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근 남유럽발 금융위기로 지난해 국내에 유입됐던 증권투자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사태가 다시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환율 급등 사태가 왜 빚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최근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는 근본구조라는 글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단순히 여기에서 문제가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국내 시중금융기관들이 2007년 이후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막대하게 늘렸는데, 거래 잔액이 아직도 상당 부분 남아 있어 환율이 요동칠 경우 또 다시 적지 않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국내의 파생금융상품 거래 실태를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국제수지표 상의 자료를 참고삼아 살펴보자. 파생금융상품 거래는 2007년부터 급증하면서 2008년에는 파생금융상품 자산과 부채가 각각 550억 달러와 70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2008년 4분기에는 87.3억 달러로 최대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 전체로는 148억 달러의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즉 파생상품거래로 2008년 한 해에만 148억 달러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된 것이다. 말하자면 외국과의 파생상품 거래에서 148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파생금융상품 거래로 2008년 한 해에 무려 원화 환산 16.3조원이 넘는 외화 유출 내지는 거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2009년 1분기 48.9억 달러의 수지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든 뒤 2009년 4분기부터는 소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파생금융상품 거래(계약가격 기준)가 2010년 1분기 현재 자산과 부채 기준으로 각각 79.3억 달러, 74.1억 달러 가량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환율이 계속 급등할 경우 또 다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 경제는 매우 취약한 토대 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도표> 파생금융상품수지 및 기타투자수지 추이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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