대하고 있는데 이걸 늦춰봐라 어떻게 되나. 내가 정치할 사람이면 (청계천 공사를) 시작도 안 했지. 가만 있으면 본전인데.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지도 않을 거다. "대선? 내 임기 끝나면 할 말은 하지"
-정치 이야기 나온 김에 여쭤보겠다. 유력한 대선주자중 한 분으로 거론되는데 어떤 생각인가. 그 전에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는 안 나가는 건가.
전당대회에는 절대 안 나간다. 시민들과 약속한 게 있는데. (당에서) 추대한다고 해도 추대 받아 갈 수도 없고, 어쨌든 절대 안 나간다.
정치 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관심 전혀 없다' 하면 가식적인 얘기지. (대통령) 5년 임기에 이제 1년이 지났는데 예전에 이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 서울시장 임기 반이 다 돼 가지만 아직 누가 (다음) 시장한다는 얘기가 없다. 대통령이 실정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기대감은 있겠지만, 그래서 누가 일찍 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거기에 편승해서 정치적 행위를 하거나 정치적 발언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나는 여태까지 대통령에게 한번도 정치적 공세를 안 했다. 사실 따지자면 시도지사도 노 대통령이 하는 것처럼 '한나라당 됐으면 좋겠다'고 나가서 말할 수 있지. 그런데 그렇게 안하고 일에 열중하고 있다.
-시장 임기가 끝나면 말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임기 다 끝나면 할 말은 하지. 내 임기가 끝나고 대통령 임기가 일년 남았으면 내가 하고 싶지 않아도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지. 그런데 이제 일년 지났잖아. 그 동안 국민 의식이 매우 빠르게 바뀐다. 그 동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죽 지나면서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세 명(의 국정운영 방향이) 거의 같은 방향이었다. 이런 방향으로 가느냐, 다른 방향으로 바뀌느냐는 아무도 모른다. (빙그레 웃고 나서) 모든 매스컴이 끝에는 이걸 모두 물어보더라. 왜 그렇게 빨리들 물어보는 거냐. 노 대통령이 잘못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그런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사태도 맞물려 있지 않겠나) 한나라당 사태는 총선 앞두고 있는 현상이다. 한나라당은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 받을 만큼 받고 있는 것 같다. 고통을 받음으로써 (당내에서) 새로 태어나는 거라고 본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나오는 건전보수, 개혁보수 얘기를 지지하는 편인가.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정권에서는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국정이 올바로 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독주하면 위험하지. 그러니까 건전한 야당이 나와야 하지, 시원찮은 야당 나오면 안 된다. 한나라당이 건전한 야당으로 구실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문제, 교육부장관과 신임 교육감과 발 맞추겠다"
-잠시 옆길로 샜는데 다른 질문을 드리겠다. 시장께서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에 의지를 갖고 계신데 유인종 교육감하고는 그 부분에서 잘 안 맞는 것 같다.
결이 다르지. 그 사람은 전교조 발상인데, 교육의 수혜자는 시민 아니냐. 시민의 요구가 뭔가를 살펴야 한다. 지금은 개방된 사회 아닌가. 옛날에는 대학 졸업 안 한 사람이 유학 가는 거 생각 못 했잖아. 그런데 요즘에는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유학을 간다고 한다. 30년 전 제도를 가지고 그대로 가면 되나. 당연히 교육도 바뀌어야지.
-결국 교육청과 발을 맞추야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서울시교육청과 조화롭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안병영) 교육부장관의 견해가 나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교육부총리가 그런 생각 갖고 있으면 상관이 없다.
-어쨌든 교육청과 협조할 부분이 많을 텐데 교육청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을 건가.
재량권을 교육청이 갖고 있으니까. 서울시가 서울시민 세금 받아서 2조를 대주면 시민의 요구를 경청해야지. 그러면 교육에 더 뭘 원하는 거냐. 정부 내에서도 생각이 똑 같다. 한 사람만(유인종 교육감을 지칭) 그러는 거지. 한 사람도 요즘 많이 변했더라. (자주 보시느냐) 자주 만나고 가깝게 지낸다. (웃으며) 다들 싸우는 줄 아는 모양인데. ('코드'가 달라 보이는데) 코드가 다른 것하고 사람 알고 지내는 것 하고 다르지. 친구간에 코드가 다 맞나. 이제 이 분이 물러나니까 이 분하고 얘기해서 결론을 낼 수는 없는 상황이지.
