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YTN 정문 앞에 전경버스 4대를 배치하는 가운데 YTN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오늘(9월 10일) 오후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YTN사태가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경찰은 또 YTN 사측이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김기용 남대문서장이 직접 나와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노조의 강력한 항의로 돌아갔다.

YTN노조는 “현직 경찰서장이 단순 고소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바로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이 현장에 나타나 위력 시위를 하는 것은 노조에 대한 정권 차원의 협박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YTN 내부에서는 사태의 해법에 관한 선후배 기자간 논쟁이 벌어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노조에 의해 ‘불량간부’로 찍혔다는 한 국장급 간부가 ‘조건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데 대해 통일외교전문기자인 왕선택기자가 이를 조목조목 비판한 것. 아래에 두 사람의 글을 순서대로 게재했다. 왕기자의 글은 분량 관계상 내용을 줄여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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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정문 앞에 걸려 있는 YTN 노조 지지 플래카드

<<이제 조건 없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입니다>>

노조로부터 불량간부로 지목된 ...국의 김0입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후배들인 노조원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이제 구본홍사장 퇴진운동을 조건없이 접고 온전히 제자리로 돌아갑시다. 노사모두가 패자가 되는 파국의 검은 그림자가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길만이 파국을 막는 방안이라고 믿습니다. 노조가 사측이 들어 줄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한 치의 양보도 없다면 그 결과는 무엇이겠습니까? 아무도 원치 않는 공권력의 개입을 부를 것이 뻔합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파업으로 맞설 수 있겠지요. 그 순간 한국의 CNN을 꿈꾸며 우리모두의 피와 땀이 배인 YTN의 경쟁력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매출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가 올 것이며 그 후유증을 치유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저는 다음 네 가지 이유로 노조가 구사장 퇴진 운동을 조건 없이 접고 제자리로 돌아가자고 호소합니다.

첫째, 노조의 구사장 퇴진운동이 80년대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저항권의 발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인사철회와 구사장의 퇴진만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노조의 주장이 상당한 명분과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코스닥상장업체에서 정식 절차를 거쳐 선임된 사장의 퇴진을 도를 넘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현행 법률과 사규에 비추어 불법입니다. 설사 사장 선임절차를 규정한 법률과 규정이 불비하고 소속원의 의지를 정확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지켜야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노조는 구사장 퇴진 요구가 절대선인 양 주장하며 공공연하게 공권력투입과 사법처리를 감수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부 노조원에게서는 투사가 된 듯한 광기를 느낍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의 주장이 설득력과 정당성을 담보하려면 공정방송을 기치로 내건 구본홍사장 퇴진운동이 저항권 행사 차원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과 행동은 과거 군부독재시대때 저항권 차원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투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공정방송을 얘기하면서 정치권의 힘을 빌리고 있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격려방문이 있었습니다. 이미 상당수 후배노조원들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구본홍사장 퇴진운동은 공정방송을 볼모로 한 정치투쟁으로 변모됐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설령 노조의 힘이 강해 이번 싸움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관행을 정당화함으로써 두고두고 YTN의 역사에 오욕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노조원들이 훗날 데스크도 되고 그중에서 경영진도 나올 것입니다. 그때 지금과 똑같이 후배들이 정치적 이슈를 내세워 몰아 부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명분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여러분 후배에게 당하는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 될 것입니다.

 셋째, 형식적인 명분을 내세운 노조의 극한투쟁이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노조원들의 최근 행동을 보면서 과거 경인방송 iTV 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몇 년전 iTV 노조는 당시 사주가 증자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허가당국인 당시 방송위원회에 방송국 재허가를 내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방송위원들은 보란듯이 재허가를 거부함으로써 회사가 문을 닫고야 말았습니다. 종사원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말았지요. 이후 당시 노조집행부가 노조원들의 생계를 어떻게 책임졌겠습니까? YTN도 지금 내년 3월 재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달 중으로 관련서류를 제출해야합니다. 또한 소유구조를 공적구조에서 사적구조로 바꾸는 민영화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막을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노사가 분열해서 딴 소리를 낸다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코드인사는 괜찮고 캠프인사는 안 된다.’는 노조의 주장은 YTN구성원들을 스스로 모독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기업소유구조로 돼 있는 YTN은 과거에 정권과 가까운 인사가 사장이 안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임 표완수 사장이 노무현 정권과 전혀 무관한 인사였습니까? 아니면 백인호 사장이 김대중 정권과 전혀 무관한 인사였습니까? 이들이 당시 정권과는 전혀 무관한 어디서 독립운동이나 시민운동을 하다 온 분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표완수사장 시절과 그 이전 사장시절에 우리가 정권의 앞잡이 노력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보도국 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와 공정방송위원회라는 제도를 통해 우리는 공정방송의 관행을 정립해 왔습니다. 저는 구본홍사장이 현 대통령의 캠프에 참여한 캠프인사이긴 하지만 과거의 코드인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YTN구성원들의 불같은 의지와 공정방송제도의 정비로 우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공정보도를 할 수 있습니다.

