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에 발표된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82%나 늘어 8.28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가 많았다. 이것을 집값 바닥론의 근거로 삼는 부동산 전문가로 포장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정말 거래량이 크게 는 것이고, 향후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게 될까?


언론의 엉터리 왜곡보도와는 달리 거래량 측면에서 아직 집값 바닥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림>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취득세 감면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거래가 늘었다가 해당 기간이 끝나면 거래절벽이 발생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사실 취득세 감면에 따라 막달에 거래가 몰리는 현상과 거래절벽 현상의 효과를 상쇄하면 취득세 감면에 따른 거래 증가 효과는 거의 없었다. 결국 취득세감면에 따라 거래가 일시적으로 요동칠 뿐 2007년 이후 주택 거래가 구조적 침체기에 들어가 있다. 특히 수도권의 주택거래 침체가 심각한데, 2006년의 경우 월 평균 3.6만 호 가량의 거래가 일어났으나 2007년 이후로는 매년 1.4만~2.1만호 전후 수준의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이전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의 거래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2009년이나 2011년처럼 대규모 부양책이나 취득세 감면 및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세제 혜택이 쏟아질 때는 거래가 조금 늘다가 약발이 다하면 다시 가라앉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200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집계된 이후 시점부터 거래량을 나타냈지만, 좀 더 긴 흐름에서 보면 구조적 침체 양상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2000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 간의 상관관계분석을 통해 2000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본 결과 <그림> 맨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거래량이 구조적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금의 주택 거래량 감소는 현재 주택가격 수준에서 집을 사줄 수 있는 수요층의 구조적 감소에 따른 것으로 경기가 일시적으로 회복된다거나 정부 부양책 등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정부의 8.28대책 정도로 집값이 바닥을 찍을 만한 수요량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다. 최근의 주택매매 거래량도 이 같은 구조적 거래 침체 양상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주) 한국은행 및 온나라부동산통합포털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더구나 8.28대책 이후 ‘집값 바닥론’의 근거로 삼는 주택매매 거래량 증가는 6월에 취득세 감면 종료와 함께 거래절벽이 온 뒤 다시 거래량이 회복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취득세 감면으로 인해 주택 거래는 전혀 늘지 않는다. 어차피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취득세 감면 직전에 집을 사려고 몰리는 ‘막달현상’과 직후의 ‘거래절벽’ 현상만 일으키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도 4.1부동산대책으로 일시적으로 풀렸던 취득세 감면효과가 6월말로 종료되면서 다시 급감했던 거래량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누어 봐도 똑같이 나타난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국토교통부의 보도자료를 보거나 이를 거의 그대로 옮기는 언론 보도만 보면 일반인들은 혹하기 쉽다. 지금의 구조적 거래 침체 양상이나 거래절벽 이후 거래량 회복 과정이라는 측면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거래량 급증’ 등의 제목 아래 마치 주택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처럼 침소봉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침소봉대의 대표격이 바로 처음에 언급한 9월 주택거래량에 관한 보도다. 국토교통부는 9월 주택거래량에 관한 보도자료를 14일 내면서 ‘전국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42.5% 증가, 수도권은 81.1% 증가’를 제목으로 뽑았다. 이 같은 제목을 그대로 옮긴 기사들도 양산됐다. 제목만 보면 주택 거래량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주택매매 거래량은 구조적 침체기가 시작된 2007년 이후 많게는 200%에 이를 정도로 증가율을 보인 적도 있었고, 이번처럼 수도권과 서울의 경우 80~90%를 넘는 증가율을 보인 적도 있었다. 물론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그 같은 반등세가 지속되지 못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주택 거래가 워낙 위축돼 있는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늘면 비율로는 크게 나타나지만 여전히 침체의 바닥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림1>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래프는 9월 거래량까지 나타낸 그래프다. 6월 취득세 감면 종료 후 미미하게 거래량이 늘어난 것에 불과하지만, 비율로 표시해 마치 엄청난 거래량 증가가 일어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마치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처럼 선동하며, 일반 가계들을 선동하고 있다. 하지만 8.28대책의 약발도 오래 가기 어렵다.  아래 기사를 보면 이미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1019170712272.daum 수도권은 '급매물'만 거래...매매시장은 보합세

 

집값 바닥치고 대세상승한다던 분들, 벌써 이렇게 기운 빠져서야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것도 매도호가 위주의 부동산정보업체 지수로 이 지경이니 말 다한 것 아닌가. 부동산업계나 부동산 광고에 목 맨 언론들이야 계속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해야 자신들이 먹고 산다. 하지만 이해관계에서 사로잡힌 그들의 선동성 주장에 일반 가계가 넘어가면 위험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11월 25일 저녁)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349 

 

 

 

 

by 선대인 2013. 10. 21.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