-그럼 차기 교육감과 특목고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건가.
차기 교육감도 그렇고, 교육부총리도 그러니까 교육문제는 잘 해결될 거라고 본다.
-교육학박사 한 분이 서울시내의 공교육 인프라에서 지역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 은평구에는 공립고등학교가 하나도 없고, 성동구에는 달랑 2개만 있다고 하더라. 그런 문제들부터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성동구는 달랑 2개가 아니라, 여자고등학교만 2개가 있다. 그런 것도 시정해달라는 것이지. 그런 것을 공교육이 시정을 못하면 사교육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라도 해서 수준 높게 만들 필요가 있다. 여기 있던 명문고를 쏙 뽑아서 강남에 옮겨갔을 때 빈 자리를 메워주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강남 개발 당시 명문고를 이전하기보다) 강남에 새로운 학교를 설립했으면 좋았다. 지금 성동구 사는 사람들 다 타지 가서 공부한다. 실업고만 세개가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그 학교에 안 간다. 이 걸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조정을 해줘야 한다. 실업고를 줄이고 하나 정도는 일반고로 바꿔야지. 이런 것을 너무 안 해준다. (정부도) 늘 입시만 갖고 이야기를 했지 뭘 했느냐. "정부 조성 택지 비싸 아파트 분양가 너무 높아져"
-도시개발공사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했지만 이전 인터뷰 내용을 보니 민간 업체들 분양가까지 공개하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하셨다. 하지만 시장께서 현대건설 사장 출신이고 타계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국민당 후보 시절 아파트 반값으로 짓겠다고 공약했다. 그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에서 굉장히 많이 남기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당시는 정부가 가격을 정해줬으니 이야기할 게 없다. 김대중 정권 때 가격을 풀어준 거다. 정주영 후보가 한 것은 대통령 되면 땅을 싸게 공급해주겠다는 거였다. 그건 가능했다. 서울시가 짓는 것은 99%가 임대아파트다. 예외가 마포 상암지구 1,2,3차다. 그 경우 분양하려고 하니 개인의 투기 요인이 되겠다 싶었다.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것보다는 분양가를 좀 낮게 해서 공익을 위해 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분양가 원가를) 공개해줬다. 우리는 한 두 경우밖에 없지만 민간기업은 다 공개하라면 무리다. 민간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이익 내는 데가 있고 적자 내는 데가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높다. 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다. 2000만원 넘으면 뉴욕이나 런던이나 동경 중심부 아파트 값보다 더 높은 가격이 된다.
-민간 건설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인가.
그건 뭐라 할 수 없다. 정부가 아파트 건설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너무 아파트를 고급화한다. 인테리어 자재들이 100% 외제다. 부엌 가구니 뭐니 모두 독일제다. 여기에서 가격 원가 상승 요인 만들었다. 기본 자재를 사용해 중산층 아파트를 짓고 돈 있는 사람은 입주후 더 고급스럽게 집을 꾸미게 하면 된다. 그런데 일괄적으로 자꾸 고급스럽게 하면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무주택자에게 희망을 못 준다. 무주택자가 싼 값으로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 기초만 해주면 들어가 살다가 꾸미면 되지 않느냐. 내장 고급화로 업체들이 경쟁하니 코스트 업(원가 상승)이 되지 않나. 그런 점에서는 견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부가 해줘야 한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다. 평당 분양가를 2200만원으로 올리고 싶은 사람이 억제하도록 간접적 효과를 노려야지 직접적으로 대놓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주택지 공급계획도 바꾸어야 한다. 토지공사가 토지개발 다하는데 여기 민간업체들이 다시 이익을 붙여 파니 이중으로 가격이 뛴다. 토공은 원가로 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임대아파트 조금 적자 보면서 공급한다. 매월 5만원, 8만원 받으면서 적자 본다. 그런데 정부 산하 기관이 지난 해 1조 3000억원 이익 냈다는데 그건 잘못이지. 그렇게 정부가 시행하면 분양원가가 떨어지고 다른 분양가 내역도 다 드러난다.
