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치킨 사태는 한참 전에 마련했어야 할 정부 정치권의 정책적 불비(不備)가 왜 서민들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느껴집니다. 이번 통큰치킨 사태는 동네치킨자영업자 대 재벌유통업체의 대립구도로 많이 소개됐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정도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여론 흐름을 보면 동네치킨 자영업자들의 상권을 일정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분들이 상당히 공감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치킨을 저렴하게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로서 일반 가계의 욕구도 상당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으로 봅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고용이 불안해지고 명퇴자들이 늘면서 음식료, 숙박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매우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한 풀 꺾였지만 말입니다.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용이 불안해져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세태를 반영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명퇴금을 들고 절박한 심정으로 차린 치킨집이 유통대기업 때문에 문 닫게 된다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일단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한 것은 여론의 힘에 밀려서든 어쨌든 당장에는 필요한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생활인으로서, 소비자로서 우리의 욕구는 어떤가요? 당연히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고, 같은 다홍치마이면 싼 게 좋은 것은 인지상정 아닐까요? 특히 한국 경제는 긴 흐름에서 보면 소비자인 일반 가계들을 희생하며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지속적인 고환율로 가계의 대외 구매력을 줄이고, 상대적 고물가에 시달리게 합니다. 400원대, 600원대, 800원대이던 환율이 이제는 1200원대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일반 가계들은 고물가 부담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을 지원해주는 꼴입니다. 한국 경제는 큰 틀에서 이 같은 흐름을 수십 년 동안 지속해왔고, 현 정부는 매우 노골적으로 고환율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친서민 정책이라니 눈 가리고 아웅하는 주장이죠.

 

또 정부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재벌대기업들의 독과점과 담합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공공건설사업에서는 재벌건설업체간 담합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민간 주택부문에서는 분양가 담합으로 고분양가 거품을 일반 가계에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기업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저렴한 가격 형태로 소비자 잉여로 돌아올 것을 대기업들의 초과 이윤 형태로 가져갑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물가, 특히 대기업이 생산하는 물건 값은 국내 경제수준 및 가계의 소득수준 대비 매우 높습니다. 반면 사람 값은 실업난과 비정규직 양산 형태로 똥값을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나라를 일반 가계들이 가능하면 저렴하게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인 국가로 만드는 것이 향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인위적 고환율 정책을 중단하고, 재벌 대기업들의 독과점적 횡포를 엄단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제가 예전의 약자에게만 한 없이 가혹한 경쟁의 이중구조라는 글에서 밝힌 바 있듯이 약자에게는 생사를 건 가혹한 경쟁을 하도록 하고 경제적 강자들의 담합과 반칙은 방조하고 각종 특혜를 안겨줘서는 공정사회는 애초부터 불가능합니다. 불공정의 근원적 구조를 그대로 두고 어떻게 공정사회를 실현한다는 말입니까? 이런 구조는 그대로 두고 일반 서민들의 불만이 비등할 때만 잠시 이런 대기업들의 횡포를 두들기는 식으로는 절대 일반 가계의 삶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이 롯데마트를 비판했지만, 이것으로 끝날 일입니까?

 

한편 이번에 롯데마트에서 물가 인하 노력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정말 물가 인하 노력이라면 치킨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마진을 줄여서라도 전 품목의 가격을 다 인하해야지, 왜 치킨 값만 인하할까요? 결국 그들이 노린 것은 치킨을 미끼상품으로 해서 매출을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에 불과합니다.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할인유통업계를 과점하고 있는 소수 대기업들은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는 미끼상품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점에서 일부에서 약탈적 가격(predatory pricing)’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의문이 듭니다. 약탈적 가격은 일반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거대 시장사업자가 원가 이하의 낮은 가격을 책정해 경쟁자들을 몰아내거나 가격을 통한 진입장벽을 만든 이후 독과점적 초과 이윤을 누리기 위한 가격 책정 행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 롯데마트의 치킨 값 인하는 미끼상품을 통해 매출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으로서 성격이 훨씬 더 강해 보입니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지금 치킨 좀 싸게 팔았다가 나중에 치킨 값 좀 더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얼마나 득을 보겠습니까. 오히려 할 수만 있다면 치킨 값은 계속 싸게 유지해 그것을 미끼로 해서 모여드는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을 염두에 둘 것입니다. 물론 같은 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가 일부 경쟁품목(치킨버거)을 팔긴 하지만 롯데리아를 위한 판 깔기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의 독과점 구조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보입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민주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독과점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이미 드러난 바 있습니다. 모두 200여 개가 넘는 치킨 프랜차이즈사업자 중 또래오래, BBQ, 교촌, 굽네치킨, 오븐에 빠진 닭 등 상위 5개 사업자는 지난해 말 56.8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겉보기에 업체 수가 많지만 사실 상위 몇 개사가 담합하면 시장지배사업자 그룹으로서 얼마든지 시장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이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 가격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가격 담합 의혹이 매우 짙습니다. 사실 이런 식의 가격 담합 의혹은 국내 대부분 업계에서 비일비재합니다. 부랴부랴 공정위가 담합 혐의 조사에 나섰지만, 그 동안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문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신들의 판매가격이 결코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믿지 않습니다. 닭 한 마리 가격이 3000원에 불과한데 최종 치킨 판매가가 16000~18000원에 이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치킨 원가에 관한 한 롯데마트 측이 발표한 내용이 더 사실에 부합한다고 믿습니다.

