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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을 위한 경제학/MB와 바보들의 행진에 해당되는 글 34건
- 2008.09.04 부시는 흰 것을 검다고 한다-이명박도 16
- 2008.09.04 이명박 시장 인터뷰, 청계천 공사를 말하다 24
- 2008.09.03 '강부자' 자신들을 위한 위선적인 감세안 39
- 2008.05.02 "유학생도 미국산 먹는데 뭐 어때"라는 조중동에게 250
기획재정부가 9월1일자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재도약 세제’라는 제목으로 감세안을 발표했습니다. 감세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미 신문과 방송 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 이미 접했을 것으로 믿고 이번 감세안을 세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평가해보겠습니다.
1. 향후 중장기 조세구조 개혁 방안에 대하여
현재 한국의 재정상태는 결코 건전한 상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외환위기 전 5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2007년 기준으로 3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또 국가채무 증가 속도도 해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 연기금 등으로부터 차입한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와는 달리 연금 지급을 위한 재정지출 시기는 아직 도래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정부는 2013~2015년경부터 베이비붐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는 시기에 대비해 매우 신중한 재정 운용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정구조의 건전성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다면 재정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실질 생산인구 감소 등에 따른 향후 세입세출 구조 변화에 대한 치밀한 준비 없이 마련한 막무가내식의 감세안은 무책임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점을 불과 4~5년 남긴 시점에서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막대한 감세안을 추진한 결과가 어땠습니까? 클린턴 행정부때 쌓은 흑자를 다 까먹고 막대한 재정 적자를 만들어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전례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향후 부족해질 수 있는 세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방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원 투명화 및 세원 기반 확대 등에 따른 일시적인 세수 초과 등에 기대 ‘문제 없다’고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지속될 효과가 아닙니다. 일정한 단계에 접어들면 세원 투명화 및 세원 기반 확대는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감세에 따른 경기 활성화로 세수 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다양한 실증 연구에 비춰볼 때 정부의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반면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는 향후 세율 조정이 없다면 계속 지속되게 됩니다. 한 번 내린 세율을 도로 올린다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더구나 한국 경제는 국내외의 각종 구조적 문제로 향후 수년 내에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수요가 크게 늘게 될 것입니다. 감세안 추진에 따라 세수는 줄고, 재정지출 수요는 크게 는다면 국가 재정의 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됩니다. 여기에다 은퇴 세대 증가로 인한 사회보장기여금 지출 수요 및 실질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경기 위축 효과까지 감안할 때 빠른 속도로 재정이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감세안에는 불과 몇 년 안에 벌어질 상황에 대한 대비책조차 전혀 없습니다.
또한 급격히 변화한 한국 경제의 구조에 걸맞은 세입세출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도 전혀 없습니다. 한국은 1970년대 기본 조세체계를 구축한 뒤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 땜질식 세목 변경으로 일관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제구조에 걸맞은 조세체계의 정비는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필수 과제입니다. 재정부도 겉으로는 ‘선진조세체계’를 구축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겉으로 내세운 정책 목표에 전혀 부합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현재 조세체계는 개발경제 시절 노동 및 자본집약적 성장 시대에 구축된 것으로 2000년대 이후 자산 경제 비중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 맞는 조세체계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과거 생산경제 활동의 비중이 클 때에는 법인세나 소득세 등 가계나 기업의 생산 활동에 대한 세금 비중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산경제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그 같은 체계를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법인세나 소득세를 깎을 수도 없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지속적인 세원을 추가적으로 확보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재정 위기에 노출될 수 있고, 이는 극단적으로는 경제 전반의 침체와 사회보장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경제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세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는 선진국 수준으로 계속 높여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양도세의 경우에도 보유세제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우발이익을 환수한다는 측면에서 큰 틀은 좀 더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앞으로 자산임대소득이 크게 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 따른 과세를 강화해 생산경제의 세수 감소를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도, 근로소득에 대해 수백만, 수천만원의 세금을 부과하면서 불로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임대 소득에 대해 훨씬 적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런 세제로는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꺾어 현 정부가 말하는 경기 활성화도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정말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선진조세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면, 이 같은 세원 구조에 대한 조정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정부 감세안은 생산소득에 대한 감세안은 있지만,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보유세의 실질적 부담을 낮추고, 양도세와 상속세 부담을 급격히 완화함으로써 투자자 또는 투기자들의 불로소득을 용인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근로의욕을 더욱 감퇴시킬 뿐입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종부세 등 보유세 강화도 이 같은 전체적인 조세체계의 개혁을 전제로 해서 추진했어야 합니다. 