그는 문화재 복원 논란에 대해 "문화재로 비중 있는 것은 수표교와 광교뿐 나머지는 아무 것도 없다"며 "땅에 파묻혀 있는 (구조물) 기초 돌 덩어리가 어떤 모양으로,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사해서 기록을 해 놔야 하지만 돌 자체가 문화재로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시장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와 관련, "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는데 이 정도면 뉴욕이나 런던, 동경 중심부 아파트 값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민간 건설업체들에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라면서 "정부 산하 토지공사가 공급하는 택지 원가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9일 서울시장 접견실에서 50분가량 이뤄졌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요약. "수표교와 광교 외엔 문화재적 가치 없어"
공사를 홍수 전에 못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 올해 두 번의 홍수가 있을 것이다. 홍수가 아니라도 우기에 접어들면 한 달 반 동안은 공사를 못한다. 서울시내 모든 물이 청계천에 모인다. 범람 직전까지 간다. 공사를 거기 맞춰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문화재 때문에 이야기들이 많은데 각기 전문 분야가 있는 것 아니냐. 상지대 교수들과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쪽 사람들은 역사와 사회학을 전공했는데도 문화재와 관련해 이야기를 한다. 그건 문화재 위원들이 개진할 문제다. 그 다음에 수리(水理) 문제다. 처음 청계천 교량 지을 땐 600년 전 인구 30만이 살던 때다. 당시 하수물은 제 자리에서 다 빠졌다. 이제는 서울시 전체가 콘크리트로 덮여 물이 스며들지 않고 모두 청계천으로 흘러 든다. 옛날 개천에 쓰던 교량을 여기에 그대로 쓸 수 없다. 시공자인 우리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문화재 전문위원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비중 있는 문화재들이 지금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문화재로 비중 있는 것은 수표교와 광교뿐이다. 나머지는 아무것도 없다. (구조물) 기초 돌 덩어리가 땅에 파묻혀 있을 뿐이다. 그 돌이 어떤 모양으로, 어떤 형태로 있었는지 조사해서 기록을 해 놔야 하지만 돌 자체가 문화재로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계속 문화재들이 발굴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게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시민위) 관계자들 이야기인데.
이미 다 나왔다. 나올 만한 것은 다 기록에 나와 있다. 나머지 지역에 대해 지표조사도 해보고 다른 것도 해봤다. 깊이 더 파보니 나오는 게 화투짝, 고무짝 이런 거지.
-시민위에서는 수리적으로는 지난해에도 별 문제 없었는데 홍수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서울시가 정해놓은 일정에 맞춰 가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무책임한 이야기다. 2002년 청계천 덮여 있을 때 종로 일대가 범람했었다. 지금은 공사중이므로 범람이 되면 피해가 매우 커진다. 문화재고 뭐고 위치가 다 바뀐다. NGO 계신 분들도 90% 이상 다 이해한다 (그런데 왜 반대 의견이 나오나) 그러니까 일부라는 거지. 문화재라고 하는데 그것들이 깨지는 것도 아니고 돌 덩이일 뿐이다. 조각품도 아니다. 원석 그대로 묻어놓은 것이다. 석축할 때 쌓든지 조경할 때 쓰든지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 문화재 나오면 박물관에 갖다 놓지 그 자리에 두고 원상 복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문화재위원회 결정이 나오면 다 따르는 건가.
당연하지. 지금도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한다. 시민위에서 자꾸 따지고, 과격하게 나오니 저쪽(문화재위)은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일방적으로 할 게 없고 할 수도 없다.
-문화재위원회는 개발과 복원이 논란 될 때 복원쪽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많았는데.
복원 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복원하나. (구조물) 기초의 큰 돌, 원석이 나오는데 그 자체가 무슨 문화재 가치가 있나. 보지 않으면 모른다. 문화재 위원들은 오래 (이 일을) 취급해봐 잘 아는데 그 분들 결정을 따른다.