제가 일산에 살 때 저희 아파트 바로 앞에 프라이드 치킨을 6000원에 파는 치킨집이 문을 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재료가 불량이 아닌지, 그래서 맛이 없지는 않은지 그리고 장사 초기라 처음에만 밑지고 파는 게 아닌지 의심했으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맛도 일반 프라이드 치킨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고, 그 치킨집 주인에게 물어본 결과(직업병의 발로입니다^^) 밑지지 않고 팔 수 있는 가격임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박리다매 전략이긴 하지만 일반 비브랜드 서민 치킨가게도 낮출 수 있는 치킨 가격을 대량 구매를 하고 가격 협상력을 지닌 거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못 낮출 리 없습니다. 정말 그들 주장대로 3000원인 닭 한 마리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말 5~6배나 비싸질 수밖에 없다면, 이들 업계의 원가 관리 구조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정상적인 시장경쟁 상태에서 그런 업체들은 사실 시장에서 퇴출되는 게 정상입니다.

 

저는 분명히 이들 업계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피하고 가격을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담합하고 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들 치킨업계가 이번 사태에서 개별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앞에 내세워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킨 행태는 매우 파렴치해 보입니다. 사실 롯데마트에 앞서 진짜 동네 치킨가게들을 전멸시킨 것은 바로 이들 프랜차이즈 업계입니다. 자신들이 저질렀던 횡포에 대한 반성과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롯데마트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 여론에 편승하는 모습은 꼴불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치킨업계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값비싼 주택부터 자동차와 기름값, 휴대폰, TV, 통신 등 우리가 생활 과정에서 소비하는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이런 식의 담합구조에 의해 일반 소비자가 비싼 가격으로 덤터기 쓰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를 해소하는 게 향후 매우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과점과 담합 구조를 깨고 이들 경제적 강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등이 진정한 경쟁에 뛰어들도록 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문제는 남습니다. 치킨 판매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점포주들을 비롯해서 이른바 동네 상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무한정 이들 동네 점주들을 보호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부 분들은 그러실 수 있겠지만, 그 분들의 생계를 위해서 일부러 상대적으로 더 비싼 가격에 지속적으로 물건을 사실 분들은 드물 겁니다. 결국 생활인으로서 우리는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동네 상권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공간적으로, 상품 품목별로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일반 주거단지 주변의 상권을 보호할 것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모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주택가 반경 500m 안은 안 된다든지, 또 품목별로는 치킨과 피자, 과일류 등은 안 된다든지, 또 방법상으로는 입점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것인지 입점하더라도 해당 품목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담 느낄만한 정도의 세금을 부과한다든지 하는 적절한 방법론을 찾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함께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마트 피자와 여론에서는 거의 주목 받지 못했지만 비슷한 행태라고 볼 수 있는 코스코에서 판매하는 피자/츄러스/핫도그 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마트 피자에 대해서도 상당한 여론의 반발이 있었지만 롯데마트 치킨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여러 차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피자가 치킨만큼 생계형 자영업 품목이 아니라는 대중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피자헛이나 도미노피자 등은 대체로 매장도 넓고 시설투자도 해야 해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큰 업주들이 주로 운영합니다. 또한 치킨과 달리 비브랜드 피자를 만들어 파는 동네 가게들도 상당히 드뭅니다. 대중들이 콕 집어서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정서적으로 이미 치킨과 피자 사이에 일정한 차이점을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마트 피자의 경우에는 생계 자영업주 보호 측면보다는 피자 가격 인하 효과를 통한 소비자 혜택의 효과가 더 큰 경우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치킨보다 이마트 피자의 경우 좀 더 느슨하게 규제를 적용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코스코에서 판매하는 피자/츄러스/치킨덕/핫도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오래 전부터 코스코에서 이들 품목을 팔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론이 반발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매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눈에 덜 띈 측면도 있겠지만, 이들 판매 품목이 상대적으로 우리의 전통 동네상권 품목이 아닌 연유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국내에서 어차피 많이 팔지 않던 품목들이 함께 미국 쇼핑물의 문화와 함께 들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측면이 커 보입니다.