물론 일부 기득권 언론의 왜곡과 선동도 있었지만, 부동산 투기 대책의 성격만 부각되다보니 정책 추진 초기부터 논란을 부르고 불필요한 반발을 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조세정책도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으로 추진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한국의 경우 국세에서 차지하는 간접세 비중이 높아 직접세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합니다. 국세청이 발간하는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한국의 직접세 대 간접세 비율은 46.8 대 53.2로 간접세 비중이 더 높습니다. 그나마도 2000년 40%선이던 직접세 비율을 많이 끌어올린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62.4 대 37.6), 미국 (92.7대 7.3. *미국의 경우 판매세 등이 모두 주세로 잡히므로 연방정부의 국세 비율로만 보는 데는 한계가 있으나, 감세정책의 효과를 보는 측면에서는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영국(59.1 대 48.9) 등 상당수 선진국들은 직접세 비중이 더 높습니다. 조세체계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세금의 역진성이 강화됩니다. 이건희 회장이든 노숙자든 같은 액수의 세금을 내는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소비자들이 기름을 넣을 때마다 소득에 상관없이 똑같이 간접세 형태로 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감세안은 어떻습니까? 이번 감세안에 포함된 양도소득세, 종부세, 상속세, 소득세 등이 모두 직접세입니다. 간접세를 그대로 둔 채 직접세만 집중적으로 깎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직접세 비중이 주는 만큼 간접세의 세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금의 역진성이 높아져 빈부격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도 세금을 통한 분배개선 효과가 5% 정도에 불과해 OECD국가 평균인 40%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그런데 이를 개선하지는 못할망정 간접세 비중을 더 높이면 어떻게 될까요?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무조건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를 흉내내 감세를 통한 경기 활성화 효과가 큰 직접세를 집중적으로 감세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직접세 비중이 낮기 때문에 경기 활성화 효과는 크게 떨어지는 반면, 분배개선 효과를 더욱 약화시킬 우려만 커집니다. (경기부양효과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이렇듯 이번 감세안은 큰 틀에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것처럼 당장 몇 가지 조세개혁 과제의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 중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라는 거짓말에 대하여
이번 감세안이 대부분 부동산 부자와 고소득층 등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것은 이미 상당수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략히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정부의 가증스럽고 파렴치한 거짓말에 관한 것입니다. 정부의 감세안 보도자료를 보면 이번 감세안의 기본 목표 및 방향을 ‘일자리 창출․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저세율․정상과세체계 확립’으로 잡고, 주요 개편내용의 첫 번째 항목으로 ‘중․저소득층 민생안정 및 소비기반 확충 지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정말 너무나 뻔뻔스러운 거짓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먼저 소득세율 인하에 대해 한 번 살펴봅시다. 국세청의 2007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말 기준으로 연말 정산 대상 근로자 1259만명 가운데 하위 47.6%는 근로소득세 면세 대상입니다. 한마디로 현행 제도로도 하위 절반가량은 이미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음으로 근로소득세를 내는 52.4%를 5개 분위로 쪼갤 때 최하위 분위는 평균 4.0만원, 차하위 분위는 평균 15.8만원을 냈습니다. 이들 2개 분위 계층에 대해 세율을 2% 인하한다고 해도 혜택은 불과 1, 2만원 안쪽입니다. 연말 정산 대상 근로자 1259만명 가운데 하위 70%가 아무런 혜택이 없거나 쥐꼬리만한 혜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 70%가 거의 아무런 혜택을 받지 않는다면, 정부가 말하는 ‘중저소득층’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서울 강남의 종부세 대상자는 대부분 중산층이다’라고 말한 식으로 상위 10% 안에 들어야 중저소득층이란 말입니까? 실제로 재정부는 과표 8800만원 이하 계층을 중저소득층으로 잡고, 이들에게 감세 혜택의 53%가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과표 8800만원이라면 연간 급여가 약 1억2000만원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근로소득세 납부 기준으로 최상위 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까지 포함해도 감세 혜택의 절반 가량밖에 안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의 이면은 바로 이번 감세 혜택의 절반이 연간 급여 1억2000만원 이상 계층에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한 마디로 이번 감세안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부유층 감세안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흉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감세안의 감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살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의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가 감세혜택의 60%를 챙겼습니다. 또 최상위 1% 가구가 중간 소득계층보다 약 40배에 해당하는 혜택을 입었습니다.
