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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 유치를 놓고 애국주의적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대중 영합적 보도에 문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경제효과 부풀리기는 매우 우려스럽다. 언론들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직접효과 21조1000억원에 간접효과가 43조8000억원으로 겨울올림픽 유치의 경제효과가 64조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우선, 직접 경제효과라는 것은 대부분 세금 투입 효과일 뿐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경기장·교통망·숙박시설 등에 투입되는 재정투자액이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직접효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효과는 같은 규모, 같은 종류의 재정사업을 벌이면 똑같이 발생한다. 사업성이 있든 없든 세금을 많이 쓰면 쓸수록 경제효과는 커지게 되는 반면 문화·복지·교육 등 다른 사업 예산은 상대적으로 줄게 돼 있다. 따라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려면 같은 투자예산이 다른 곳에 쓰일 때에 비해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해당 연구소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이나 재정지출 효과의 타당성이나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직접 경제효과는 그나마 근거라도 있지만, 간접 경제효과로 가면 판타지에 가깝다. 문제의 보고서는 평창이 세계적 겨울 관광지로 부상함에 따라 10년간 32조2000억원의 추가 관광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국내 관광수입은 한국 최대 관광 수요국인 일본의 엔화 및 기축통화인 달러 환율에 대부분 연동한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치솟았던 1999년에는 68억달러가량의 관광수입이 발생했으나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와 한·일 월드컵대회가 동시에 치러진 2002년의 관광수입은 59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후 환율이 폭등한 2008년 이전에는 계속 50억~60억달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002년 두 개의 대규모 국제스포츠행사에 따른 관광수입 증대 효과는 현실에선 사실상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라고 사정이 크게 다를까. 캐나다 밴쿠버는 로키산맥을 낀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데도 2010년 올림픽 개최에 따른 관광수입이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파급효과까지 따져도 1조원 남짓일 것이다. 그런데 평창 겨울올림픽의 효과가 32조원이나 될 수 있을까. 11조6000억원으로 잡은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도 구체적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경제효과 과대포장술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경제효과를 최대 24조원으로 추산한 삼성경제연구소도 마찬가지다.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국제회의의 경제효과를 운운하는 것부터가 사실 난센스였다. 더구나 해당 보고서는 정상회의 개최로 2002년 월드컵 수준을 상회하는 기업 홍보효과와 수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게 도대체 납득이 되는 주장인가.
이미 장밋빛 경제효과를 선전했던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로 전라남도와 영암군은 빚더미에 앉았고, 1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날 거라고 했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역시 대회를 치르기도 전에 인천시에 빚폭탄을 안기고 있다.
기왕 유치한 행사이니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기대 난망이다. 당장 인천공항철도도 적자에 허덕이는 판에 국토해양부는 인구 20만인 춘천까지 9조원을 들여 케이티엑스(KTX)를 깔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여야는 앞다퉈 삽질사업을 밀어줄 기세다. 허황된 경제효과는 이렇게 토건족 정부와 정치인, 건설 대기업, 부동산 투기꾼들을 먹여 살리는 포장술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 남는 빚잔치는 누가 치르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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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혁명당 발족식이 드디어 내일입니다. 그 동안 50여분의준비 위원들이 어제까지 여섯차례 모임을 갖고 착실히 준비해왔습니다. 서로 생업으로 바쁜 분들이 짬을 내 호흡을 맞추고 좋은 아이디어로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제게는 감동이었습니다. 서로들 바쁘실 텐데도 싫다는 기색은커녕 서로 굳은 일을 나서서 맡겠다는 모습, 저는 어떤 조직에서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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