 

따라서 이 같은 차이점들을 고려해서 면밀히 조사해보면 사회적 공감대를 반영하는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업은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해야 합니다. 최근 들어 SSM과 이마트피자를 비롯해서 통큰치킨까지 이런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지만, 사실 이런 식으로 동네 서민형 자영업이 무너진 것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그 동안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팔짱 끼고 있다가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일부 정치권에서 갑자기 민의의 대변자들이라도 된 양 롯데마트나 치킨프랜차이즈업계를 비난합니다. 그런 비난은 일반 시민들에게 맡겨두고 정부와 정치권은 그런 민심을 수렴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적절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그들의 본분입니다.

 

그리고 좀 더 폭넓게는 도시 계획상의 구조 문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내에는 대형 쇼핑몰이 바로 주택가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생활 편의를 위해 근린상가가 들어서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대형 쇼핑몰, 특히 대형마트가 주택가 바로 인근까지 들어서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고민의 과정이 거의 없이 주민들은 대형 쇼핑몰이나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집값이 뛴다는 이유로, 또 대기업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마트 사업들의 매출을 늘리는 수단으로 SSM까지 만들어가며 점점 더 주택가를 파고 들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당연히 대형마트와 재래시장/동네상권이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계획을 할 때부터 상권 충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기해온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SSM에 이어 이마트피자, 롯데마트 치킨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들이 주택가와 동네상권에서 일정하게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대형마트들은 대부분 도시 외곽에 자리잡고 있어 국내와 같은 갈등이 심각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대량의 물품을 쌓아놓는 공간이 필요한 한편 쇼핑몰 건립비 및 창고비용 등을 줄여야 하니 자연스레 도시 외곽에 쇼핑몰을 만들게 됩니다. 더구나 자동차 문화가 발달해 있어 주민들도 외곽의 쇼핑몰에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줄 만큼 매우 가격이 저렴하기에 미국 소비자들은 외곽 쇼핑몰에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사실 한국의 대형마트들이 저렴한 가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민망할 정도입니다. 물론 땅이 넓고 중산층이 교외에 살며 자동차 문화도 발달해 있어 자연스레 그렇게 형성된 측면이 있기에, 한국도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동 거리가 멀다 보니 사실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점에서 꼭 바람직한 것만도 아닙니다.

 

다만 도시 외곽에 대형마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보니 적어도 한국과 같은 상권 충돌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앞서 언급한 코스코의 간식 판매 경우도 쇼핑고객들이 쇼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체측이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한국처럼 그걸 두고 동네상권을 잠식한다고 비난할 소지가 처음부터 거의 없는 거지요. 주변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이 좀 있기는 하지만, 그들 업체들은 오히려 쇼핑객들 때문에 먹고 사는 셈이니 불만이 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주택가에 매우 인접한 곳에까지 대형쇼핑시설과 마트가 들어선 한국의 경우 상권충돌이 매우 격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결국 대형마트들 때문에 동네상권이 모두 고사되는 사태로 치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하루빨리 적절한 도시계획상의 규제선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정부와 정치권이 손 놓고 있는 사이 이미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동네상권 잠식이 너무 심각해져 버렸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이외에도 따질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례로, 더 넓게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자영업 양산 구조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좋겠지만 그러면 너무 논점이 커져 버리겠지요. 어쨌든 이번 사태가 롯데마트 대 동네 치킨업주들 간의 대립구조로 이해하는 선에서 일회성 문제로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생활인으로서 대다수 일반 가계의 물가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면서도 이미 과점적 대기업 유통체인에 궤멸당하고 있는 동네상권을 보호하는 적절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0. 12. 15.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