-당초 시장이 시민위 쪽 얘기를 많이 듣겠다고 했는데, 시민위 쪽에서는 시장이 잘 경청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내가 시민위원회 위원장인데 듣고 안 듣고 할 게 없다. 시민위 목적은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계획이 만들어진 것을 심의하는 것이다. 우리와 합의하는 게 아니라 심의하는 거다. 깊은 기술적 문제로 들어가면 시장하고 얘기할 게 없다. 나도 전문가가 아닌데 터치하는 게 없다. 내가 지시할 건 문화재 전문위원들 말을 따르라 하는 것 밖에 없다. "대안없이 비판해서는 안돼"
더 깊은 이야기는 하면 안 되고…(잠시 뜸을 들이다) 실무적으로 감정적 대립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위 관계자들과 사업 맡게 된 분들간의 갈등 말이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며) 거기까지 말할 필요는 없고. 어쨌든 모든 공사가 끝나면 조경도 해야지. (가능하면 자연 생태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느냐?) 그게 조경 아니냐. 세느강을 얘기하는데 세느강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콘크리트로 박스를 만들어 그 위에 물을 흘린 거니까. 그 사람들이 요즘 같으면 우리처럼 했을 것이다. 우리가 더 친환경적이다. 콘크리트에 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흙 위로 물이 흐르고 그 바깥에 다시 홍수를 대비해 차수벽을 대는 것이다. 물은 자연상태로 흙 위로 흐르는 거다.
-자연의 물줄기를 뽑아오는 것이 아니고 지하철 공사장에서 나온 물을 끌어온다고 하던데.
지금 청계천 물이 일년에 열흘도 안 흐르는 것을 어떻게 끌어오나. (기자를 쳐다보며) 이렇게 전체를 모르고 일부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 복잡한 질문을 하는 거다. 기술적인 전문분야에서 시장이 간섭하면 실수할 수 있다. 조경을 위한 공사가 어디 있나. 어떤 사람의 견해도 있을 수 있다. 100%를 다 맞출 수 없다. (시민의) 8,90%가 동의하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8,90%가 동의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넘지. (오히려 미디어다음 네티즌 폴에서는 대다수가 반대를 했는데)네티즌들이 전문가가 아니니까 서울시가 환경 무시하고 한다고 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그 사람들은 잘 모르니 신문에 난 것만 보고 그렇게 한다. 이번 공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 글들을 보내고 있는 것일 것이고. 그런 말에 현혹돼서 정책이 수정되거나 뒤로 물러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있는 거다. 전문가들이 한다면 그대로 가는 거다. 이 정부도 부산고속철을 당초 계획대로 그대로 가면서 우물쭈물하다가 15조를 날렸다. 새만금사업도 결국 그대로 가면서 중간에 좌초해서 2조가 더 들어가게 생겼다. 청계천이 덮여서 썩은 물 흐를 때는 가만 있다가 이제 와서 이렇게 말들이 많나. 이제 뚜껑 열어놓으면 어디든지 가서 확인할 수 있다. (청계천을) 덮을 때 문제 삼지 않던 사람들이 열 때 왜 이렇게 말이 많나 하는 거지. 광통교 위(상판)가 하나도 없다. 기둥만 있다. 과거 복개공사 때 상판을 걷어버려 이제 찾을 수도 없다. 그 위에 그대로 콘크리트칠을 했어. 그럴 때 학자들이 뭐 했나. 수표교 장충동 옮길 때는 가만 있다가 이제 기초 파낼 때 말이 많으냐는 거지.
-그 때야 '개발독재 시대'여서 그랬던 것 아닌가.
개발독재 시대라도 기록은 해놔야지. 어디 버릴 때 한쪽에 보관해달라고 해야지 군부정권이 무서워서 그 말을 못했겠나. 나는 그걸 보고 학자들을 굉장히 증오하는 것이다. 그걸 어디 보관을 해 놔야지.
-청계천 문제는 이 질문으로 정리하자. 시장님이 임기 안에 끝내 치적으로 내세우려고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던데.
