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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후보 섭외 과정에 대해

선대인 2012. 8. 14. 08:03

실수로 이 글을 열었으면 저의 트친들 대다수는 지금이라도 읽지 말고 닫아 주십시오. 그래도 궁금해서 이 글을 읽겠다고 생각하시면 읽으시되, 여러분들께 하는 말씀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엉뚱한 헛소리하는 일부 분들에게 제가 일일이 대응할 여력도, 시간도 없어서 이렇게 일괄해서 답변하는 건데, 대상을 구분해서 전달할 방법이 없네요.

 

이하 어제 문재인후보 출연 섭외 과정에 대한 제 트윗에 대해 수준 이하의 댓글을 보낸 분들에게:

 

제가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려 했는데, 정말 너무들 하시네요. 병신아, 정신나간 선대인, 찌질이, 초딩스럽다는 막말 멘션에 뜬금없이 오세훈과의 관계는 정리됐나?’라는 질문. 그리고 방송에서 농담으로 하는 얘기를 다큐로 받아서 두 사람의 구직방송으로 들린다고요? 여보슈, 우띨형님과 제가 할 일 없고쪽 팔리는 줄도 몰라서 방송에서 대놓고 대선 주자들한테 줄 댑니까?

그리고 하도 다구리를 붙길래 내가 지는 게 다른 트친들께 폐를 안 끼치는 거겠다 싶어 제가 오버했습니다...”라는 식으로 트윗까지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 수준 이하의 막말을 일삼으며 덤벼드는 분들 좀 너무 하지 않나요제 트윗 읽어보면 이해가 안 됩니까? 제가 단순히 문후보 출연 안 한다는 걸 문제 삼나요? 정치공학적 이유로 출연 안 하는 것과 캠프측의 성의 없는 매너에 대해 제가 비판한 것 아닙니까? 제가 일부러 과도한 표현 삼가며 최대한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을 뿐인데 그걸 두고 억측이라느니, 지어냈다느니 하는 건 또 뭡니까? 제가 사감으로 없던 일을 지어낼 사람이란 말입니까? 그러면 저에 대해 그런 억측을 일삼는 님들은 뭡니까?

 

님들 하도 그러니 저간의 사정 소개하지요. 나꼽살팀이 대선후보들 시리즈 기획한 건 야권 주자들 하도 분위기가 안 뜨니 우리라도 그 분들 모셔서 분위기를 한 번 만들어보자, 그리고 언론의 단편적 보도 외에 유권자들이 후보의 생각과 비전을 육성으로 직접 들어볼 기회 없으니 그런 기회를 만들자, 그러면 막연한 느낌이나 언론의 단편적 보도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후보의 구상을 직접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취지로 시작한 겁니다. 후보별로 접촉창구의 통일성을 갖기 위해 섭외는 주로 제가 맡았고요.

 

그렇게 후보별 일정 조율 위해 한 달여 전부터 네 후보 모두 동시에 섭외 들어갔습니다. 이미 출연한 앞의 세 후보는 섭외 시작한지 며칠 안에 다 실무자들과 연락돼 일정 조율 들어갔고요. 하지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는 감감 무소식. 그래서 제가 처음 연락 부탁했던 중간 인사 통해 거듭 부탁. 그 사람도 제가 캠프의 A씨에게 전달했는데, 아직 그 쪽에서 연락 안 갔나요?”라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출연 날짜는 못 박지 않아도 되니 출연 여부만이라도 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이후로도 몇 차례 부탁했는데도 여전히 소식이 없었죠. 그래서 또 다른 지인에게도 캠프쪽에 연락해달라고 부탁하고, 최근에는 우띨형님까지 나서 캠프와 접촉 시도. 하지만 여전히 답변은 없었습니다.

