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근의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새해 날치기 예산 통과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분노하셨겠지만, 지금 성실한 납세자들이 내는 세금은 너무나 불공평하게 걷혀서 재벌이나 ‘형님’ 등 이 땅의 사회경제적 강자들 배 불리는데 터무니없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동창회비는 내지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 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신들 좋은 일에만 흥청망청 쓰고 있는 꼴입니다.
비근한 예로 당장 오늘 아침에 나온 "쏘나타 평생 몰면 기름값만 1억4천만원" 기사를 한 번 살펴보십시오. http://durl.me/4nbg7 이 평생내는 기름값 가운데 세금이 절반인 7000만원 정도에 이릅니다. 그것도 이 세금은 모두 삼성
더구나 열심히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납세하는 사람만 ‘봉’이 되는 현실은 어떻습니까.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경제 규모는 7500조원, GDP로 대표되는 생산경제 규모는 1064조원에 이릅니다. 자산경제 규모가 생산경제보다 7배 크지만, 부과되는 세금은 생산경제 쪽이 4배 이상 많습니다. 근로소득에 불로소득보다 30배 이상 과중한 세금을 매기는 셈입니다.
삼성
간이과세제를 배경으로 세금계산서 없는 거래를 통해 자영자들의 탈세도 매우 심각합니다. 건강보험의 직장 가입자는 고소득자가 많지만, 지역가입자중 고소득자는 멸종위기종으로 보일 정도로 탈세가 만연해 있습니다. 더구나 부패와 각종 비자금의 온상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10조~20조원씩 비자금이 조성돼 수조원의 탈세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감세정책으로 오히려 전속력으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도표들을 한 번 보십시오.
1. 국세 수입의 3대 축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수는 주는데 모든 국민이 소득수준 상관 없이 내는 세금인 부가가치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떠벌렸던 감세정책 이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경상조세 부담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세금 부담을 늘리면서 서민경제를 지원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처럼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들만 '봉'이 되는 현실,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요? 왜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떠나 이 근원적인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해 제대로 언급하지 않을까요? 진정으로 한국사회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이제 한국 사회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집값, 사교육비, 보육비, 고물가 등의 민생고 해결하기 위한 건전한 경제구조 만들고 저출산고령화 충격에 따른 생산경제 위축과 복지부담 증가에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근혜식 복지론이든 '보편적 복지국가론'이든 말로는 뭘 못합니까?
근원적인 과세구조 불평등에 대한 개혁과 토건사업 등 낭비성 예산사업에 대한 구조개혁 방안 없이 말로만 떠드는 '복지국가'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여야 떠나 이 문제 심각히 다뤄야 합니다. 더구나 올해부터 저출산 고령화 충격이 본격화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초등학교 아이들 친환경 식단으로 밥 먹이는 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티격태격하거나 감세정책의 세율 일부를 가지고 노닥거릴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생산경제 위축과 복지부담 증가라는 ‘이중의 충격’을 불러올 저출산 고령화 충격이 본격화되는 시대를 앞두고 근본적인 조세구조개혁과 세출 구조조정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기존 정부와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잘 대응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런 구조개혁을 요구하는 납세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납세자 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의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과정 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우리의 세금이 어떻게 걷혀 어떻게 쓰이는가에 대해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2011년은 한국에서 진정한 납세자 혁명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잠재력이 큰 한 해로 보입니다. 한국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면서도 미래세대에 막대한 빚 부담을 남기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납세자혁명에 나서주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그 같은 납세자혁명을 일으키는 데 많은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많은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지난해 <위험한 경제학> 출간 이후 1년여만에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를 잘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기들 멋대로 돈을 쓰는 행태를 비판한 책입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내는 책의 첫 번째 책입니다. 특히 최근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내가 낸 세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