세상에 별 사람 다 있으니 별 이야기 다하는 거지.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서두른다고 비난하고. 그런 말하는 사람들 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 아무도 없다. 아무 대안 없이 비판하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안 된다. 내가 (청계천 공사)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미뤄버렸다고 하자.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무책임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턴키 입찰을 받아서 업자들이 낸 공기다. 기술자들이 볼 때 이건 그렇게 어려운 공사 아니다. 우리가 제시한 것보다 3개월 당겨서 낸 것이다. 지금 3공구째는 거의 다 끝나 할 일이 없다. 내가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늦췄으면 시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지금 (청계천) 상인들 조용한 이유가 뭐냐. 하루라도 빨리 해주는 걸 기대하고 있는데 이걸 늦춰봐라 어떻게 되나. 내가 정치할 사람이면 (청계천 공사를) 시작도 안 했지. 가만 있으면 본전인데.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지도 않을 거다. "대선? 내 임기 끝나면 할 말은 하지"
전당대회에는 절대 안 나간다. 시민들과 약속한 게 있는데. (당에서) 추대한다고 해도 추대 받아 갈 수도 없고, 어쨌든 절대 안 나간다.
정치 하는 사람들이 '대통령 관심 전혀 없다' 하면 가식적인 얘기지. (대통령) 5년 임기에 이제 1년이 지났는데 예전에 이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 서울시장 임기 반이 다 돼 가지만 아직 누가 (다음) 시장한다는 얘기가 없다. 대통령이 실정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기대감은 있겠지만, 그래서 누가 일찍 누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거기에 편승해서 정치적 행위를 하거나 정치적 발언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나는 여태까지 대통령에게 한번도 정치적 공세를 안 했다. 사실 따지자면 시도지사도 노 대통령이 하는 것처럼 '한나라당 됐으면 좋겠다'고 나가서 말할 수 있지. 그런데 그렇게 안하고 일에 열중하고 있다.
-시장 임기가 끝나면 말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임기 다 끝나면 할 말은 하지. 내 임기가 끝나고 대통령 임기가 일년 남았으면 내가 하고 싶지 않아도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지. 그런데 이제 일년 지났잖아. 그 동안 국민 의식이 매우 빠르게 바뀐다. 그 동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죽 지나면서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세 명(의 국정운영 방향이) 거의 같은 방향이었다. 이런 방향으로 가느냐, 다른 방향으로 바뀌느냐는 아무도 모른다. (빙그레 웃고 나서) 모든 매스컴이 끝에는 이걸 모두 물어보더라. 왜 그렇게 빨리들 물어보는 거냐. 노 대통령이 잘못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그런 것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사태도 맞물려 있지 않겠나) 한나라당 사태는 총선 앞두고 있는 현상이다. 한나라당은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 받을 만큼 받고 있는 것 같다. 고통을 받음으로써 (당내에서) 새로 태어나는 거라고 본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나오는 건전보수, 개혁보수 얘기를 지지하는 편인가.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정권에서는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국정이 올바로 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독주하면 위험하지. 그러니까 건전한 야당이 나와야 하지, 시원찮은 야당 나오면 안 된다. 한나라당이 건전한 야당으로 구실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문제, 교육부장관과 신임 교육감과 발 맞추겠다"
결이 다르지. 그 사람은 전교조 발상인데, 교육의 수혜자는 시민 아니냐. 시민의 요구가 뭔가를 살펴야 한다. 지금은 개방된 사회 아닌가. 옛날에는 대학 졸업 안 한 사람이 유학 가는 거 생각 못 했잖아. 그런데 요즘에는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유학을 간다고 한다. 30년 전 제도를 가지고 그대로 가면 되나. 당연히 교육도 바뀌어야지.
-결국 교육청과 발을 맞추야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서울시교육청과 조화롭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안병영) 교육부장관의 견해가 나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교육부총리가 그런 생각 갖고 있으면 상관이 없다.
-어쨌든 교육청과 협조할 부분이 많을 텐데 교육청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을 건가.
