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제 모 방송사 기자를 만났는데, 최근 "집값 바닥론" 보도를 하라는 주문이 윗선에서 내려왔다고 하네요. 그 윗선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집단적으로 서민들 등쳐먹는데 총력전을 벌이는, 대단한 나라라는 건 분명하군요.
이러니 "집값 바닥"의 징후가 사실상 거의 없는데도 집값 바닥론이 난무하고 있는 겁니다. 집값 거품보다 "집값 바닥론" 거품이 더 심각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하지만 그 언론보도의 거품 이면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차갑기 그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현실을 정확히 짚어낸 아래 기사가 잘 보여줍니다. (일일이 제가 자세하게 설명드리고 싶지만, 요즘 제가 일이 많아 그나마 정직한 기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합니다)
"주택시장 살아났다고? 거래는 왜 줄었지?"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20515192926183&outlink=1
실제 주택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집값 상승을 염원(?)하는 건설업체들이 집단환각에 빠져 아래 기사의 표현처럼 " 수도권 주택경기가 올해 들면서 회복세가 뚜렷해졌다고" 보고 분양물량을 마구 쏟아낼 계획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아파트 분양 광고 유치에 목 마른 언론사들과 정권에 장악된 방송이 "빚 내서 집 사라" 선동해도 결국 대규모 미분양 물량만 더 쌓아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 "빅6" 건설사 7만8577가구 쏟아낸다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40211171811233.daum
건설업체들이 이러는 데는 그동안 정부 부양책과 언론의 선동보도로 근근이 버텨왔으나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린 때문입니다. 아래 인용한 기사에서 그 동안 감춰오던 손실을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단계에 온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건설사 ‘빅 배스’ 착수… 줄줄이 어닝쇼크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21001071724272002
올해 정도까지 어떤 수를 쓰든 민간 주택시장이 살아주지 않으면 건설업체들은 살아날 방법이 없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집 사라"고 엄호사격을 하고 증권업계는 지금 현재 영업실적은 안 좋지만, 집값 회복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테니 "건설주 사라"고 외치고 있는 겁니다. 광고 수입 급감한 신문사들이나 주식거래량이 3분의 1토막난 증권사들이나 쫄쫄 굶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먹고 살아남기 위해 일반가계들을 속이려 합니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춰 만들어낸 이런 엉터리 주장들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스스로 자신들도 간절히 믿게되는 현상, 즉 집단 환각에 빠져듭니다. 물론 이들 세력이 워낙 막강하니 이들의 집단환각이 일시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말해 줄 것입니다.
다만, 걱정은 일반가계들입니다. 온갖 언론들을 동원해 부동산기득권세력을 거짓말을 합창하면 진실로 둔갑해버리는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속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니까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속지 마시고 제발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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