이런 식의 현상이 한국이라고 안 나타날까요? 이미 그 효과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전례가 있습니다. 2004년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의 인하 효과에 대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2005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말하는 중저소득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6분위 계층에서는 3885억원(6분위)에서 7799억원(1분위)의 후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중고소득층인 7분위(788억원)부터 10분위(1조4454억원)까지는 후생이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하위층의 후생이 줄지는 않았는데, 한국의 경우는 하위층의 후생을 희생해 상류층의 후생을 증진시킨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 정부가 부유층이 주로 혜택 보는 사상 최대 감세안을 추진한 것을 수긍할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이번 감세안은 말로는 중저소득층을 위한 감세라고 주장하지만, 철저하게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입니다. 그런데 이들 부자들은 누구입니까? 바로 이번 감세안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내각’과 청와대 보좌진,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다수 정치인들, 그리고 이들의 강력한 지지층들입니다. 종부세, 양도세, 상속세 완화는 바로 이번 감세안을 주도한 1% 부자들의, 1%부자들에 의한, 1%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중저소득층을 위한 감세안이라고 포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비열하고 파렴치합니까?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에 강하게 비판했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그의 저서 ‘대폭로(The Great Unraveling)’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레이건 행정부는 감세 정책에 대해 정직하기라도 했다. 공급주의 경제학에 따라 부유층 세금을 깎아주면 낙수효과에 따라 중저소득층도 혜택을 본다는 식의 이론(현실에서는 실현되지 않은)에 따라 부유층에게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속이지 않았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모든 사실을 왜곡했다. 그는 감세가 중산층을 위한 것이고, 정부 재정 구조에도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거짓말하는 데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았다.” 현 정부는 이런 면에서 미국의 부시 행정부보다 더 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다고 봅니다.
3. 경기 부양 및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
글이 길어지니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짚겠습니다. 정부가 말하는 소위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효과입니다. 감세가 이뤄지면 노동자의 근로 유인과 기업의 투자 유인이 커진다는 것은 경제학 이론에 비춰보면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 그러면 무조건 감세를 하면 좋을까요? 감세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정부는 징수한 세금으로 재정지출을 할 수 있습니다. 정부 재정 지출을 통해 다른 경기부양책을 쓸 수도 있고, 사회복지정책의 형태로 저소득층에 직간접적인 소득 보조를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번처럼 21조원의 감세를 한다는 것은 21조원의 재정지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징세와 재정지출에 따른 행정 비용 등이 들어가니 같지는 않습니다만, 큰 틀에서 비슷하다고 봅시다) 그러면 이와 관련된 비용 대비 편익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21조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가능한 정책 대안들 가운데 같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편익을 만들어내는 사업부터 우선적으로 재원을 배분해가는 게 원칙적으로 맞으니까요.
그러면 과연 감세정책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먼저 미국 감세정책의 효과를 살펴봅시다. 이에 대해서는 재정부가 2005년 재경부 시절에 스스로 정리한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 효과를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당시 재정부 문건에 따르면, Economy.com 연구소의 연구 결과 감세에 따른 세입손실 $1당 0.74$의 수요증대 효과를 유발하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또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 Economic Policy Institute)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감세안이 통과된 이후 2004년8월까지 정부 예측치 430만개의 38%에 불과한 1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수요증대 효과도 있고, 일자리도 창출됐으니 나쁘지 않네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21조원을 들여서 같은 목적으로 재정지출을 했을 때와 비교해 더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가 돼야 합니다. 감세정책의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과연 다른 재정지출에 비해 더 효과적인지는 매우 의문입니다. 시일이 좀 지나기는 했으나, 실제로 재정부 산하 조세연구원의 2001년 연구 결과는 한국의 경우 재정지출이 감세 정책보다 약 두 배 가량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책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남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미국의 경우 직접세 비중이 매우 커서 감세에 따른 경기 활성화 효과가 한국보다 더 큰데도 이렇습니다. 한국처럼 오히려 간접세 비율이 큰 나라에서 미국만큼의 경기 부양 효과라도 나타날까요? 어림도 없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번 감세안은 대부분 상류층에게 혜택이 집중적으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상류층에 감세 혜택이 돌아갈 경우 경기 부양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2007년 소득계층별 평균소비성향을 보면 최하위 소득계층인 1분위는 220.7%, 2분위는 112.7%인 반면, 상류층인 9분위는 69.2%, 10분위는 61.0%입니다. 