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직증축 안전요건 강화된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753430 

 

 

오늘자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기사인데, 세월호참사 이후 국토부도 그나마 걱정이 된 모양이다. 그래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안전 요건을 강화한다는 건데, 과연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자면 멀리 갈 것도 없이 2년 전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의 입장을 살펴보면 된다.

 

20117월 이명박 정부는 수직증축과 세대수 증가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에 대해 몇 개월간의 민관합동 T/F 논의를 거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었다.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통한 세대수 증가에 반대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였다.


1) 세대수 증가를 동반한 전면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유사하게 공동주택의 골조만 남기고 대규모로 철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자원을 낭비할 소지가 많다 2) 세대수 증가 시 도시과밀화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발생한다 3) 리모델링에 세대수 증가와 일반분양을 허용하면 임대주택 건설 및 초과이익 환수 등 아무런 의무사항이 없어 재건축 등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 수직증축에 따른 구조 안전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수직증축을 위해서는 파일기초벽체 등 보강공사가 필요하나, 정밀시공에 한계가 있어 품질확보 및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없다. 또한 신축 당시 설계도서가 없거나, 준공 이후 유지관리 이력 등이 없는 경우가 많아 효과적인 구조보강이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구조 안전성 문제를 포함한 몇 가지 이유로 토건족 정권으로 불렸던 이명박정부 시절에도 국토교통부는 리모델링 시 수직증축과 세대수 증가를 반대했다. 그러다가 이명박정부는 20121월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시 단지 내 여유공간을 활용한 수평·별동 증축(단지 내 여유공간을 활용해 건물의 앞뒤 또는 좌우로 면적을 넓히거나 별도의 건물을 짓는 방식)을 통한 세대수 10% 증가를 허용했다. 그러나 세대수 10% 증가 허용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주민 간 이해관계 차이 등으로 수평별동 증축은 활성화 되지 못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 들어 국토교통부는 다시 리모델링의 수직증축을 허용하고 세대수도 기존 10%에서 15%로 상향하는 등 대폭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정부는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와 수직증축에 대한 입장이 갑자기 변경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정부는 세대수 증가에 따른 기존 기반시설에 대한 추가부담이 미미하고 지자체별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및 도시계획심의 등을 통해 도시과밀 방지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수직증축의 구조 안전성 문제에서도 연구기관·학계·구조기술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수직증축 3층까지는 일반적으로 기초·벽체의 보강을 통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에 따른 도시과밀과 주거환경 악화,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불과 2년 만에 저절로 해결된 셈이다. 또한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있는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정부는 구조 안정성 문제 때문에 허가할 수 없다고 했던 수직증축을 허용하면서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별다른 기술적 방안이나 설명도 없이 단지 전문가들이 공감했다는 식의 발표를 했다.


이에 앞서 2010년에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작성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새대증축 등의 타당성 연구보고서에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 구조체에 부담되는 하중의 증가는 기둥 등 수직부재의 보강, 기초보강을 필요로 하고 이러한 보강공사는 시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품질확보 및 정밀시공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로 인해 공사비의 과도한 상향으로 신축공사비를 초과하여 리모델링 공사의 경제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된다고 밝혔다. ,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위한 기술적 한계가 있으며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강공사를 강화하면 건물을 새로 짓는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리모델링 아파트 사업 추진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제도를 확실한 기술적 근거 없이 바꾼 셈이다.


 

이처럼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부동산을 통한 돈벌이와 맞바꾼 제도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1기신도시는 당시 바닷모래를 사용해 구조 안전성 측면에서 더욱 취약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런데도, 박근혜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수직증축 안전요건을 강화한다고는 했으나, 이 정도로는 절대 충분치 않다. 설사 일정한 안전요건 강화가 도움이 된다고 해도, 세월호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안전진단이 얼마나 제대로 엄밀하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정부는 사실상 추진해서는 안 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


야당도 결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이 먼저 불을 지핀 측면이 강하다. 2010년 당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수직 증축·일반분양 허용"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안했고, 2011년 당시 최규성 의원이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한 주택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개정안은 증축 리모델링시 면적 증가를 50%까지 확대하고, 늘어난 면적의 30%는 일반분양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현재 정부안보다 훨씬 과격한(?) 방안이었다. 더구나 손학규 의원이 2011년 4.27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乙)  지역구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활성화를 내세웠다. 현재 새정련 소속 시장이 있는 성남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의외가 아니다. 사실, 이처럼 토건-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여야 구분없이 초당적인 입장을 보인 장면은 필자에겐 낯설지 않다.


어쨌거나 이번 세월호참사에서 드러났듯이, 무리한 수직증축을 통한 구조변경은 안전성 측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재검토를 하기 바란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민관 합동 TF를 다시 꾸려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다시 이 문제를 재검토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의사를 다시 묻기 바란다. 지금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가계들이 구조 안전성 측면 등 여러 문제점을 무릅쓰고서라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 이대로 추진되면 당장은 몰라도 10~20년 안에 아파트판 세월호참사가 벌어질까 겁난다. 겉으로는 대형참사가 갑자기 생겨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갑자기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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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5. 16.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