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9월 신규분양이 모두 미달. 건설업체들이 장사를 하고 싶어도 물건을 사줄 사람이 없다는 뜻.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꾼들은 공급 물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고 합니다. 지금 집값에도 집을 못 사는데 2~3년후 더 높은 집값에 집 살 수 있을까요?
최근 부동산 선동 레파토리중 하나가 지금 공급 물량 주니 2~3년 후 집값 뛴다는 것. 제겐 지긋지긋한 레파토리지만, 주택시장 침체 지속되면 나오는 고질병. 이런 선동가들은 미래든, 현재든, 과거든 항상 주택공급은 부족해서 집값이 뛴다는 주장뿐.
공급은 기본적으로 가격의 함수. 이미 투기적 가수요도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2000년대처럼 주택 가격 높아지면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기 마련. 그로 인해 수급 균형이 깨진 상황. 이 경우 집값이 하락하면서 다시 새로운 수급 균형점을 찾는 게 당연
또한 현재의 주택가격에 따른 수급을 생각하지 않고, 수요에 대한 상대적 관점에서만 봐도 공급은 부족하지 않음. 예를 들어, 가파르게 감소하는 수도권 인구증가분(주택 수요의 기초) 대비 주택공급 물량은 최근 3년 동안 오히려 사상 최고 수준.
002년 35만명을 넘던 수도권 인구증가가 2009년에는 9만명으로 감소. 수도권에 주택 3만호만 지으면 인구증가분 모두 수용 가능. 나머지 공급분은 기존 주택자가 사줘야 한다. 그런데 이미 빚 내집 살 사람도 다 사버려 나머지는 공급 과잉 누적
더구나 2009년 수도권 인구증가 가운데 신생아가 절반, 순전입 인구의 60%는 20대 대학생들. 이들이 어떻게 최소 4억, 5억원씩 가는 수도권 아파트를 사줄 수요가 될까요? 인구는 줄어도 늘어나는 저소득 1인가구가 수억대 집 사준다는 얘기와 비슷
한 번 물어보죠. 공급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을 초과하는 수요가 있으면 그것은 공급 과잉일까요, 부족일까요? 거꾸로 공급이 아무리 적어도 그 정도 공급도 찾는 수요가 없다면 공급 과잉일까요, 부족일까요?
부연하자면, 주택수급의 균형은 10~20년 정도 주기의 파동을 그리면서 조정되는 것. 과도했던 주택 가격이 떨어진 수준에서 다시 수요가 늘면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공급 부족으로 2~3년후 집값 뛴다는 주장은 예단이죠.
참고로, 미국이 주택버블 붕괴로 주택건설 주택착공 실적이 1950년대 집계 이래로 사상 최저 수준이 몇 년 째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미국 언론도 공급 부족으로 2~3년 후 집값 폭등 식의 선동기사는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같은 사실을 근거로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할 뿐
또한 부동산투기선동가들은 주택 수요에 대한 이해도 부족합니다. 유효 수요는 사고자하는 욕구(willingness)와 함께 살 수 있는 능력(ability)을 함께 갖춰야 유효수요입니다. 이미 2006년말~2009년까지 빚 내서 집 살 사람들은 거의 다 사버려 현재 수준의 주택가격을 떠받쳐줄 유효수요 풀이 고갈된 상태.
그런데 부동산 투기선동가들은 사고자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수요자라고 우깁니다. 이들은 영어로 표현하면 수요(demand)가 아니라 want(욕구는 있지만 구매력이 없어서 결핍을 느끼는 상태)일뿐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충분한 소득이 생기면 유효 수요로 전환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이처럼 want와 demand도 구분하지 못하는 자들이 주택가격을 논하고 있고, 그것을 제대로 제어하는 전문가나 언론도 없으니 국민들만 불쌍한 나라입니다. 아무쪼록 주택 가격에 따른 수급과 가격 결정원리도 이해못하는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선동에 휘둘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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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