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딘가에서 짧게 쓴 두세 문장의 글을 보고 이데일리 기자가 착안해 이런 기사를 썼다고 한다. 100%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문제 제기는 한 기사로 평가한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D11&newsid=03014326602977512&DCD=A00401&OutLnkChk=Y

 


사실 부동산정보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가 주택가격 통계 작성을 맡긴 한국감정원조차 집값을 주 단위로 발표하는 것은 실은 기적 같은 일이다. 부동산이 주식도 아니고, 주간 단위로 집값 출렁임을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떤 물건이든 호가는 엄밀한 의미에서 시장 가격이 아니며 시장 가격은 거래가 체결될 때 일어난다. 주택 계약부터 거래 사실을 집계하는 데만 두 달이 걸리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주택 가격을 주간 단위로 집계해 발표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더구나 주택 거래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실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지금처럼 부동산 침체기에 실제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데도 주간 단위로 주택가격 추이를 발표하고 있으니 기적이 아닌가. 이는 한 마디로 이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내놓는 주택 가격지수가 사기에 가깝다는 반증이다.

 

 

 

거래가 없을 경우 부동산정보업체들은 적정하다고 판단한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가격 지수를 보고한다. 예를 들면, 정부 대책 발표 이후 6억 5000만원에 나와 있던 어떤 급매물을 매도자가 걷어들이고 6억 8000만원 짜리만 남았다고 하자. 부동산 상승기 때면 몰라도 이 가격에는 사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데도, 부동산 중개업소는 정보업체에다 6억 8000만원으로 보고하는 식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이건 사실 정보조작에 가깝다.

 


미국의 대표적 주택가격지수인 S&P케이스실러지수는 2개월 가량 지난 시점에 월간 단위로 공표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국의 부동산정보업체들보다 지수 작성과 산출 역량이 떨어져서 그런 게 절대 아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거래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지수도 마찬가지다. 실제 거래를 바탕으로 하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이 같은 호가 지수를 바탕으로 온갖 자극적 제목을 동원해 기사를 쏟아낸다. 심지어 진보신문이라는 곳조차도 이런 주간 단위 엉터리 발표를 비판하기는커녕 주간단위 시세표를 싣고 기사화한다. 또 정부나 교수라는 사람들조차 이를 비판적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인용하고 있으니 개탄스러운 상황이다. 기사에 인용된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이라는 양반도 "적시성 있는 정책판단을 위한 참고자료의 하나"라니 참 어이없다. 엉터리 자료는 몇 천 개가 있어도 garbage일 뿐이다. 이런 엉터리 자료들에 혹해 속지 마시길.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11월 25일 저녁)

10월 31일까지 신청자께 <국내 주택시장의 현재와 미래> 제공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349 

by 선대인 2013. 10. 29.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