재량권을 교육청이 갖고 있으니까. 서울시가 서울시민 세금 받아서 2조를 대주면 시민의 요구를 경청해야지. 그러면 교육에 더 뭘 원하는 거냐. 정부 내에서도 생각이 똑 같다. 한 사람만(유인종 교육감을 지칭) 그러는 거지. 한 사람도 요즘 많이 변했더라. (자주 보시느냐) 자주 만나고 가깝게 지낸다. (웃으며) 다들 싸우는 줄 아는 모양인데. ('코드'가 달라 보이는데) 코드가 다른 것하고 사람 알고 지내는 것 하고 다르지. 친구간에 코드가 다 맞나. 이제 이 분이 물러나니까 이 분하고 얘기해서 결론을 낼 수는 없는 상황이지.
-그럼 차기 교육감과 특목고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건가.
차기 교육감도 그렇고, 교육부총리도 그러니까 교육문제는 잘 해결될 거라고 본다.
-교육학박사 한 분이 서울시내의 공교육 인프라에서 지역간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 은평구에는 공립고등학교가 하나도 없고, 성동구에는 달랑 2개만 있다고 하더라. 그런 문제들부터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성동구는 달랑 2개가 아니라, 여자고등학교만 2개가 있다. 그런 것도 시정해달라는 것이지. 그런 것을 공교육이 시정을 못하면 사교육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라도 해서 수준 높게 만들 필요가 있다. 여기 있던 명문고를 쏙 뽑아서 강남에 옮겨갔을 때 빈 자리를 메워주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강남 개발 당시 명문고를 이전하기보다) 강남에 새로운 학교를 설립했으면 좋았다. 지금 성동구 사는 사람들 다 타지 가서 공부한다. 실업고만 세개가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그 학교에 안 간다. 이 걸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조정을 해줘야 한다. 실업고를 줄이고 하나 정도는 일반고로 바꿔야지. 이런 것을 너무 안 해준다. (정부도) 늘 입시만 갖고 이야기를 했지 뭘 했느냐. "정부 조성 택지 비싸 아파트 분양가 너무 높아져"
당시는 정부가 가격을 정해줬으니 이야기할 게 없다. 김대중 정권 때 가격을 풀어준 거다. 정주영 후보가 한 것은 대통령 되면 땅을 싸게 공급해주겠다는 거였다. 그건 가능했다. 서울시가 짓는 것은 99%가 임대아파트다. 예외가 마포 상암지구 1,2,3차다. 그 경우 분양하려고 하니 개인의 투기 요인이 되겠다 싶었다.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것보다는 분양가를 좀 낮게 해서 공익을 위해 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분양가 원가를) 공개해줬다. 우리는 한 두 경우밖에 없지만 민간기업은 다 공개하라면 무리다. 민간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이익 내는 데가 있고 적자 내는 데가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높다. 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다. 2000만원 넘으면 뉴욕이나 런던이나 동경 중심부 아파트 값보다 더 높은 가격이 된다.
-민간 건설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인가.
그건 뭐라 할 수 없다. 정부가 아파트 건설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너무 아파트를 고급화한다. 인테리어 자재들이 100% 외제다. 부엌 가구니 뭐니 모두 독일제다. 여기에서 가격 원가 상승 요인 만들었다. 기본 자재를 사용해 중산층 아파트를 짓고 돈 있는 사람은 입주후 더 고급스럽게 집을 꾸미게 하면 된다. 그런데 일괄적으로 자꾸 고급스럽게 하면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무주택자에게 희망을 못 준다. 무주택자가 싼 값으로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 기초만 해주면 들어가 살다가 꾸미면 되지 않느냐. 내장 고급화로 업체들이 경쟁하니 코스트 업(원가 상승)이 되지 않나. 그런 점에서는 견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부가 해줘야 한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다. 평당 분양가를 2200만원으로 올리고 싶은 사람이 억제하도록 간접적 효과를 노려야지 직접적으로 대놓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주택지 공급계획도 바꾸어야 한다. 토지공사가 토지개발 다하는데 여기 민간업체들이 다시 이익을 붙여 파니 이중으로 가격이 뛴다. 토공은 원가로 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임대아파트 조금 적자 보면서 공급한다. 매월 5만원, 8만원 받으면서 적자 본다. 그런데 정부 산하 기관이 지난 해 1조 3000억원 이익 냈다는데 그건 잘못이지. 그렇게 정부가 시행하면 분양원가가 떨어지고 다른 분양가 내역도 다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