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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가 일본 아베노믹스를 따라서 이런 저런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언론은‘최경환노믹스’라고 이름붙이며 마치 대단한 정책인 것처럼 응원하고 있다. 웃기는 이야기다. 이름이야 그럴 듯 하지만 최경환노믹스의 본질은 빚을 내서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뿐이다. 이거 못할 사람 누가 있나. 할 줄 몰라서 안 한 게 아니라 부작용이 심각하니 안 한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일본식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 이런 정책을 쓰고 있다가 주장한다. 그래서 일본의 아베처럼 경기를 적극적으로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일본이 부실 구조조정을 늦춰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를 장기화할 때 나온 일본정부의 대응을 훨씬 더 닮았다. 이것이 아베노믹스와 최경환노믹스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일본 아베노믹스는 통화팽창, 재정총출동, 산업 구조개혁이라는 세 개의 화살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 경기가 다시 가라앉는 등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가가 뛰는 등 단기적으로 일정한 효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일본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 91년 이후에도 썼다. 다만 그때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빠지지 않았고, 상업용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권의 부실 채권 문제가 남아 있었다. 깨끗하게 시장청소, 구조개혁 같은 것을 하지 않고 기업들을 좀비기업 상태로 살려 시장 불안과 장기 침체를 장기화했다.
일본이 91년에 부동산 버블이 붕괴했는데, 92-94년까지 일본 정부가 총 7차례 긴급경기부양예산 편성하는데 그 규모가 94년 일본전체 일반예산과 맞먹는다. 그렇게 쓴 돈을 우리나라 4대강 사업 같은 것을 하면서 퇴출되어야 할 기업들 정리를 지연시키고 부실채권 들어내야 하는데, 수면아래서 증가시켜 잃어버린 10년, 20년을 초래했다.
어쨌거나 지금의 일본 아베신조가 하고 있는 정책은 그런 거품기가 끝나고, 기름기가쫙 빠진 상황에서 메마른 논바닥에 물을 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아베노믹스가 일부 위험한 요인이 잠복하고 있음에도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지금 아베를 흉내 낸다고 하면, 거품, 부채를 다 해결하고 가는 것인가. 문제를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상적으로는 현재의 아베노믹스를 흉내 낸다고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초기 상황을 따라하고 있는 꼴이다. 최경환 노믹스에서 하고 있는 것은, 41조 재정투입, 주택대출규제 완화, "근로소득 증대세제"와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3대 세제 발표, 그리고 한은을 압박해 얻어낸 기준금리 인하다.
속 내용을 뜯어보면 재정투입을 하겠다고 했지만, 세수도 부족해서 추경편성도 못하고있는데, 기금 등 정책자금 동원해서 도와주겠다하는데, 이렇게 억지로 밀어내는 식으로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 규모 자체도 일본정부에 비해 턱없이 작고, 효과가 없다. 사실 최경환노믹스의 핵심은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주택대출규제 완화를 통한 집값 띄우기일 뿐이다. LTV, DTI 한도를 높이는 것은 빚을 더 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 건데, 빚을 더 낼 수도 없다. 3~4개월 가량의 효과는 있겠지만, 그 효과가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질적으로 노리는 효과는 제2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대출로 빚내던 걸 제1 금융권으로 옮겨타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우스푸어들에게 5~6년을 버텨오게 했는데, 더 버티라고 하는 시그널을 주는 것뿐이다.하지만 그들은 이 같은 조치들이 더 큰 폭탄으로 돌아올 때 절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요약하자면 최경환노믹스의 본질은 빚 내서 경기 띄우기를 새롭게 포장한 것일 뿐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흉내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실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시절의 일본 정부의 정책과 더 닮아 있다. 그만큼 위험한 정책이다. 여기에 속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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