 

우역곡절 끝에 지난주 녹음 끝나고 제가 보는 앞에서 나꼽살 멤버중 한 명이 캠프의 A씨와 통화 성사. 그런데 통화 끝나고 A씨가 ‘one of them으로 비칠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지금까지 연락 없었던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에 씁쓸했죠. 어쨌든 나꼽살 청취자들 위해 후보 출연이 급선무이니 최대한 설득하기로 생각하고, A씨가 내일 캠프에서 상의해 보고 알려주겠다고 한 말에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 다음날 A씨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최대한 문후보 모시기 위해 기획 취지 자세히 설명하고 후보의 구상을 많은 유권자에게 전할 기회이니 꼭 나와 주십사 부탁. A씨는 캠프 안에서 논의해보고 10분 후 전화 주겠다고 답변. 하지만 30분이 흘러도 다시 답변 없고, 어쩔 수 없어 제가 전화했더니 다시 금요일까지 논의한 뒤 알려주겠다고 하더군요. 문후보 출연 안 될 경우 나꼽살팀도 다음 주 방송 준비해야 하니 출연 여부를 금요일까지는 꼭 좀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금요일 오후 늦게까지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가 다시 먼저 전화했죠. 이 때도 회의중이라며 바로 통화 안 됐고, 한참 후 전화가 와서는 아직 논의를 충분히 못했으니 주말까지 또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이제 저희도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후보 안 나올 경우 대비해 주제 정하고, 게스트 섭외하고 내용 콘티 짜고 작가가 대본 구성하고 등등 할 일들이 많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 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통로로 문후보 캠프쪽에 연락. 그 결과 정책팀쪽은 문후보에게 나꼽살 출연 응하자고 하는데, 공보팀쪽은 지금 응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반응이라는 전언을 또 전해 듣게 됐습니다. 어쨌거나 토요일 저녁 사정상 이번에는 출연이 어렵고, 몇 주 미뤄 사정을 보자는 식의 A씨 문자가 왔습니다. 한 달여 동안 연락했던 사람에 대한 성의가 있지 몇 번을 미뤄가며 답을 준 게 겨우 문자 한 통이라니. 후보가 출연 안 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라면 직접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해주는 게 기본 예의 아닌가요?

 

여기까지가 전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가 단순히 문후보 출연 안 한 게 서운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사정에 따라 출연 안 할 수 있죠. 저도 제 사정 따라 출연 거부한 프로그램들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일이든 매너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과 관련한 문후보 캠프 대응은 솔직히 실망입니다. 한 달여 전부터 출연 가능 여부라도 알려달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었고, 저희 의사 캠프에 전달된 뒤에도 캠프 담당자와 통화 한 번 하는 것도 그토록 어려웠습니다. A씨와 통화가 성사된 뒤에도 답변해주겠다는 시간을 어길 뿐만 아니라 미루기도 거듭했고요. 그리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거의 통보에 가까운 문자. 이명박대통령이 불통이라서 욕 먹고 있고, 그래서 다음 대선 후보의 주요 자질로 소통을 강조하는데 캠프가 외부와의 소통을 이런 식으로 하면 되나요?

 

그래도 이해하자면 이해할 수 있죠. 대선주자 캠프가 좀 바쁘겠습니까? 그런데 다른 후보 캠프는 안 바빴을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후보 캠프나 다 바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바빠서라면 좋은데, 앞서 소개한 A씨의 표현이나 전해들은 캠프내 반응을 보면 사실 지금 출연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정치공학적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물론 저는 문재인후보가 직접 이런 판단을 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아마 후보 본인은 전말을 잘 모를 겁니다. 그리고 저는 딴 건 몰라도 문후보 인품은 훌륭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후보라 할지라도 캠프 보좌진들이 이런 식의 대응을 하게 되면 후보가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후보가 일일이 대중을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캠프가 잘 움직여야 하는 겁니다. 일반 게스트라면 제가 이런 사정 밝힐 이유 없겠지만, 소통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에 유력 대선주자의 캠프가 이런 식으로 움직인다는 건 대략적으로라도 유권자들이 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유권자가 알 가치가 있는 건 공개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트윗도 그런 취지로 한 겁니다. 그런데 그런 건 깡그리 무시하고 제 멘션을 제대로 읽어보거나 이해하려고 하기도 전에 막말을 해대면 저도 사람인데 기분 좋을 리 없죠. 저에 대한 비판 의견 있으면 정중하게 비판하세요. 그러면 제가 수용할 건 수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막말 태클에 인신공격 들어오면, 피차 생산적 대화 안 일어나죠. 서로 매너 신경 좀 씁시다.

 

끝으로 어제 말씀드린 대로 저는 개인적으로는 문후보 인품에 호감 갖고 있고, 우리가 기획했던 이번 대선주자 시리즈의 취지상 문후보님이 나꼽살에 나와 청취자들께 자신의 구상 들려주시길 여전히, 강력히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