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 성원으로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이 예스24 종합 17위까지 올랐네요. 감사합니다. 성원에 보답코자 무려 머리말씩이나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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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 어렵다고 한지도 오래돼 무감각해질 지경까지 왔다. 이런 저런 정부를 겪어봤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했지만 기대감이 높지 않다. 한 때 부동산에, 주식에, 펀드에 열광했지만 그 열광도 가라앉았다. 많은 돈을 들여 뛰어난 스펙을 쌓았지만 졸업해도 젊은이들은 갈 곳이 없다. 쌓아놓고 벌어놓은 게 많지 않은데 50대 초반에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은 막막하다. 일자리도, 복지도 부족한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하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지만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곳도 드물다. 대다수 언론들은 거대 광고주나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부실한 정보를 넘어 광고주의 이해에 오염된 정보가 넘쳐난다. 그들 언론의 정보를 믿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답답해하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형식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직접 답변하는 형식으로 전개했다. 그 동안 각종 강연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받았던 질문들을 기초로 삼았다. 경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꼽사리다> 진행 과정에서 받았던 청취자들의 질문도 반영했다. 이렇게 사람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하다 보니 일종의 ‘생활경제학’이 됐다. 한국경제 구조에 대한 고담준론보다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알고 싶어 하는 경제 현상과 판단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았다. 물론 여기에 실은 내용이 ‘만병통치약’도 ‘절대 진리’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연구소가 현 시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정보와 최선의 조언을 담았다는 점만은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모든 세대가 함께 읽고 고민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세대간 대결구도가 극명해졌지만, 잘못된 경제구조로 불안하고 힘겨워 한다는 점은 모든 세대가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면 20~40대든, 50대 이상 노후세대든 서로가 처한 상황과 고민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세대간 공감대 형성에 일조했으면 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의 트위터 친구(@jumeok_)가 보내준 사진 장면을 자주 떠올렸다. (아래 이미지 참조) 리어카에 한 가득 폐지를 싣고 오르막길을 오르다 지친 한 노인이 고개를 떨구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 머리말을 쓰기 며칠 전 비슷한 실제 상황에 마주쳐 60대 할머니를 대신해 리어카를 끌어보았다. 겨우 100여 미터 떨어진 고물상까지 가는데 땀이 솟았다. 고물상에서 무게를 재보니 리어카 무게를 포함해 360 킬로그램이나 됐다. 그렇게 힘든 노동을 해도 그 노인이 손에 쥐는 돈은 1만원 남짓이라고 했다.

OECD 국가들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 노인 복지 수준은 뒤에서 두 번째인 우리 상황을 이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는 50대 이상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마저 왜 노후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는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 부모님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우리도,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다. 우리가 경제구조를 바꾸고 나라 살림살이만 제대로 해도 우리 부모님들을 지금보다 더 잘 모실 여유는 얼마든지 있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하면 우리의 현재도, 노후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책은 선대인경제연구소 출범 이후 연구소 명의로 처음 발간하는 책이다. 지난해 출범하면서 우리 연구소는 재벌과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직한 정보, 일반 가계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경제정보를 생산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 같은 취지에 상당히 걸맞은 첫 책이 탄생한 것 같아 흡족하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앞으로도 정직하고 정확한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아직은 조그만 연구소지만 10년 후 삼성경제연구소를 능가할 연구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다. 아무쪼록 부족한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 조언과 채찍질을 기대한다.

by 선대인 2013. 4. 4.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