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늘자 경향신문 이대근 칼럼 http://j.mp/dGfTM5 마지막 문단:
<시크릿 가든>의 작가도 밥과 김치가 없었던 최고은처럼 반지하방에서 사흘간 과자 한 봉지로 버틴 적이 있다고 했다. 다행히 그는 가난에서 탈출했지만 그의 성공이 그의 가난과 굶주림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그가 비운 자리를 다른 사람, 가령 최고은 같은 이가 물려받는다면 그의 예외적인 성공을 공유하기는 어렵다. 만약 20대라면 실업자일 가능성이 높고, 중년이라 해도 비정규직이기 쉬우며 큰 병에 걸리면 가정이 파탄나고, 늙는 것은 곧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가난한 여자가 구원받는 길은 재벌2세의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 환상을 퍼뜨리는 한 세상은 쉬 변하지 않을 것이다. 먹는 밥의 한 숟가락, 하루 중 단 몇 분, 번 돈과 노동의 일부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 쓰지 않으면 죽음의 행진을 막을 수 없다. 내가 돈과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한다. 내가 그렇게 못할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그래도 하지 않겠다면 죽음의 공포가 연탄가스처럼 스며드는 이 조용한 사회에서 당신은 죽을 각오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신만이라도 살아남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아래 <도표>에서 국내 자살자 수 추이를 보면, 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전후로 급증하기 시작하여 시간이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자살자수가 전년대비 2,600여명 가량이나 급증한 1,5413명에 이르렀습니다. 겉으로는 우울증이나 건강 악화, 가정내 불화, 성적 비관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나지만 결국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제대로 된 건전한 사회경제구조를 만드는데 실패하면서 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남는 사회구조를 만들 것인가, 잘못된 구조 속에서 각기 혼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칠 것인가,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입니다.
(주) 통계청자료로부터 김광수경제연구소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