후배 노조원 여러분!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조건없이 구본홍사장 퇴진운동을 접고 온전히 제자리로 돌아갑시다. 얼마 전까지 선후배가 이마를 맞대고 기사 한줄 한줄을 가지고 씨름하며, 특종을 챙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치열하지만 온기가 느껴지던 선후배의 위치로 돌아갑시다. 결코 노조가 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후퇴는 대기업 노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퇴로없는 노사간 협상을 하다 난파 직전에 통 큰 양보를 함으로써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사례는 노동운동사에서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벌여온 투쟁의 참의미는 조금도 가감없이 YTN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3년 전 보도국장추천제를 개선하자며 공개적인 글을 올린 이후 다시는 논란에 휩싸이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을 매우 망설였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주장도 경청하는 아량을 가져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김 선배께>>

 김 선배께서 고심 끝에 올리신 글 읽으면서 참담한 마음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역지사지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절실하게 깨닫게 됐습니다. (중간 생략) 게시글에서 김 선배께서는 노조가 사장 퇴진 운동을 접어야 한다고 하시고 그 이유로 네 가지를 드셨습니다.

첫째 이유는 이번 투쟁의 성격에 대한 말씀이셨습니다. 노조의 투쟁이 80년대 독재 정권에 저항하던 민주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노조는 현재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구본홍 사장 선임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이 같은 우리 노조의 투쟁은 생존권 차원에서 이해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공정성은 YTN이 창립 15년만에 대한민국 주요 언론으로 급성장하는 기적적 발전의 기반이 됐고 따라서 다른 언론사와 비교할 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우리만의 장점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 대통령의 특보를 지냈던 분이 YTN의 사장으로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은 대한민국 언론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최대 강점인 공정성을 심대하게 훼손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언론의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고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기관이 정책이나 정치를 잘못한다고 판단되면 불가피하게 비판할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 특보 출신 사장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도를 보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것은 산을 산이라 하고 물을 물이라 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정성으로 성공한 회사가 공정성 이미지를 훼손당한다면 회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회사 발전의 근간인 공정성을 잃는다면 한국 사회에서 YTN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언론사로서 자긍심은 뿌리째 뽑힐 것이고 회사의 수입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결국 1,2년 안에 다른 조그만 케이블 TV채널과 다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언론사의 상품은 보도입니다. 보도가 형편없으면 그 상품은 팔릴 수 없습니다. 야구를 못하는 프로야구팀은 관중의 외면을 받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언론은 야구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로 구성된 프로야구팀과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노조 투쟁의 성격은 언론 기업으로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응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불법성에 대해서도 일부 말씀이 있으셨지만 언론사로서 공정방송에 위해가 되는 상황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언론인의 자격을 잃는 것이며 자격이 없는 언론인이 다니는 언론사를 우리는 사이비 언론사라고 부릅니다. 우리 사회의 공적인 사이비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법성 논란과 불의에 대한 저항이 충돌할 때 언론인이라면 불가피하게 약간의 불법적 요소를 감수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불의에 대한 저항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노조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두고 정치 투쟁의 성격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것을 노조 지도부가 거부했고 행사가 끝난 뒤 집행부와 면담하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들었습니다.

