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t.ly/dqRZ8b  부동산 부양책 관련 오마이뉴스 기사. DTI규제 폐지(강남3구 제외),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 보금자리 사전예약 물량 축소 등 세가지가 핵심.

 

지난주 한겨레 기고 칼럼 http://bit.ly/d3QOwK  통해 이미 많이 늦었지만, 한꺼번에 충격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부동산 거품을 지금부터 빼나가라고 역설했는데, 역시나 역주행이군요.

 

어차피 정부가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꿀 게 아니었다면 차라리 잘 됐습니다. DTI규제를 찔끔찔끔 완화해서 사람들이 미련을 갖게 하기보다는 한꺼번에 확 풀어서 하루빨리 죽어가는 부동산시장을 '확인사살'하겠다면 말릴 생각 없습니다.

 

저는 DTI규제의 약발이 아무리 길어도 3개월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거래가 일어나기보다는 많은 이들이 DTI규제를 풀어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는구나를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야 3개월이라는 겁니다.

 

DTI규제는 마지막 규제 마지노선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이것을 해제해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면 무리하게 집 샀던 사람들의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사라질 겁니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될까요?

 

DTI규제 약발이 없을 것이라 믿는 이유는 이미 구조적으로 주택시장의 수요가 고갈돼 있기 때문. 2000년대 초반 48만호, 2006년말 30만호, 이젠 15만호 수준의 아파트 거래량. 현재의 높은 집값을 받쳐줄 수요는 거의 바닥

 

이미 현재도 평균 DTI비율은 23%수준으로 투기지역 기준인 40%에도 못 미쳐. 더구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줄어들고 리스크는 매우 커진 상태에서 일반 가계가 얼마나 빚을 내 집 살지 의문이죠

 

이번 DTI규제 해제는 '실수요자를 위한 것'이라는 정부 주장과 달리 투기수요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 구체적 근거로 정부 스스로 '소득 파악 안되는 자영자들 가운데 DTI규제 해제로 효과볼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

 

자영자 소득 파악이 안되는 것은 지하경제 때문인데, 세원을 투명하게 파악할 노력은 않고 DTI규제를 풀어 이들에 대한 소득증명을 제외해 마지막 남은 투기가수요를 짜내보려하는 정부. 한마디로 제정신 아닌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투기적 가수요도 상당히 고갈됐고, 설사 남아 있다 해도 소득 불투명한 자영자들 속의 '투기 작전세력'도 준동하기 어려울 것. 이들의 단타매매 작전이 성공하려면 추격매수세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미 추격매수세가 고갈된 상태

 

정부가 LTV규제는 그대로 두면서 DTI푼 것은 정말 나쁜 짓. 금융기관의 마지막 보호막은 유지하면서도 건설, 금융업체들 살리기 위해 DTI풀어 금융소비자로서 일반 가계는 '약탈적 대출'에 노출돼 파산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어쨌든 정부가 DTI규제를 해제한 것은 '버블 없다'는 정부의 공개 립서비스와는 달리 실제로는 정부가 지금 부동산시장 상황을 매우 다급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 하지만 제가 볼 때 오히려 궁지에 몰린 나머지 내린 패착될 가능성

 

또한 DTI규제 완화로 실제 부동산 투기로 인한 가계부채가 크게 급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설혹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이는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요인 될 가능성 큽니다. 오히려 자충수가 된다는 것이지요.

 

부동산 광고에 목맨 상당수 신문들에서 '강남 급매물 회수' '일부 아파트 덜썩' '매도호가 상향 움직임' 등의 선동성 기사를 내놓을 것. 정부 투기 조장책과 언론의 선동보도 합작으로 제물이 될 가계 찾을 텐데 속지 마시길

 

이번 조치는 정부가 무너지는 부동산 시장을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로 떠받치다가 이제 그마저도 약발 다하고 여력이 없자, 가계부채 늘리기로 떠받쳐보려는 시도. DTI규제 해제 외의 다른 조치들은 별 의미도 효과도 없는 것.

 

요약하자면 이번 DTI규제 해제는 정부가 과거처럼 투기적 가수요를 불러일으켜 부동산시장을 살려보겠다, 일반가계를 제물로 삼아 건설업계와 금융기관을 떠받치겠다는 고육책. 하지만 약발 없음을 확인하면 거품 붕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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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0. 8. 30.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