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어제갑자기 발표된9.1부동산 대책보면정부가내놓은대책인지개발업자가내놓은대책인지헷갈릴지경. 온갖 설레발과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최경환노믹스 핵심은 ‘부채 늘리고 투기자극해서라도 집값띄우기’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런데도제목에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이라는 표현을 넣으니 역겹다.
2) 재건축 허용연한 10년 줄이는 방안은 글쎄다. 지금 허용된 재건축도 제대로 안되는판에허용연한풀어준다고얼마나추진될까. 이미 대지지분 충분해서 재건축될 물건들은 이미 다 추진됐거나 추진중이고, 어차피대지지분 없어서 사업성 없는 지역들만 잔뜩 남아 있다. 재건축 투기심리를자극해서잠깐은호가가뛰겠지만, 몇 달지나면냉엄한현실이드러날것.
3) 그럴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부 기대(?)대로 혹시라도 재건축 추진물량이허용 연한 완화로 늘어난다면, 단기적으로는 서민주거난이고, 10년 후재건축완공시점엔인구감소와고령화충격에물량폭탄충격을더하는것이다. 잠깐 투기심리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이게뭐하는짓인가.
4)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신도시 개발중단한단다. “새 집줄어지금있는집사라”는시그널이라고? 어차피 지금까지 지정된 택지만 해도 5~10년 이상주택공급계속된다. 이미 노른자위 택지 등 지정할택지는 거의 다 지정해 더 지정할 택지도 거의 없다. 그냥 시대 흐름에 맞춰 유명무실해진 제도를 부동산 심리 부양용으로 쓰고 있는 것일 뿐.
5) 택지개발촉진법폐지로 앞으로 공급 부족? 분양가 상한제 도입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물량이 쏟아진2007년을제외하고 2000년대 이후사상최대분양물량쏟아지고있는 올해 물량은 어떻게 하고. 당장 그물량완공돼 2~3년 후 입주물량 폭탄으로 돌아올 때나 걱정해야지.더구나 이미 수도권에 2020년대 까지 택지 공급돼 있는 물량만해도 차고 넘친다. 2000년대 부동산 호황기에 급증한 건설업체들의 주택공급 능력을 줄이지 않는 한주택 공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6) 청약자격 단순화로 수도권 1순위가 722만명까지 는단다.가족 구성원 모두가 들 수 있다지만, 그래도대부분 가구당 한두 개 정도다. 이렇게 따지면 청약자격이 따로뭐가필요한가.그냥 거주자 모두가 청약자격자인 상황과 마찬가지지. 이걸 두고청약자격자가 늘어나 ‘청약전쟁’ 열풍이 불거라는언론보도, 코미디다. 소설을쓰고 있다.
7) 비수기인 지난달에만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4조나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은 이미부채를더늘리지않고는집을살수도없다. 문제는 내년중반이후미국의금리상승은기정사실화돼 있다. 지금 빚잔뜩늘려서투기하라는정부의 신호, 얼마나 위험한 짓인가.
8) 개인적으로는부동산 문제에 관해 떠드는 것 지겹지만,정부가부동산에골몰하니그 때마다 이야기를 안할수없다. 결론은 같다. 정부의 단기 부양책에 혹하지 마시길.내년 중반 이후로 예정된 세계적 금리인상과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심각한 가계부채,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를 생각하면 국내 부동산이 갈 길은정해져있다. 부동산 거품을 빼고 사람들 소득이올라가는 ‘진짜 경제’를 살리지 않고 집값 띄우는 몰핀 주사만놓고 있으며 부동산시장의 자기 조정 과정이 늦어져 장기 침체로 갈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