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4.1부동산대책이 나온 직후 저는 이 대책의 효과가 불과 몇 개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썼던 글에서(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669020) 밝혔던 것처럼 부동산시장의 큰 흐름에서 볼 때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는다 한들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본 것입니다. 결과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약한 것 같습니다. 4.1대책 직후 부동산시장이 들썩인다고 호들갑 떨던 기득권신문들이 이제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추락하고 있다고 떠들어대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변석개하는 그들의 보도 행태를 보고 있자니 처량하기까지 합니다만, 그 사이 잠재적 하우스푸어 행렬에 뛰어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대략 3~6개월 정도의 효과는 있지 않을까 했는데, 불과 ‘2개월 천하’로 끝나는 모양입니다.
결국 빠질 거품은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한 집값은 결국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막대한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충격이 없을 거라고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각각 1000조원 가까이 쌓아놓은 공공부채와 가계부채, 그리고 5년 째 거치기간과 상환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는 주택대출. ‘부동산 연착륙’을 외치며 내놓은 각종 부양책들이 결국 길게 보면 이런 식으로 ‘부동산 경착륙’의 에너지를 키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4.1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기는커녕 그 과정에서 가계부채를 더 키우고, 가격 조정 과정을 더 지연시키고, 잠재적 하우스푸어들을 더 늘려버렸습니다. 4.1대책의 효과가 끝난 뒤 지연된 만큼 가격 하락 폭은 더 커지고, 침체 기간도 그 만큼 더 길어질 것입니다.
4.1대책 직후 일부 언론이 ‘종합선물세트’라고까지 표현했던 대책조차 약발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언론에서는 단순히 6월까지인 취득세 감면 종료 시점 때문이라고 그러는데, 과연 그 때문일까요? 혜택 종료 시점이 아직 남았는데도 거래가 위축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이게 순전히 취득세 감면 효과 때문일까요? 물론 취득세를 면제한 것이 대책 발표 후 약간의 효과를 발휘하긴 했겠지요. 그런데 취득세를 감면해줘야 겨우 한두 달 거래가 (그것도 큰 흐름에서 볼 때 여전히 바닥 수준이지만) 느는 식으로 부동산시장의 대세를 바꿀 수 있을까요?
부동산시장이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일반가계들은 기득권언론들의 선동보도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마시고, 오히려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이제라도 건설업자들과 금융업체, 부동산 부자들 중심의 부동산 대책을 폐기해야 합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저서장 저소득 시대, 1인가구 급증 시대의 달라진 주택패러다임을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부동산정책을 내놓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차원에서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는 99%가 1%에 속지 않는 정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연구소의 연간 구독회원이 되시면 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한편 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