저소득층은 돈이 없어서 못 쓰고 있을 뿐 돈이 생기면 생기는 족족 소비하지만, 고소득층은 1000만원이 생기면 그중에 600, 700만원 정도밖에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기득권 언론에서 말하는 ‘돈 있는 사람이 돈을 써야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은 경제적 양극화를 합리화하기 위한 궤변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21조원으로 어느 쪽에 돈을 쓰는 게 경기 부양에 유리할까요? 당연히 저소득층에 돈을 쓰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감세와 바우처 제도를 실시하는 게 이번 감세안보다 훨씬 경기 부양에도 유리할 것입니다. 소비 승수효과를 통해 저소득층에 쓸 경우에는 100%씩 모두 지출해 연쇄적인 소비 효과가 일어나겠지만, 고소득층은 60~70%씩의 승수효과밖에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한나라당의 주장으로 한 해 연기됐지만,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 투자 의욕 고취도 거의 효과가 없음이 입증됐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법인세율 5%P 인하 시 0.6%P의 경제성장률 상승효과가 있고, 10조원 이상의 투자 증가로 18만명의 취업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장밋빛 분칠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2003년 기업들에 대해 임시투자 세액공제 조치를 취한 적이 있는데, 이후 기업들의 설비투자 총액은 거의 변화가 없이 70조원대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실제로 2004년 법인세를 인하할 경우 기업들의 투자 의향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가 회원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같은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당시 설문에 대해 내부 유보후 관망(60.0%)과 투자 계획 없음(27.8%) 응답이 88%에 이른 반면 당장 투자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0%, 투자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응답은 11.2%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활성화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상위 재벌기업들은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갖고도 투자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국내외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정권이 아무리 회유와 압박을 가해도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를 인하한다면 결국 재벌기업들의 세금 부담만 낮춰, 빈인빈 부익부 구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구나 이 같은 무분별한 감세정책은 경기 활성화 효과는커녕 재정적자를 늘이고, 물가 상승 등 문제점만 더 키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과도한 재정적자로 민간투자가 구축되고 금리가 오히려 상승한 결과 민간 투자가 계속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경험적으로도 감세를 단행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초래했던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때에 비해 증세를 통해 재정적자를 흑자로 반전한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훨씬 좋았던 점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물론 한국의 경우 미국처럼 재정적자가 과도한 상황은 아니라고는 하나, 향후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재정적자가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이번 정부의 감세안은 ‘중저소득층 민생안정’과 경기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허울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본질은 현재 집권세력인 ‘강부자 패거리’들 자신들과 핵심 지지층인 부유층을 위한 감세안에 가깝습니다.
4. 글을 맺으며
앞서 언급한 크루그먼 교수는 조지 부시 행정부를 기존 시스템의 정통성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급진적인 우파 혁명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이 내세우는) 정책안이 그들이 겉으로 내세운 목표에 부합한다고 가정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크루그먼은 “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그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어떤 주장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로서 ‘부업(part-time) 저널리스트’인 자신이 생각하는 다섯 가지 ‘보도의 규칙(rules for reporting)’ 가운데 첫 번째 내용입니다. 그는 “이 같은 규칙은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어떤 진지한 시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같은 규칙은 현재 한국 상황에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유학생이나 재미교포도 미국산 쇠고기 다 먹는다”.
쇠고기 수입 협상에 대한 최근 조중동의 사설과 칼럼을 읽다 보니 마치 서로 짜맞춘 듯 논리가 비슷했다. 그 가운데 판박이처럼 거의 똑같이 되풀이되는 내용이 있다. 수십만, 수백만명의 미국 유학생이나 재미교포도 탈 없이 쇠고기 잘 먹고 있는데, 왜 야단법석을 떠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조선일보 박정훈 경제부장이 쓴 ‘경제초점’은 아예 제목부터 ‘11만 한국 유학생이 먹는 미국 쇠고기, 황당한 논리로 수입 반대’다. 일견 그럴 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왜 그럴까? 내 경험에 비춰 얘기해보자. 나는 2005년 8월부터 2007년 7월말까지 정확히 2년을 미국에서 보냈다. 미국 동부의 한 대학에서 공공정책 석사 과정을 했다. 그 당시 쇠고기 많이 먹었다. 원산지를 따지고 먹은 적은 없지만 상당수가 미국산이었을 것이다. 소고기 햄버거도 먹고, 고국을 그리워하며 한국 식당에서 갈비도 뜯었다. 가끔은 “미국인들이 소뼈를 안 먹어서 그런지 여기는 소뼈가 너무 싸다”고 즐거워하며 아내가 해준 곰탕과 사골국까지 먹어댔다. 그때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먹었다. 한국에서 소고기 사먹 듯이 먹었다는 말이다.
