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늘 아침 MBC 손경제 전화 인터뷰 말미에 진행자가 '집 갖고 있느냐?'고 묻더군요. 전문가로서 사심 없이 부동산문제를 얘기하는데, 개인의 주택 소유 여부를 물으며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했는지 묻길래 순간 불쾌했습니다.
오늘 손경제 배정된 시간이 6분. 보통 다른 전화연결 10분보다 짧았습니다. 사전에 작가에게도 나는 6분 안에 충분히 설명할 자신 없으니 중요한 질문 두세 개에 답변을 길게 가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니 제한된 시간에 청취자들 모두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더 묻고 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부동산 문제와 그와 연관된 가계부채 문제는 단순히 집값 오르내리는 문제나, 개인의 투자 성패를 따지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적 문제인 거죠. 그런 문제에 대해 전문가로서 하는 얘기를 뜬금없이 개인의 주택 투자 여부와 연관지어 묻는다는 게 저는 정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물론 듣기에 따라서는 흥미성 질문 아니었느냐고 할 수 있겠는데, 제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전문가로서 말하는데 그런 흥미성 질문을 받을 이유가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제가 미국 유학 생활할 때 어떤 진지한 방송에서도 그런 짧은 시간에 그런 엉뚱한 가십성 질문 들어본 적 없습니다.
한국 언론이 그런 본질과 동떨어진 질문과 대답을 당연시하다 보니 일반인들도 그러려니 하는 모양인데요. 제대로 된 나라라면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당장 손석희앵커가 '시선집중' 진행할 때 중요한 문제에 그런 식의 질문을 했던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 방송에 밉보이기 싫어서 이런 문제 제기 잘 안 하지만,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스탭들은 뭐 그렇게 까칠하냐, 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저 같은 사람이라도 있어야 그런 게 당연한 게 아닐 수 있구나 느끼는 계기를 만든다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살 거고요.
세상에 저 같은 인간쯤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 그냥 자위해 봅니다.
심각해졌네요^^; 좋은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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