둘째, 노조가 승리한다고 해도 오욕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심각한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느낍니다. 노조가 원하는 승리에 대해 오해하시고 있다는 점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노조의 승리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공정방송 수호입니다. 공정방송의 틀을 유지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노조의 승리가 되는 것입니다. 공정방송을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것이 역사적으로 오욕이 될 것으로 여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노조의 승리는 공정 방송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의 승리가 됩니다. YTN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우리가 공정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노조의 투쟁 목표는 바로 대통령 특보 출신 사장이 들어오는 것을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그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함으로써 우리가 공정방송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YTN 노조는 공정방송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이미 승리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노조의 주장에 상당한 명분이 있다고 김 선배도 인정하셨습니다. 명분이 명확하게 드러났으면 그에 따라 처신하면 될 일입니다. 명분은 인정할 수 있지만 현실이 다르게 전개되니 현실을 따르자는 말씀은 언론인으로서 하실 말씀이 아닌 듯합니다. 훗날 노조원들 가운데 선배들이 후배들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당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셨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선배들이 후배들로부터 당하는 것이 아니라 후배들이 선배들로부터 배신당하는 상황으로 여기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누가 봐도 명명백백하게 YTN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가운데 언론인의 책무를 교육하셨던 선배들이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후배들을 막기 위해 용역깡패를 동원하는 상상 밖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배가 정당하지 못한 일을 하고 후배들이 그에 대해 비난한다면 그것은 후배들을 탓할 일이 아니라 선배가 먼저 반성해야 마땅한 상황이 됩니다. 15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었고 판단하기 어려운 많은 일을 겪었지만 이번 일은 대단히 명백합니다. 대통령 특보 출신의 사장이 들어오면 우리의 공정방송틀은 심각하게 훼손되며 이는 반드시 저항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셋째, 경인 방송의 사례와 비교를 하셨는데 이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경인 방송 노조는 명분과 실리 면에서 매우 어리석은 전략을 택했고 투쟁 초기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됐었습니다. 공정방송 수호를 위해 투쟁중인 YTN 노조를 예전의 경인방송 노조와 비교하시는 것은 정말로 지나치시다는 말씀 이외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넷째, 과거 노무현 행정부나 김대중 행정부에도 코드 인사가 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캠프 인사와 다를 바 없다면서 노조가 과잉반응을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일견 일리가 있고 이 부분에 대해 노조 집행부가 유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코드 인사와 캠프 인사는 내용적으로 볼 때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일반 시청자 대중이 참고 넘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 특보 출신 인사는 너무나도 명백한 편향성의 근거가 되며 그런 분이 언론사 사장으로 들어오면 누구라도 그 언론사의 보도 공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드 인사나 캠프 인사가 다를 게 없다고 하시는 것은 마치 누런색 사자나 누런색 노루나 색깔이 같으니 서로 다를 게 없다고 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순백색의 아름다운 색깔을 원하지만 우리가 처한 조건으로 보면 누런색 정도의 흠결은 우리가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색깔이 같다고 노루나 사자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노루를 울타리 안에 들여놓으면 배추밭을 망치는 정도로 그치지만 사자를 울타리 안에 들여놓으면 집식구들을 모두 잡아먹게 됩니다. 공정방송 제도화로 공정방송을 이룰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저의 소신과 일치하는 부분이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공정방송은 말로만 하자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엄격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거듭 강조드리고자 합니다. 더구나 사장으로 들어오시는 분이 아직 사나운 맹수인 사자인지 아니면 평화적인 노루인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사자인지 노루인지 증명을 하시는 것은 사장으로 오실 분이 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지난 몇 주 동안 벌어진 일을 돌이켜 보면 회사 젊은 직원들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선량한 보통 직원들을 투사로 변모시키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정책을 잇따라 감행함으로써 노조의 투쟁을 가열시키는 상황을 보면서 노루가 아니라 사자일 것이라는 심증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쟁하는 것이고 그것도 생존권 차원의 투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10년전 노조 창립을 위해 밤을 새워 일했던 성실한 노조원이었고 YTN 공채 1기 사원이라는 명예와 책임감을 자랑스러워하는 젊은이였지만 이제는 45세를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고 언론인 경력도 벌써 15년을 채워가는 기자가 됐습니다. 저도 세상 일이 복잡하다는 정도는 잘 알고 있습니다. 후배 기자들이 원하는 순결한 세상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합니다. 매우 부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이에 저항하지 않으면 언론인으로서 자격이 없어지게 되고 우리가 저항하지 않으면 YTN은 그저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사이비 언론사가 됩니다. 그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서 투쟁을 하는 것입니다. (하략)

 

by 선대인 2008. 9. 10. 15:13