대학원 동기 중에 일본 농무성에서 온 공무원이 한 명 있었다. 공공정책 대학원이다 보니 세계 각국의 공무원들이 꽤 있었다. 어느 날 그와 얘기를 나누다 그 친구가 미국산 소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농무성에서 쇠고기 수입 협상의 실무를 담당했었는데, 미국 소고기의 관리 및 유통 실태 등을 알게 된 뒤로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는 게 불안하다고 했다. “너무 위험성을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냐”고 내가 물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미국 소고기의 관리 및 유통, 검사 실태 등을 알면 절대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어. 아주 작은 확률이라 해도 만약 발병하면 광우병은 치사율이 100%야.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미국산 쇠고기를 꼭 먹어야 할 이유는 없지”라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뒤에도 나는 쇠고기에 대한 유혹을 끊지 못했다. 느끼한 현지 음식들에 물렸을 때 가끔 생각나는 갈비의 맛은 ‘고향의 맛’ 그 자체였기에.
그러다 어제 아침 인터넷에서 PD수첩을 봤다. 충격적이었다. 미국에서 먹었던 소고기를 도로 다 게워내고 싶었다. 더구나 당시 원기 보양해준다며 ‘위험 부위’중 하나인 뼈로 곰탕까지 끓여준 아내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사실 아내야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리고 그 대학원 동기의 말이 새삼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나도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쇠고기를 그렇게 즐기지는 않았을 텐데. 아내가 아무리 정성들여 끓였더라도 최소한 설렁탕이나 곰탕은 안 먹었을 것이다.
그렇다. 조중동 주장대로 재미 교포나 유학생들 다들 미국산 쇠고기 먹는다. 그리고 자사 특파원들도 다 먹을 것이다. 단 자기들이 어떤 상태의 고기를 먹는지 잘 모르면서 말이다. 내 생각에는 조중동의 특파원들도 PD수첩을 봤다면 아마 예전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먹지는 못할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곰탕이나 설렁탕 먹을 때는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들도 사람이니 말이다.
영어에 ‘informed decision'이라는 표현이 있다. 어떤 사회적 사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을 뜻한다. 제대로 된 민주국가에서는 모든 이가 알만한 상식선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라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상태에서 시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의 의사를 묻는 것은 여론조작이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상속세 폐지 또는 완화 방안에 대해 국민의 70% 가량이 찬성했다는 게 대표적 사례다. 상속재산이 5억원 미만이면 일괄공제를 통해 한 푼도 안 낸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상태였다. 실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조사결과 상속재산 부과 기준을 알고 있는 시민은 30%도 되지 않았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자신이 상속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민이 즉석에서 입장을 바꾸는 경우도 나왔다. 짐작컨대 많은 시민들이 “어쨌든 세금 줄여준다는 데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찬성했을 것이다. 그들이 상속세의 실태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가진 상태였다면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조중동이 재미 교포나 유학생들을 갖다 붙인 것도 이런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다. 많은 재미교포나 유학생들이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현지에서 먹고 있다. 그들이 일본 농무성 공무원이었던 내 동기가 가진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마냥 푸근한 마음으로 갈비를 뜯고 곰탕을 먹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재미교포나 유학생들 대다수의 행태를 자신들 주장의 논거로 삼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이는 전문 의사의 소견 대신 일반 대중 10명의 의견을 물어 어떤 환자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조중동이 괘씸한 것은 이런 엉터리 논거를 쓰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기본적인 언론의 책무조차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시민들이 ‘informed decision'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은 정부와 언론의 책무요 기능이다. 중요한 정책 이슈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와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후에도 최대한 투명하게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 그런데 이번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더구나 이를 비판해야 할 조중동은 오히려 정부 입장을 옹호하기에 바빴다. 이번 협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심층적 분석 또한 없었음은 물론이다. 민주사회에서 복잡한 이슈들에 대해 정확하고 공정하게 정보를 정리해 왜곡 없이 전달하는 것이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기능이다. 생업에 종사하며 바쁜 개개인이 모든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너무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 과정 전후에서 조중동이 보여준 역할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개인적으로는 PD수첩 내용 가운데 일부 과장된 대목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개연성은 높다 해도 인간 광우병으로 확정되지 않은 한 미국 여성의 사례를 사실상 광우병 환자로 기정사실화한 대목이다. 하지만 PD수첩이 전한 내용들은 대부분 시민들이 ‘informed decision'을 내리는 데 매우 필요한 정보들이었다. 미국 내 광우병 의심 소의 관리 및 도살 처분 과정이 매우 허술하다는 것, 광우병 소를 가려내기 위해 전수 조사가 아닌 샘플 조사를 한다는 것, 미국에서 사료로 쓰는 것도 금지된 월령 30개월 이상의 소고기도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됐다는 것, 한국인이 즐겨 먹는 ’위험 부위‘들까지 수입된다는 것, 인간광우병에 대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다는 것, 광우병 발병까지 보통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친다는 것, 한국인들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이명박 정부가 전임 정부의 입장을 뒤집고 전문가와 일반 여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협상을 체결했다는 것 등등은 모두 시민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였다.
