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KDI 주택정책 보고서 보도, 작성자 그게 아닌데
"집값 억지로 누르면 더 튄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택정책 관련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각 언론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을 보면 정부의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므로 정부가 경기 억제책을 쓰지 말아야 할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실제로 일부 신문은 이 보도를 근거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을 취하지 말고 시장에만 맡겨야 한다는 사설과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내용은 KDI 보고서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다음이 기사에 인용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라는 보고서를 검토한 뒤 보고서 주무 작성자인 차문중 연구위원과 통화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키거나 억제하려는 정책의 효과는 계량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쉽게 말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보고서가 '정책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좀더 일관성 있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는 정부 정책이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는 정부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내용이 부적절해 경기 억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정책이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잃어 경제 주체들은 경기 억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경기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정부 정책이 철회될 것이라 믿고 강남 등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경우다. 세번째는 정부가 사태를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경기가 한 주기를 지나 다시 회복 시점에 들어설 때 정책이 실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10.29 대책' 이후 한동안 동결됐던 주택시장이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반등할 기미를 보인 사실도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었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나치게 위축된 부동산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의 형성이 최근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의 부동산 값 상승을 가져왔다"며 "결국 경제 주체들의 정책 신뢰도가 아주 낮음을 보여주는 두번째의 일례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현상에 대한 인지와 진단, 대책 수립과 시행 등에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정책 시행의 적기를 놓치는 것은 심각한 '정부 실패'의 하나"라며 "소기의 정책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합한 정책을 적기에 실시하고, 그것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는 믿음을 경제 주체에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결국 보고서 내용의 핵심은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던 측면이 크므로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부동산정책, 경기 조절용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이 그릇된 기대 심어줘"
이 같은 사실은 차문중 연구위원과의 통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언론의 기사 내용이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며 "내게 기사 제목을 뽑으라고 했다면 '정부 주택정책 일관성 가져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보고서에서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부동산 대책이 집값 상승을 되레 부추겼다는 것이 아니라 안정화 정책이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등 기초 시장 변수가 주택시장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다른 시장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나타날 때 정부가 억제정책을 쓴다고 해서 시장변수의 움직임을 다 꺾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은 언제든지 바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 억제 정책을 다시 진작 정책으로 바꿀 테니 정부가 억제 정책을 쓸 때 부동산을 사두면 나중에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그릇된 기대를 형성하게 한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 어디서 반발한다고 해서 정책을 그때마다 바꾸면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그는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의 공공적 측면을 고려해 주택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시장 왜곡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쓰야 하며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의 세제 개선안은 그 방향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정책은 경기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왔고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사용돼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택정책 관련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각 언론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을 보면 정부의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므로 정부가 경기 억제책을 쓰지 말아야 할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실제로 일부 신문은 이 보도를 근거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을 취하지 말고 시장에만 맡겨야 한다는 사설과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내용은 KDI 보고서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다음이 기사에 인용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라는 보고서를 검토한 뒤 보고서 주무 작성자인 차문중 연구위원과 통화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키거나 억제하려는 정책의 효과는 계량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쉽게 말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보고서가 '정책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좀더 일관성 있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는 정부 정책이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는 정부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내용이 부적절해 경기 억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정책이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잃어 경제 주체들은 경기 억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경기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정부 정책이 철회될 것이라 믿고 강남 등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경우다. 세번째는 정부가 사태를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경기가 한 주기를 지나 다시 회복 시점에 들어설 때 정책이 실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10.29 대책' 이후 한동안 동결됐던 주택시장이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반등할 기미를 보인 사실도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었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나치게 위축된 부동산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의 형성이 최근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의 부동산 값 상승을 가져왔다"며 "결국 경제 주체들의 정책 신뢰도가 아주 낮음을 보여주는 두번째의 일례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현상에 대한 인지와 진단, 대책 수립과 시행 등에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정책 시행의 적기를 놓치는 것은 심각한 '정부 실패'의 하나"라며 "소기의 정책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합한 정책을 적기에 실시하고, 그것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는 믿음을 경제 주체에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결국 보고서 내용의 핵심은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던 측면이 크므로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부동산정책, 경기 조절용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이 그릇된 기대 심어줘"
이 같은 사실은 차문중 연구위원과의 통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언론의 기사 내용이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며 "내게 기사 제목을 뽑으라고 했다면 '정부 주택정책 일관성 가져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보고서에서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부동산 대책이 집값 상승을 되레 부추겼다는 것이 아니라 안정화 정책이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등 기초 시장 변수가 주택시장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다른 시장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나타날 때 정부가 억제정책을 쓴다고 해서 시장변수의 움직임을 다 꺾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은 언제든지 바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 억제 정책을 다시 진작 정책으로 바꿀 테니 정부가 억제 정책을 쓸 때 부동산을 사두면 나중에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그릇된 기대를 형성하게 한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 어디서 반발한다고 해서 정책을 그때마다 바꾸면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그는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의 공공적 측면을 고려해 주택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시장 왜곡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쓰야 하며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의 세제 개선안은 그 방향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정책은 경기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왔고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사용돼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