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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돈이 없으면 살기 힘든 나라다.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 오르면서 집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미 서울 강남 집값이면 일본 도쿄의 집 두 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뛰다보니 점포 임대료나 고정비용 증가 등의 형태로 한국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고비용 구조가 만들어졌다. 말로는 ‘교육입국’을 떠들면서 실제로는 하위권 수준의 교육재정 투입으로 공교육이 부실해졌다. 여기에 정부가 재벌이나 건설업계 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인위적 고환율과 저금리 등으로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런 사회·경제 구조가 지속되다보니 내가 분석해본 결과 하위 80%의 가계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오히려 악화돼버렸다.
B급, C급 인생들의 상황은 더하다. 1인가구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한 평짜리 고시원 월세가 25만원까지 한다. 보통 원룸주택 크기인 10평을 기준으로 하면 월 250만원이다. ‘88만원세대’는 집도 아니고 햇볕 드는 방 한 칸에 사는 게 그나마 소원인데, 고시원 방 한 칸도 이렇게 비싸다. 최저임금으로는 커피 한 잔 사먹기도 벅찬 정도다.
이제는 B급, C급 인생들도 살 수 있는 생활인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의 근원인 부동산 거품을 빼내야 한다. 대기업 건설업체 등의 직접시공제를 의무화해 복잡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줄이면서 집값은 비싼데 품질은 낮은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IT서비스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도 마찬가지다. 또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저소득층 중심으로 사람 값이 올라가도록 해 구매력을 키워줘야 한다. 조세 및 재정지출 개혁을 통해 OECD 국가들 가운데 조세재정을 통한 소득 불평등 감소효과를 크게 높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과세와 소득세, 법인세 등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탈토건 친생활(복지, 교육, 문화, 대중스포츠 등) 방향으로 재정지출을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부분 분야에서 재벌 몇 개사가 담합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휴대폰 제조업체와 통신 3사의 담합으로 소비자들이 수십만원씩 비싸게 휴대폰을 사게 된 사실이 공정위 발표로 알려졌다. 이들 담합 업체들은 1조6000억원대의 소비자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되지만 45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으로 끝났다. 검찰 고발도 당하지 않았다.
가격 담합으로 소비자들은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했고, 재벌기업들은 독과점적 폭리를 취했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PC, 모니터, 세탁기, 보험상품, 공공시설물 등 재벌업체들이 담합하다 적발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 재벌업체들은 리니언시(내부정보 없이 가격 담합 사실을 밝혀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죄수의 딜레마’ 원리를 이용해 업체들의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는 제도로 먼저 신고할 경우 처벌을 면제하거나 낮춰준다) 제도를 악용해 처벌을 피해간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 담합을 주도해 원래는 과징금을 가장 많이 내야 할 재벌기업들이 돌아가며 신고해 과징금 부과를 피하고 있다. 리니언시 제도를 개혁하고 과징금을 물리는 것에 더해 담합으로 인한 피해액을 강제 가격인하제도 등을 통해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상환하게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집단소송에 나서 이들 재벌들의 횡포를 견제하고 빼앗긴 소비자의 몫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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