중앙일보 사설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과학계와 의학계의 주류 학자들은 에이즈나 독감처럼 인류의 대재앙이 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충격과 공포를 부추기면 곤란하다. 언필칭 ‘공영방송’이라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균형 잡힌 보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 같은 방송프로그램을 본 게 맞다면 PD수첩은 “광우병이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 적은 없다.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충격과 공포를 부추긴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방송 내용의 핵심은 대부분 사실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마지막 두 문장은 조중동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언필칭 ‘정론지’라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만 감싸고도니 조중동이 욕을 먹는다. 반면 언론의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PD수첩은 국민들의 격려와 찬사를 받는다.
사족 1. 과학적 논거들을 바탕으로 토론할 내용조차 ‘반미 좌파’라는 딱지를 붙여 이념논쟁으로 끌고 가는 유치하고도 악랄한 조중동의 저의는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면 그럴수록 스스로가 시대착오적인 이념세력이라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
사족 2. 조중동의 다른 주장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의견이 있지만, 여기서는 좀 더 전문성을 가진 다른 분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사족 3. ‘수입 개방하면 서민들이 싼 값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원론을 모든 문제점에 대한 면죄부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소롭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앞서는 정부의 역할이다. 국민들이 싼 값에 쇠고기를 먹을 수만 있다면 그들의 생명과 건강은 뒷전으로 내팽개쳐도 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소비자 후생을 생각한다면, 사실상의 독과점 보장으로 국민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기는 건설,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 등은 왜 FTA협상 때마다 개방 안 하려고 안달인가. 국민들이 기껏해야 쇠고기에 1, 2만원 더 지불하는 것은 안타까워하면서 국산 자동차를 미국에서보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더 지불해야 하는 사정은 왜 나 몰라라 하는가. ‘무조건 국내 농업 보호는 안 된다’면서 왜 재벌 주도 산업들에 대한 정부의 과보호에는 왜 호된 질책을 보내지 않는가. 백번을 양보해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 때문에 쇠고기 수입 개방에 찬성한다 하더라도 협상 과정 전후의 절차적 문제는 짚을 필요도 없는 것인가. 조중동의 편향성과 이중성이 역겨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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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추가. 글을 올린 뒤 달린 댓글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공통으로 지적해주신 내용이 있네요. 대표적으로 ‘1310’님은 미국에서는 20개월 미만의 소만 먹게 돼 있고, 유통기한까지 정확하게 표기하게 돼 있으며, 광우병 위험부위는 판매되지 않는다고 하셨고요. ‘유학생’님도 “미국에선 20개월 미만의 소고기를 유통시키는데다 대부분은 호주산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반면 또 다른 ‘유학생’이라는 분은 “미국은 자국산 쇠고기가 소비의 90%이상을 차지한다”며 “게다가 수입 쇠고기 중에서도 호주산이 1위가 아니고 전체 수입량의 1/6도 안 된다”고 하시는군요. 이 부분은 나중에 내용을 자세히 아시는 분들께서 좀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위에서 썼다 시피 미국에 있는 동안 별 생각 없이 쇠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신 없는 부분은 언급 안 한 것인데, 여러 분들의 댓글 내용이 제 글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줍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http://cafe.daum.net/kseriforum)의 '언론개혁'란에도 떠있습니다. 더 깊이 있는 토론을 원하시는 분은 포럼에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